2025고단3872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위반죄(사고후미조치)의 성립에 필요한 '사고 발생 사실 인식'(고의) 존부
- 뇌전증으로 인한 의식 소실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경우 도주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피고인의 일관된 사고 인식 부재 주장의 신빙성 판단
- 블랙박스 영상 미제출이 고의적 증거 인멸에 해당하는지 여부
- 입건전조사보고서 기재 내용의 증거력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 2019. 6. 29. C병원에서 '난치성 뇌전증을 동반하지 않은 상세불명의 뇌전증'으로 진료 시작, 이후 4개월 간격으로 진료 및 항경련제 복용
- 의사 D가 - 2023. 10. 27. "2년 이상 경련 없음, 운전 가능" 진단서 발급 → 피고인은 - 2024. 3. 6. 자동차운전면허(2종 보통) 취득
- 피고인은 - 2024. 3. 13. 니로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 및 종합보험(대물 1사고 10억 원 한도) 가입
- 피고인은 - 2024. 8. 9. 19:25경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399㎞ 편도 5차로 중 4차로 진행 중, 전방 서행 중이던 피해자 B의 미니쿠퍼 뒤 범퍼를 니로 앞 범퍼로 추돌 (이 사건 사고), 수리비 2,524,500원 상당 손괴
- 사고 후 피고인은 즉시 정차하지 않고 미니쿠퍼를 30 ~ 50m가량 밀면서 진행, 이후 3차로로 변경하여 그대로 진행함
- B은 갓길에 차를 세운 뒤 112신고, 블랙박스 기록(시간 40분 느리게 설정) 기준 사고 시각은 18:45:32경, 차로 변경 시각은 18:46:43경으로 약 1분 10초 간격
- 피고인은 다음 날 - 2024. 8. 10. 경찰 전화 및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고 발생 사실 부인, 사고 시각에 의문 제기(18:45가 아닌 19시경 퇴근 길임을 주장)
- F병원 의사 G가 작성한 - 2025. 10. 21.자 소견서: "복합부분발작 시 일시적(1분 이내)으로 기억을 잃고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음, 현재 약물 조정 중"
- B 및 동승자 H는 사고 다음 날 경추 염좌 등 약 2주 치료 진단서 발급
- 피고인 차량 블랙박스 영상은 수사 착수 시점(사고 후 약 6개월 경과한 - 2025. 2.) 이전 자동 삭제됨, 고의 삭제 증거 없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인적사항 제공 등 필요한 조치 의무 |
| 도로교통법 제148조 | 제54조 제1항 위반 시 형사처벌 |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 선고 |
판례요지
-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의하여 처벌되는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위반죄는 사람의 사상, 물건의 손괴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을 것을 필요로 하는 고의범 (대법원 - 2017. 9. 7. 선고 2017도9689 판결 참조)
-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어야 죄가 성립함
- 피고인이 뇌전증으로 인해 의식이 소실된 상태로 사고를 낸 후, 의식 회복 시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진행하였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
4) 적용 및 결론
쟁점: 사고 발생 사실 인식(고의) 존부
법리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위반죄는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고의범이므로, 인식 없이는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음 (대법원 2017도9689 판결)
포섭
- 피고인의 일관된 주장: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의식 회복 후 앞에 미니쿠퍼가 서있어 길이 막힌다고 생각하고 차로를 변경한 것이라고 경찰조사부터 법정까지 일관되게 진술
- 뇌전증 병력 및 의사 소견서 내용(복합부분발작 시 1분 이내 기억 소실 및 본인 인지 불가 행동 가능) → 의식 소실 상태에서 사고를 낸 후 인식 없이 진행하였을 개연성 있음
- 사고 후 즉시 정차하지 않고 미니쿠퍼를 30 ~ 50m 밀며 진행한 사실 → 의식 소실 상태의 방증
- 사고 발생~차로 변경 사이 약 1분 10초 시간간격 → 사고 인식 후 도주하는 행동 패턴에 부합하지 않음
- 피해 규모(경미한 물적 손괴·경상), 종합보험 가입, 전과 없음, 음주 가능성 없음 → 사고 인식 후 도주할 동기·이유 없음
- 사고 후 미니쿠퍼 뒤 범퍼 긁힘·찌그러짐 정도의 경미한 손상 → 피고인이 사고 발생 사실을 자각하였으리라 단정하기 어려움
증거
- 피고인의 인식 부재 주장 뒷받침: ① C병원 뇌전증 진료 기록, ② F병원 의사 G의 - 2025. 10. 21.자 소견서(복합부분발작으로 인한 일시 기억 소실 가능 기재), ③ 블랙박스 시간 분석(사고~차로 변경 1분 10초), ④ 피고인의 일관된 진술
- 입건전조사보고서 기재('운전 안 했다', '집에 주차되어 있다' 진술) 관련: 사고 시각 오류(블랙박스 40분 오차)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비추어 정확한 기재인지 의문이 있어 전체 신빙성 감쇄 근거로 삼기 어렵다고 판단
- 블랙박스 영상 미보전 관련: 경찰이 사고 후 약 6개월이 지난 - 2025. 2.에야 수사 착수, 자동 삭제된 것이며 고의 삭제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 없음
결론
-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였다는 증명이 없어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 불인정 →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 선고
참조: 수원지방법원 2026. 5. 8. 선고 2025고단387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