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도11170 음주운전 범인인 피고인이 자신을 위해 한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건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를 범한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박○○)의 허위 자백을 용이하게 한 행위가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 '방어권 남용 법리'(대법원 2008도7647 판결)를 방조 행위에도 적용하여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 — 판례 유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가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는지 여부(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관련)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2023. 5. 15. 22:45경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전방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를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킴
-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친구 박○○이 피고인에게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하겠다."라고 제안하자, 피고인은 이에 동의하고 승용차 뒷좌석으로 이동함
- 박○○은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박○○은 운전석 문으로, 피고인은 조수석 뒷문으로 각각 하차하여 마치 박○○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듦
- 피고인은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박○○이 운전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박○○은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라고 말하며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함
- 피고인이 실제 운전자라는 사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지구대로 복귀한 후 사고 경위를 이상하게 여긴 보험회사 직원의 추궁 및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로 밝혀짐
- 제1심 유죄 → 원심(전주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4노426 판결) 유지 → 상고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51조 제1항 |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도피하게 한 자 처벌(범인도피죄) |
| 형법 제32조 제2항 |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 |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 가능 |
|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 혈중알코올농도 0.097% 음주운전 |
판례요지 (다수의견 — 현 판례 법리 유지)
- 범인도피죄의 위험범 성격: 범인도피죄는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현실적으로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않는 위험범이며, 행위의 방법에 어떠한 제한도 없음(대법원 2003도4533 판결 등 참조)
- 방어권 남용 법리의 연혁: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교사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함을 대법원 2000도20 판결 이래 일관되게 선언하여 옴. 대법원 2008도7647 판결에서 방조 행위에도 방어권 남용 법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됨을 확인함
-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특수성: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허위 범인으로 말미암아 진범의 존재가 감추어지고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큼
- 통상적 도피행위와의 구별: 범인이 도피에 필요한 물자·자금·장소 등을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아 스스로 도피하는 통상적 도피행위는 수사 방향 자체가 크게 왜곡되지 않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기본적인 도피 형태와 구조, 수사기관 기망 방식,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의 정도 등이 확연히 다름
- 교사·방조 구분 불문 법리: 범인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대한 처벌 여부는 행위의 양태와 내용, 범인과 타인과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의 정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보아 방어권 남용 해당 여부에 관한 법적 평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것은 아님
- 방조를 방조에서 배제할 경우의 불합리성: 방조에 대하여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을 배제하면, 범인이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을 악용하여 실제 교사행위도 방조로 가장해 처벌을 쉽게 면할 수 있고, 결국 가벌성이 높은 범인도피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됨
4) 적용 및 결론
① 범인도피방조죄 성립 여부
법리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음.
포섭
- 피고인은 박○○의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하겠다."는 제안에 응하여, 승용차 내에서 자리를 이동하여 박○○이 운전석 문으로, 피고인은 조수석 뒷문으로 내려 마치 박○○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드는 행위를 함으로써 박○○의 허위 진술을 용이하게 함
- 나아가 피고인은 박○○으로 하여금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면서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하도록 함
- 이로써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함
- 위 행위는 수사 방향 자체를 왜곡시키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로서 통상적인 도피행위의 범주를 벗어난 방어권 남용에 해당함
증거
-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라 위 사실관계가 인정됨
- 피고인이 실제 운전자라는 사실은 보험회사 직원의 추궁 및 수사기관 신고로 뒤늦게 밝혀진 사정이 인정됨
결론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유지한 것은 정당함.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인도피방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 없음.
② 양형부당 상고이유 적법 여부
법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음.
포섭 및 결론
피고인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함.
최종 결론: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반대의견 — 대법관 이흥구, 오경미, 서경환, 권영준, 박영재 (5인)
요지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하여 허위 자백이나 진술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이는 본질적으로 자기방어 행위의 연장선이므로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음. 현 판례 법리(2008도7647 판결)는 변경되어야 함.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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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형법정주의 위반: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범인도피죄 본범만 처벌 대상으로 규정할 뿐 범인의 자기도피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음. 이는 입법자의 명시적 결단이므로, 형사정책적 필요성을 내세워 방어권 남용 법리를 방조 행위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문언적 한계를 벗어나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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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적 한계: 방어권 남용 법리는 애초에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켜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교사행위'의 특유한 행위반가치에 근거하여 선언된 것임. 범인의 방조행위는 이미 범인도피죄 본범이 스스로 결의하여 실행하는 범죄를 돕는 것으로서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이라는 행위반가치가 없으므로,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적 한계점을 넘어 방조에까지 확대 적용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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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의 발전 방향과의 역행: 대법원은 대법원 2013도12079 판결, 2023도9560 판결 등을 통해 범인도피교사죄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범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리를 발전시켜 왔음. 방조에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유지하는 다수의견의 입장은 이러한 발전 방향에 역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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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와의 부정합성: 범인이 범인도피죄의 정범이나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지 않음에도, 그보다 불법성이 현저히 낮아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하는 방조범으로는 처벌된다는 것은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와 정합성을 이루기 어렵고 처벌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음. 또한 수사기관이 범인의 행위를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낮추어 기소하는 변칙적 운용이 허용될 우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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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범죄와의 균형 문제: 증거인멸죄에서 대법원은 범인이 타인과 공모하여 증거를 인멸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고, 방조 행위에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한 사례도 없음.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위험성이 결코 범인도피죄보다 작지 않은 증거인멸죄에서 방조를 처벌하지 않으면서 범인도피죄에서만 달리 취급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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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인의 행위는 음주운전을 한 자신을 도피시키려는 박○○의 제안에 응하여 박○○의 범인도피행위에 기대어 자기도피의 이익을 누린 방조행위에 불과하고, 처음부터 수사기관에 대한 허위 진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으며, 사건 발생 후 15~20분 내에 피고인이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자임을 밝힌 사정 등에 비추어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는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려움. 따라서 원심판결 중 범인도피방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함
참조: 대법원 2026. 6. 18. 선고 2025도111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