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도5096 대법원 2026. 6.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가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방어권 남용 법리의 방조행위 적용 가부)
-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 시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해야 하는지 여부
- 음주운전 범인인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동승 친구의 허위 진술 용이화)가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현재의 판례 법리(방어권 남용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 (전원합의체 판단 대상)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함
- 당시 피고인의 승용차 조수석에 동승한 친구가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 진술하며 경찰관의 음주측정에 응하는 방법으로 범인도피행위를 함
- 피고인은 친구가 위와 같이 허위 자백을 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혐의(범인도피방조죄 등)로 기소됨
- 제1심 및 원심 모두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함
- 대법원은 상고기각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51조 제1항 |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도피하게 한 자를 처벌; 범인 스스로의 도피행위는 처벌 대상 아님 |
| 형법 총칙 공범 규정 | 교사범·방조범 성립 요건;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의 공범 체계 정합성 문제(반대의견) |
판례요지
- 범인도피죄의 의의: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 성립하며, 방법에 제한 없고 결과 현실화 불요의 위험범임 (대법원 2003도4533 참조). 범인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행위도 해당 (대법원 2000도4078 참조)
- 방어권 남용 법리 연혁: 대법원 2000도20 판결에서 '범인이 자신을 위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고 최초 판시한 이래, 2008도7647 판결에서 범인이 이를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에도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고 확대 적용하여 일관되게 유지함
-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특수성: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는 수사 방향 자체를 왜곡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고, 통상적인 도피행위와 구조·방식·위험성 면에서 확연히 다름. 인간 본성의 자연스러운 발현으로 보기 어렵고, 법적으로 용인하면 형사사법 작용에 부정적 영향·국민의 법감정 훼손 위험이 있음
- 교사·방조 구분 불합리성: ①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가담 형태가 교사·방조 어느 것이든 동일한 범주의 방어권 남용임. ② 범인과 타인 사이의 내밀한 의사형성 과정을 사후 재구성하여 교사·방조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범인이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음. ③ 방조에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을 배제하면 실질적으로 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방어권 남용 법리의 근본 취지에 어긋남
- 결론적 법리: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음 (현재의 판례 법리 유지)
4) 적용 및 결론
쟁점: 피고인의 방조행위가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
- 법리: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어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음
- 포섭: 피고인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으로서, 동승한 친구가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함. 이는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을 용이하게 한 행위로서,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해당하고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난 방어권 남용임
- 증거 및 위험성 인정: 친구가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 진술하며 음주측정에 응한 사실 인정됨. 이로 인해 진범(피고인)의 발견이 방해되어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현실적으로 발생함
- 결론: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함. 원심 유죄 판단 수긍, 상고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이흥구, 오경미, 서경환, 권영준, 박영재의 반대의견
- 원칙론: 형법 제151조 제1항은 제3자인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지 범인 스스로를 처벌하는 규정이 아님. 따라서 자기도피행위는 범인도피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행에 가담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공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음
- 교사행위에 한정된 방어권 남용 법리: 교사행위는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켜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고유한 행위반가치가 있어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의 본질적 근거가 됨.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은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하는 경우의 본질적 한계점이 되어야 함
- 방조행위에 대한 법리 확대 불가: 범인의 방조행위에는 타인을 타락시키거나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행위반가치가 없음. 범인이 범인도피죄 본범의 실행행위를 돕는 것은 자기도피행위의 연장선이자 본범이 스스로 결의하여 실행한 범행에 기대어 이익을 누린 것에 불과함. 따라서 방조행위에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하는 것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문언과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남
- 공범 체계와의 모순: 다수의견처럼 형사사법 작용의 중대한 방해를 근거로 삼는다면, 범인이 범인도피 과정에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주도적으로 실행한 경우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어야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음. 범인이 공동정범으로도 처벌되지 않으면서 단지 본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범으로는 처벌된다는 것은 형법의 방조범 체계와 모순되고 처벌의 균형성에도 어긋남
- 결론: 범인도피방조죄에 관한 방어권 남용 법리 적용 부분의 현재 판례 법리는 변경되어야 하고, 범인의 방조행위는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음
참조: 대법원 2026. 6. 18. 선고 2002도509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