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도7878 외국환거래법위반·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대북 비밀송금 행위가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없이 대북 송금한 행위의 위법성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상 협력사업자 승인 없이 협력사업을 시행한 경우의 처벌 가능 여부
- 대북송금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 △△△△은행 임직원들의 무담보·한도초과 대출 행위에 대한 업무상배임죄 성립 여부 (배임의 고의, 재산상 손해)
소송법적 쟁점
- ○○건설 사모사채 인수 관련 배임죄 부분이 특별검사 수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 공모공동정범 관계의 인정 여부 (피고인 4와 국가정보원 직원 외 공범자들)
2) 사실관계
- 피고인 1, 피고인 4 등은 2000. 6. 9. 재정경제부장관(또는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에 신고하지 아니한 채, ○○상선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2,240억 원을 미화 2억 달러로 환전하여 북한 아태위원회 지정 계좌로 송금함
- 피고인 1은 별도로 1억 5,000만 달러를 ○○건설 런던지사·싱가포르 지점을 통해 아태위원회 지정 계좌로 송금함
- 피고인 1, 피고인 4 등은 2000. 5. 3. 베이징에서 ○○아산과 북한 아태위원회 간 잠정합의안을 체결하고, 통일부장관의 협력사업 승인 없이 2000. 6. 9. ~ 6. 12. 사이에 합계 4억 5,000만 달러를 아태위원회 지정 계좌로 송금하여 협력사업을 시행함
- 피고인 4(국가정보원장)는 4억 5,000만 달러 송금 사실을 알면서 환전·송금 편의 제공을 지시하고 공범자들과 공모공동정범 관계에 있었음이 인정됨
- 피고인 2(△△△△은행 총재), 피고인 3(영업1본부장)은 제1심 공동피고인 5(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상선에 무담보·동일차주 한도초과로 4,000억 원의 일시당좌대월 여신을 승인함 (2000. 6. 7.); ○○상선은 당시 경영권 분쟁, 신용도 하락, 만기 상환가능성 극히 희박한 상태였음
- 피고인 2, 피고인 3은 이후 무담보·한도초과로 ○○건설 사모사채 1,500억 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대출함 (2000. 6. 21.); ○○건설은 당시 신용평가등급 BB, 차환발행 극히 어려운 재무구조 상태였음
- 위 각 대출금은 만기 연장을 거듭한 후 일부 출자전환 등 우여곡절을 거쳐 사후 변제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외국환거래법 관련 조항 | 재정경제부장관(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에 신고 없이 외국환 지급 금지 |
|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16조, 제17조, 제27조 제1항 제3호 | 협력사업 시행 시 통일부장관 승인 필요; 협력사업자 승인조차 없이 협력사업을 시행한 자도 처벌 가능 |
| 형법 제20조 | 정당행위 —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음 |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형법상 업무상배임 |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손해를 가한 경우 가중처벌 |
판례요지
- 통치행위 법리: 입헌적 법치주의 하에서 모든 국가행위는 헌법·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합헌·합법적으로 행해져야 하며, 그 판단은 사법권의 본질적 권능임. 다만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통치행위)에 대해서는 법원 스스로 사법심사를 자제할 수 있으나, 그 인정은 지극히 신중하게 하여야 하고, 판단은 오로지 사법부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 남북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통치행위에 해당하나, 그 과정에서의 신고 없는 대북 현금 4억 5,000만 달러 송금 행위 자체는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 및 법 앞의 평등원칙에 비추어 사법심사 대상이 됨
- 협력사업자 승인 없는 협력사업 시행: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16조·제17조의 전체 내용·문언을 종합하면, 협력사업 승인의 전단계인 협력사업자 승인조차 받지 않고 협력사업을 시행한 자도 제27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처벌 가능함
- 정당행위 요건: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① 행위 동기·목적의 정당성, ② 수단·방법의 상당성, ③ 법익균형성, ④ 긴급성, ⑤ 보충성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함(대법원 86도1764, 86도1809, 92도1520 등). 대북송금의 경우 절차적 정당성·상당성 결여, 긴급성 불인정, 보충성 미비로 정당행위 불해당
- 업무상배임죄 고의: 배임 범의는 미필적 인식으로 족하며,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 가능(대법원 99도1864, 99도334, 99도3338 등). 금융기관 임직원이 충분한 담보 없이 만연히 대출한 경우 배임의 인식이 없다고 볼 수 없음(대법원 99도4923, 2002도5679 등)
-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현실적 손해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 초래도 포함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함. 사후에 담보 취득 또는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더라도 배임죄 성립에 영향 없음(대법원 99도1095, 99도3338, 2002도5679 등)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대북송금의 통치행위 주장
- 법리: 통치행위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에 한하여 사법심사 자제가 허용되나, 인정은 지극히 신중해야 하며, 개별 위법행위는 통치행위 개념에 흡수되지 않음
- 포섭: 남북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지니나, 신고 없이 4억 5,000만 달러를 현금 송금한 행위 자체는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평등원칙에 비추어 사법심사 대상에 해당함
- 결론: 통치행위 주장 배척, 상고 기각
쟁점 ②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위반
- 법리: 협력사업자 승인조차 받지 않고 협력사업을 시행한 자도 처벌 가능
- 포섭: 피고인 1 등은 통일부장관의 협력사업자 승인 및 협력사업 승인 없이 잠정합의 체결 및 대금 송금으로 협력사업을 시행함
- 결론: 유죄 인정, 상고 기각
쟁점 ③ 정당행위(위법성조각) 주장
- 법리: 정당행위는 목적 정당성·수단 상당성·법익균형성·긴급성·보충성 5요건 전부 충족 필요
- 포섭: 대북송금은 절차법적 정당성·상당성 결여; 국민적 합의 없는 비밀송금; 현금송금 외 사회간접자본투자 등 다른 협상수단의 여지가 있었음; 정상회담 방북 관련 절차(통일부 증명서, 접촉승인)는 모두 준수된 점과의 형평에 비추어 보충성도 미충족
- 결론: 정당행위 불해당, 상고 기각
쟁점 ④ 피고인 4의 공모공동정범
- 법리: 공모공동정범은 범행에 관한 공모와 그에 기초한 실행행위의 분담으로 성립
- 포섭: 피고인 4는 4억 5,000만 달러 송금 사실을 인식하고 환전·송금 편의 제공을 지시하였으며, ○○상선이 4억 5,000만 달러 송금 사실을 피고인 4 등에게 비밀로 할 필요가 없었고, 피고인 1이 국가정보원에 보고한 사실 등 제반 정황이 인정됨
- 결론: 공모공동정범 성립, 상고 기각
쟁점 ⑤ 업무상배임죄 — 배임의 고의
- 법리: 배임 범의는 미필적 인식으로 족하며, 충분한 담보 없이 만연히 대출한 경우 배임의 인식이 없다고 볼 수 없음
- 포섭: ○○상선은 당시 신용도 하락·자금상황 악화·만기 상환가능성 극히 희박하였고, ○○건설은 신용평가등급 BB로 무담보 여신 불가 상태였음에도, 피고인 2·3은 제1심 공동피고인 5의 지시에 따라 담보 취득·한도확인·변제능력 검토 없이 4,000억 원 및 1,500억 원의 여신을 승인함; 국책은행이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배임 범의 인정됨
- 결론: 배임죄 성립, 상고 기각
쟁점 ⑥ 업무상배임죄 — 재산상 손해 (사후 변제 주장)
- 법리: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 초래로도 손해 성립; 사후 피해 회복은 배임죄 성립에 영향 없음
- 포섭: 각 대출금은 만기 연장 반복·출자전환 등 우여곡절을 거쳐 겨우 변제된 것으로, 대출 실행 시점에 이미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어 배임죄가 완성된 것임
- 결론: 사후 변제를 이유로 한 손해 부정 주장 배척, 상고 기각
쟁점 ⑦ 특별검사 수사대상 해당 여부 (○○건설 사모사채 배임)
- 법리: 특별검사임명등에관한법률 제2조 각호의 사건과 관련된 사건 또는 청와대·국가정보원·금융감독원 등의 비리의혹사건에 해당하면 수사대상에 포함됨
- 포섭: ○○건설 사모사채 인수 배임은 같은 법 제2조 제2호(대북 비밀송금 의혹)와 관련된 사건이자 제4호(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행 총재·영업1본부장의 비리)에 해당함
- 결론: 특별검사 수사대상 포함, 상고 기각
참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