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국가행위로서 그 결단을 존중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어 사법적 심사의 대상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못한 행위를 말함. 국내·국제 정치관계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등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에 관하여 대의기관인 대통령과 국회가 내린 결정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함.
그러나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및 1979. 2. 15. 한미연합연습 양해각서 체결 이후 연례적으로 실시되어 왔고, 이 사건 연습은 대표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 피청구인이 2007. 3.경에 한 이 사건 연습결정이 새삼 국방에 관련되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하는 통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
(2) 평화적 생존권의 헌법상 기본권 인정 여부
우리 헌법은 전문 및 총강에서 평화에 관한 이념·목적 규정을 두고 있을 뿐,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평화적 생존권"이란 기본권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음. 따라서 이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의 문제임.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을 새롭게 인정하려면, ① 그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되고, ② 그 권리내용(보호영역)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기본권으로서의 실체, 즉 권리내용을 규범 상대방에게 요구할 힘이 있고, ③ 그 실현이 방해되는 경우 재판에 의하여 그 실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하여야 함.
평화주의가 헌법적 이념 또는 목적이라고 하여 이로부터 국민 개인의 평화적 생존권이 바로 도출될 수 있는 것은 아님.
평화적 생존권의 권리내용으로 상정할 수 있는 것은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되지 아니할 권리", "침략전쟁을 위한 군사연습, 군사기지 건설, 살상무기의 제조·수입 등 전쟁준비 행위가 국민에게 중대한 공포를 초래할 경우 관련 공권력 행사의 정지를 구할 권리" 등임. 그런데, ① 침략전쟁과 방어전쟁의 구별이 불분명하고, ② 전시 상황에서 전쟁준비·선전포고 등이 침략전쟁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단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할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③ 평상시 군사연습·군사기지 건설·군비확충 등이 "침략적" 전쟁준비에 해당하는 경우란 거의 없거나 "침략적 성격"·"중대한 공포"에 관한 규명이 사실상 곤란하므로,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공권력 행사를 중지시키려는 것은 실효적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을 긍정하기 어려움.
일본 헌법 전문의 "평화 속에 생존할 권리"가 평화적 생존권 개념의 연원이나, 일본 헌법보다 평화에 관한 규정이 약한 우리 헌법에서는 헌법 제10조 및 제37조 제1항을 근거로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쉽사리 인정할 수 없음. 독일도 우리보다 강한 평화 관련 규정을 두고 있으나 평화적 생존권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음.
결국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화란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고, 개인의 구체적 권리로서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효력 등을 지닌 것이라고 볼 수 없음. 따라서 평화적 생존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고 할 수 없음.
(3) 소결
청구인들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음을 전제로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적법함.
4) 적용 및 결론
가. 통치행위 해당 여부
법리: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에 관하여 대의기관의 결정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나, 그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포섭: 이 사건 연습은 1978년 이래 연례적으로 실시되어 온 대표적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 2007. 3.경의 연습결정이 새삼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하는 통치행위라고 보기 어려움
결론: 통치행위 해당성 부정
나. 평화적 생존권의 기본권성 및 기본권 침해 가능성
법리: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 인정받으려면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되고 권리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하여야 함
포섭: 평화적 생존권의 권리내용(침략전쟁 동원 거부권, 전쟁준비 행위 정지 청구권)은 침략전쟁과 방어전쟁의 구별 불분명, 관련 판단의 사법심사 곤란, 침략적 성격·중대한 공포의 규명 사실상 곤란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하지 않고,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도 없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화는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 개념에 불과함
결론: 평화적 생존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함
다. 최종 결론(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함.
※ 종전 결정(헌재 2006. 2. 23. 선고 2005헌마268 결정)에서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기본권으로 판시한 부분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함.
5) 반대의견
재판관 조대현·목영준·송두환의 별개의견
(1) 평화적 생존권의 기본권성 인정
헌법 전문·제4조·제5조 제1항에서 평화를 헌법상 최고의 가치로 명시하고, 헌법 제10조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며, 제37조 제1항에서 열거되지 않은 기본권도 경시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음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면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침략전쟁·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 즉 평화적 생존권을 가짐
평화적 생존권은 일체의 전쟁 없이 살 권리나 일체의 군사활동 부인을 의미하지 않음.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제로 하므로, 국토방위를 위한 전쟁수행·군사훈련은 불가피하게 허용됨
국민은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테러 등 위해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를 가지고, 이는 헌법상 기본권임
(2) 다수의견에 대한 반론
평화적 생존권의 기본권성 인정 문제와, 국가의 군사적 행위가 통치행위인지 여부 또는 침략적 성격 규명의 곤란 여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별개의 문제임
평화적 생존권은 헌법 자체에 내재하는 기본권으로 보호되어야 하고, 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군사적 행위가 통치행위인지·침략전쟁인지 여부는 사법절차에서 판단될 문제임
(3) 이 사건의 결론
이 사건 연습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한 연례 연합전시증원 연습으로서 공동방위 목적의 방어적 훈련임.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필요성이 인정됨
이 사건 연습결정이 국민들을 침략적 전쟁에 휩싸이게 할 가능성, 즉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음
따라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결여된 부적법한 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함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은 국가·헌법 이전에 천부적으로 보유하는 것이고, 헌법에 명문이 없더라도 기본권성이 부인되어서는 안 됨(헌법 제10조, 제37조 제1항)
"인간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기본조건으로서, 다른 기본권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천부적 기본권임
국가·헌법·헌법재판소는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하며, 국군 조직·군비유지·동맹군 주둔도 모두 평화적 생존권 보장을 위한 것임
평화적 생존권도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음(헌법 제37조 제2항). 군사훈련이 침략전쟁을 위한 것이라면 헌법 제5조 제1항에 위반되어 평화적 생존권 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음
이 사건 연습은 외적의 침략전쟁에 대비하여 국가와 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국가안전보장상 필요한 훈련으로서,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