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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아카이브

불합격처분취소

2006. 11. 16.

AI 요약

2003두12899 불합격처분취소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법령 개정에 있어 입법자가 구 법령의 존속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침해하여 신뢰보호원칙을 위배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 변리사 제1차 시험을 절대평가제에서 상대평가제로 환원하는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조항을 즉시 시행하도록 정한 부칙 부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 신뢰이익의 침해가 새로운 법령의 소급적용의 경우에 한하여 문제되는지, 진행중인 사실관계를 규율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 부칙에 시행일에 관한 특별규정이 있는 경우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가 적용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해당 없음

2) 사실관계

  • 2000. 6. 27. 대통령령 제16867호로 개정된 변리사법 시행령은 변리사 제1, 2차 시험을 종전 상대평가제에서 매 과목 40점·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자를 모두 합격시키는 절대평가제로 전환하면서(제4조), 1년 반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어 2002. 1. 1.부터 시행하기로 함(개정 전 시행령)
  • 피고(특허청장)는 2002. 1. 10. 절대평가제로 실시될 제39회 변리사시험 제1차 시험(이 사건 시험)을 2002. 3. 31. 실시하겠다고 공지함
  • 피고는 이틀 만인 2002. 1. 12. 위 발표문을 삭제하였고, 2002. 1. 17. 제1차 시험을 상대평가제로 환원하는 내용의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함
  • 2002. 3. 25. 변리사법 시행령 제4조 등이 위 입법예고와 동일한 내용으로 개정·공포되었고(개정 시행령), 부칙에서 "이 영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함
  • 피고는 개정 시행령 공포 다음날인 2002. 3. 26. 제39회 변리사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고, 2002. 5. 26. 이 사건 시험을 실시함
  • 피고는 2002. 7. 25. 합격자 1,047명을 발표하면서, 원고들의 득점이 상대평가제 합격기준(평균 득점 66.88점)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불합격 처리함(이 사건 처분)
  • 절대평가제 합격기준(매 과목 40점,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충족하고도 불합격 처리된 응시자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모두 689명이었음
  • 이 사건 시험 이전 수년간 상대평가제에 의한 제1차 시험 합격선은 70점 ~ 82점이었고, 변리사시험 합격에는 통상 3년 내지 4년, 기본 준비기간만도 1년 이상 소요됨
  • 원심(서울고법 2003. 10. 7. 선고 2003누4111 판결)은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함
  • 상고이유: 신뢰보호원칙 위배 여부·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논리칙·경험칙 위반, 심리미진,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등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요지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신뢰보호원칙
변리사법 제4조의2변리사시험 관련 근거
구 변리사법 시행령(2002. 3. 25. 개정 전) 제3조, 제4조시험과목 및 절대평가제에 의한 합격자 결정방법
변리사법 시행령 제2조, 제4조, 부칙(2002. 3. 25.)개정 시행령 — 상대평가제 환원 및 즉시 시행
헌법 제13조, 제40조, 제75조, 제95조, 제101조 제1항, 제111조 제1항소급입법 금지, 입법권·명령규칙제정권, 사법권·헌법재판권 배분

판례요지

  • 신뢰보호원칙 위배 여부의 판단기준
    • 법치주의는 형식적 법치주의에 그치지 않고 그 법률의 목적·내용이 기본권보장의 헌법이념에 부합하여야 하는 실질적 법치주의를 지향함
    • 헌법 제13조가 신뢰보호를 전형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나,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기존 법질서에 대한 국민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신뢰는 법치주의 원리로서 보호되어야 함
    • 구 법령 존속에 대한 신뢰가 합리적·정당하고, 법령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 손해가 극심하여 새 법령의 공익적 목적이 그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입법자는 경과규정 등 신뢰를 보호할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이러한 조치 없이 새 법령을 그대로 시행·적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음
    • 위배 여부 판단은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과 새 법령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함(헌법재판소 2002. 11. 28. 선고 2002헌바4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 따라서 신뢰보호원칙 위배 여부는 신뢰이익과 공익목적의 비교·형량으로 판단함
  • 개정 시행령 부칙의 즉시시행 부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 개정 전 시행령이 절대평가제를 도입한 목적·경위, 종전 합격점수, 유예기간, 개정 시행령의 입법예고·공포 등 일련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수험생들이 절대평가제 합격기준에 맞추어 시험준비를 한 것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신뢰의 행사였음
    • 제1차 시험 실시를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의 즉시시행으로 합격기준이 변경되어 신뢰가 크게 손상되었고, 특히 절대평가 기준을 충족하고도 불합격된 수험생들의 신뢰이익 침해 정도는 극심함
    • 상대평가제 도입의 공익목적(제1차 시험 합격자 과다 배출로 인한 제2차 시험 운영관리 곤란 회피, 합격선 상향조정)은 개정 전 시행령 공포 당시 이미 예상 가능하였고 유예기간도 부여되어 있었으므로 즉시시행을 통해서까지 실현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기 어려움
    • 시험준비 방법·기간의 조정이 수험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사정이나 원고들이 개정 시행령에 따라 공고된 시험에 응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개정 전 시행령 존속에 대한 신뢰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음
    • 따라서 개정 시행령 부칙 중 제4조 제1항을 이 사건 시험에 즉시 시행하도록 정한 부분은 헌법상 신뢰보호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어 무효임
  • 신뢰이익 침해의 적용범위
    • 새로운 법령에 의한 신뢰이익의 침해는 새 법령이 과거의 사실·법률관계에 소급적용되는 경우에 한하여 문제되는 것이 아니고, 과거에 발생하였으나 완성되지 않고 진행중인 사실·법률관계를 새 법령이 규율함으로써 종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도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될 수 있음
    • 따라서 개정 시행령의 시행일 이후 이 사건 시험이 실시되었더라도 그 이전부터 계속된 시험준비행위에 대하여는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됨
  •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의 적용 여부
    •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대통령령 등이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포일로부터 20일 경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나, 개정 시행령에는 공포한 날을 시행일로 정한 부칙의 특별규정이 존재함
    • 그 부칙 규정 중 즉시시행 부분이 위헌무효로서 적용이 배제되더라도 부칙 규정 자체가 존재하는 이상 위 법률 제13조가 적용될 여지는 없음
    • 따라서 개정 시행령에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가 적용됨을 전제로 한 주장은 성립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개정 시행령 부칙의 즉시시행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 법리: 구 법령 존속에 대한 신뢰가 합리적·정당하고 그 침해가 극심하여 새 법령의 공익목적이 이를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 경과규정 등 적절한 조치 없는 즉시시행은 신뢰이익과 공익목적의 비교·형량상 허용되지 않음
  • 포섭: 원고들은 개정 전 시행령의 유예기간·절대평가제 도입 취지 등에 따라 합리적·정당한 신뢰로 절대평가 합격기준(매 과목 40점·평균 60점)에 맞춰 준비하였고 이를 충족하였음에도, 시험 2개월 전 즉시시행된 개정 시행령의 상대평가 기준(평균 66.88점)으로 불합격 처리됨(같은 처지 689명). 상대평가제 도입의 공익목적은 유예기간 중 이미 대응 가능하였던 사정이므로 즉시시행을 정당화하지 못함
  • 결론: 개정 시행령 부칙 중 즉시시행 부분은 헌법상 신뢰보호원칙 위반으로 무효,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

쟁점 2: 신뢰이익 침해의 적용범위(소급적용에 한정되는지 여부)

  • 법리: 신뢰이익 침해는 소급적용의 경우뿐 아니라 진행중인 사실관계를 규율하는 경우에도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됨
  • 포섭: 개정 시행령의 시행일 이후에 이 사건 시험이 실시되었더라도 원고들의 시험준비행위는 그 이전부터 계속된 것이므로 신뢰보호원칙의 적용대상이 됨
  • 결론: 신뢰보호원칙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없음, 상고이유 배척

쟁점 3: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의 적용 여부

  • 법리: 대통령령 부칙에 시행일에 관한 특별규정이 존재하는 이상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적용되지 않음
  • 포섭: 개정 시행령 부칙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고, 그 중 즉시시행 부분이 위헌무효로 배제되더라도 부칙 규정 자체는 존재하므로 위 법률 제13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음
  • 결론: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전제로 한 상고이유는 이유 없음
  • 최종 결론: 상고 기각, 상고비용은 피고 부담(대법관 김용담, 김황식, 안대희의 반대의견 있음)

5) 소수의견

  • [대법관 김용담·김황식·안대희의 반대의견] 절대평가제로의 전환이 상대평가제보다 합격자 수 증가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는 아니므로, 수험생들의 절대평가제 실시에 대한 기대·신뢰는 주관적·사실상의 것에 불과하고 법적 정당성을 지닌 합리적 신뢰로 보기 어려움
  • 제1차 시험은 제2차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전 단계 시험에 불과하므로 그 합격자 결정방법은 특허청장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임
  • 변리사시험은 절대평가제·상대평가제 간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쳐 왔으므로 이 사건 시험이 절대평가제로 실시되리라는 수험생들의 기대는 상대적·가변적인 것에 불과함
  • 시험과목에 변화가 없고 입법예고부터 시행까지 4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허용되었으며, 합격자 수를 최종합격자의 5배가 넘는 1,047명으로 하여 침해를 최소화하였으므로, 신뢰이익 침해가 상대평가제 도입의 공익목적을 정당화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보기 어려움 →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이 상당
  • [반대의견에 대한 김용담 대법관의 보충의견] 명령·규칙상 신뢰보호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법률문제로서, 헌법으로부터 직접 유래하지 않는 한 헌법문제로 다루어 사법권과 헌법재판권의 경계를 허물어서는 안 됨. 개정법령의 시행시점을 정하는 것은 법령개정권자(입법권·명령규칙제정권)의 재량사항이므로, 그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만 사법심사가 정당화됨

참조: 대법원 2006. 11. 16. 선고 2003두1289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