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출판등록법 제5조의2 제5호 중 "음란 또는 저속한 간행물"에 관한 부분 (형식적 의미의 법률)
재판의 전제성: 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95구6078 출판사등록취소처분취소)에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침
제청권자: 서울고등법원이 위헌제청신청(95부993)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제청
본안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음란한 간행물" 부분: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평등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저속한 간행물" 부분: 명확성의 원칙(과도한 광범성의 원칙 포함) 위반 여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제청신청인은 1994. 3. 22. '도서출판 ○○엔터프라이즈' 명칭으로 출판사 등록을 한 후, 같은 해 7월경 '세미-걸'이라는 화보집을 발행·유통시킴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은 위 화보집이 출판등록법 제5조의2 제5호 소정의 음란·저속한 간행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994. 9. 30. 출판사등록을 취소하는 처분을 함
제청신청인은 위 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서울고등법원 95구6078) 계속 중, 출판등록법 제5조의2 제5호가 헌법 제21조 제1항 및 제11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제청신청(95부993)을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이 1995. 10. 26.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제청함
당사자 주장
제청법원: ① "음란", "저속", "공중도덕", "사회윤리" 개념이 막연하고 추상적이어서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맡겨질 위험이 있어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반될 여지가 있음 ② 등록취소라는 단일 수단만 규정하여 과잉금지원칙·이익형량원칙에 위반될 여지가 있음
제청신청인: 위 제청법원 이유에 더하여, 정기간행물은 등록취소 시 반드시 법원의 심판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비정기간행물인 출판사는 행정기관이 독자적으로 등록취소를 할 수 있도록 하여 평등원칙에 반함
문화체육부장관 등: ① 언론·출판의 자유보다 직업수행의 자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 ②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축적된 심의기준 등이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음 ③ 등록취소되더라도 상호를 변경하여 재등록이 가능하여 과도한 제한이 아님 ④ 정기간행물과 일반출판물은 사회적 기능이 달라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출판등록법 제5조의2 제5호
등록청은 출판사 또는 인쇄소 등록자가 "음란 또는 저속한 간행물 등을 출판하여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음
헌법 제21조 제1항
언론·출판의 자유 보장
헌법 제21조 제4항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됨 — 언론·출판 자유의 헌법적 한계 규정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으나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 과잉금지원칙의 헌법적 근거
헌법 제11조
평등원칙 — 법 앞의 평등, 자의적 차별 금지
결정요지
(1) 제한되는 기본권 및 기본권경합
이 사건 법률조항은 1차 규제(음란·저속 출판 금지)와 2차 규제(등록취소)의 이중 구조임. 1차 규제는 일정 내용의 표현을 금지하여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약함. 2차 규제인 등록취소는 합헌적 간행물에 대한 출판도 동일 출판사명으로 불가능하게 하여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약하고, 재등록 소요기간 동안 출판업 영위를 못하게 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며, 상호를 사용할 수 없게 하여 재산권(상호권)을 제약함.
기본권경합의 경우, 기본권침해를 주장하는 제청신청인·제청법원의 의도 및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제한의 한계를 따져야 함. 이 사건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중심으로 판단함.
(2) 음란·저속한 표현과 언론·출판의 자유에 관한 법리 일반론
언론·출판의 자유는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로서,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교환을 위한 열린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민주정치는 기대할 수 없음. 또한 인격발현의 가장 유효하고 직접적인 수단으로 기능함.
그러나 언론·출판의 자유는 무제한적 자유가 아니며, 헌법 제21조 제4항은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됨을 선언하고 있음.
언론·출판의 영역에서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없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규제를 정당화할 수 없음. 대립되는 다양한 의견과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의하여 그 표현의 해악이 해소될 수 없을 때에만 비로소 국가 개입의 필요성이 인정됨. 따라서 국가의 개입은 원칙적으로 2차적인 것임.
다만 일정한 표현은 일단 표출되면 해악이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하더라도 해소될 수 없거나 너무 심대한 해악을 지닌 경우가 있고,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는 국가 개입이 1차적으로 용인되며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지 않음 — 헌법 제21조 제4항이 이러한 한계를 설정한 것임.
음란이란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서, 사회의 건전한 성도덕을 크게 해칠 뿐만 아니라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의해서도 해악이 해소되기 어려움. 따라서 이러한 엄격한 의미의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지 않음.
저속한 표현은 음란표현과 달리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는 표현이며 일정한 사회적 가치를 지님.
(3) 명확성의 원칙에 관한 법리 일반론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대하여 요구됨.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인지를 수범자가 알 수 없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확보될 수 없고 자의적 집행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임.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님 —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적 효과를 수반하기 때문임.
다만 명확성의 원칙은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임. 법문언이 해석을 통해, 즉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 의미내용을 확인해낼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음.
(4) 평등원칙에 관한 법리 일반론
평등의 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함. 비교의 대상을 이루는 두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자의적인 차별이라 할 수 없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음.
4) 적용 및 결론
가. "음란한 간행물" 부분
(1)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
법리: 법문언이 보충적 해석을 통해 의미내용을 확인해낼 수 있고, 해석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음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음란"에 대한 개념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음란한 간행물의 출판 자체를 금지하는 규율내용에 비추어 헌법상 보호되지 않는 성적 표현, 즉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을 가리킴을 알 수 있음. 대법원도 형법 제243조의 "음란" 개념을 대체로 동일하게 파악하여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여 왔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음란" 개념도 형법상의 것과 동일하게 봄. 따라서 "음란" 개념은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고, 법적용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가능성도 희박함
결론: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언론·출판의 자유(헌법 제21조 제1항) —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있으나, 등록취소는 합헌적 표현에 대한 출판까지 제약하는 효과를 수반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음란물의 출판금지 및 유통억제를 통해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하고 청소년의 건전한 심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됨. 음란출판을 금지하고 차후 계속될 수 있는 음란물 출판을 방지하며 이미 발간된 음란물의 유통을 억제하는 데 주된 의도가 있음
(2) 수단의 적합성: 등록취소의 수단은 음란물 출판금지 및 유통억제라는 목적에 적합한 수단임
(3) 침해의 최소성: ① 현행 법제상 이미 발간된 음란출판물의 유통을 신속히 차단하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음. 형사절차상 압수수색영장만으로 전국 음란물을 전면 수거하는 것은 법이론상·실제상 곤란하고, 민사절차상 가처분은 행정청이 공익목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현행 법제상 불가능함. 따라서 등록취소 후 유통업자에게 통지하여 음란물 유통을 간접 억제하는 방법은 불가피함 ② 이 사건 법률조항은 등록취소를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로 설정하여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가 침해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등록취소를 결정하도록 하여 합헌적 출판활동에 대한 제약을 최소화할 여지를 둠. 등록요건도 극히 완화되어 등록취소 후 재등록 시 법률상 아무런 제한이 없어 기본권 침해가 중하지 않음
(4) 법익의 균형성: 출판사등록취소로 인한 기본권적 이익의 실질적 침해는 그다지 크지 않은 반면, 인간성을 왜곡하는 음란출판으로부터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하고 특히 청소년의 건전한 심성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은 현저히 큼. 최근 음란출판 제작·판매가 증가하고 형사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음란출판을 계속 시도하는 자가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이 이루어짐
결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법리: 두 사실관계 사이에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면 자의적 차별이 아님
포섭: 정기간행물은 동일 표제로 연속 간행되는 출판물로서 정보전달의 연속성, 보도·감시·논평·오락 기능이 강하고 국민생활에 더 밀착되어 있음.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은 일간신문 등에 일정 시설요건을 요구하여 등록요건이 엄격하며, 등록취소 시 2년간 재등록이 불가능함. 반면 출판사는 사무실 임대만으로 등록이 가능하고 재등록 제한도 없음. 이러한 차이는 사회적 기능의 차이에서 비롯된 합리적 근거가 있음
결론: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 "음란한 간행물" 부분: 합헌
나. "저속한 간행물" 부분
(1) 명확성의 원칙·과도한 광범성의 원칙 위반 여부
법리: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법적용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함. 표현의 자유 규제 입법에서 불명확한 규범은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적 효과를 수반함
포섭: "저속"이란 그 외설성이 음란에 달하지 않는 성적 표현뿐만 아니라 폭력적이고 잔인한 표현 및 욕설 등 상스럽고 천한 표현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적용범위가 매우 광범위함. "저속"이라는 문언은 보충적 해석에 의하더라도 의미내용을 확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추상적임 — 어느 정도의 성적 표현이, 어느 정도의 폭력성·잔인성이, 어느 정도 상스러운 표현이 저속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어 수범자나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함. 성을 소재로 한 유머, 다소 품위없는 풍자, 한두 번의 폭력적 표현이나 살인현장의 다소 상세한 묘사도 여기의 "저속"에 해당될 수 있어 자의적 법집행 가능성을 열어 줌.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의 개념 자체도 확정적이지 않아 저속의 의미내용을 확정짓는 기준으로 기능하지 못함
결론: 명확성의 원칙 및 과도한 광범성의 원칙에 위반됨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법리: 저속한 표현은 음란표현과 달리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며 일정한 사회적 가치를 지님.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을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음
포섭: 저속한 표현을 규제하더라도 그 보호대상은 청소년에 한정되어야 하고, 규제수단도 청소년에 대한 유통 금지 방향으로 좁게 설정되어야 함. 등급표시, 판매 시 청소년 접근 차단, 과징금 부과, 일정 기간 영업정지, 형사적 제재 등 더 완화된 수단이 존재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저속한 간행물의 출판을 전면 금지하고 출판사 등록 자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여 지나치게 과도한 수단을 선택함. 더 나아가 청소년보호 명목으로 성인이 볼 수 있는 것까지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성인의 알권리 수준을 청소년의 수준으로 맞출 것을 국가가 강요하는 것이어서 성인의 알권리를 명백히 침해함
결론: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됨
→ "저속한 간행물" 부분: 위헌
최종 결론(주문)
출판등록법 제5조의2 제5호의 "음란 또는 저속한 간행물"에 관한 부분 중 "음란한 간행물"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저속한 간행물"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 (재판관 전원 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