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교육법(1984. 8. 2. 개정 법률 제3739호) 제8조의2 ("제8조의 규정에 의한 3년의 중등교육에 대한 의무교육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재판의 전제성: 당해 사건(서울민사지방법원 90가소8680 부당이득금반환청구사건)에서 교육법 제8조의2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침
제청권자: 서울민사지방법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본안 판단
헌법 제31조 제3항(의무교육 무상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평등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31조 제2항 소정 "법률"의 의미 및 동조 제6항 소정 기본적 법률사항 해당 여부
헌법 제75조(포괄위임금지)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제청신청인의 자녀 박순옥은 서울특별시 소재 중학교 재학 중임
교육법 제8조의2에 근거한 중학교의무교육실시에관한규정(대통령령 제11,626호 등)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서울특별시는 중학교의무교육 실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음
제청신청인은 교육법 제8조의2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 및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이미 납부한 수업료의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함
서울민사지방법원은 제청신청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1990. 2. 1.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함
당사자 주장
제청법원: ① 의무교육의 내용·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헌법 제31조 제2항·제6항 위반 의심, ② 의무교육 범위를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 제75조 위반
제청신청인: ① 일부 지역에만 무상 중등교육 실시하여 헌법 제31조 제3항(의무교육 무상원칙) 및 헌법 제11조(평등원칙) 위반, ② 의무교육 범위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만 정해야 하므로 헌법 제31조 제2항 위반
법무부장관·문교부장관·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 ① 교육법 제8조의2는 선언적·프로그램적 규정으로 재판규범이 될 수 없어 헌법 제31조 제3항 위반 아님, ② 의무교육의 학교급별 범위는 법률로 정하되 지역적 실시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으로 헌법 제31조 제2항 위반 아님, ③ 재정여건상 불가피한 합리적 차별이므로 평등원칙 위반 아님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교육법 제8조
모든 국민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시설확보 의무를 짐
포괄위임금지 — 대통령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한하여 발령 가능
결정요지
(1) 의무교육제도의 법적 성격
교육을 받을 권리는 문화국가·민주복지국가 이념 실현의 기초이자 다른 기본권의 기초가 되는 기본권임
의무교육제도는 헌법상 교육기본권에 부수되는 제도보장으로서, 오늘날에는 국민의 의무부과 측면보다 국가의 인적·물적 교육시설 정비·교육환경 개선 의무부과 측면이 더 중요함
의무교육 확대실시에는 인적·물적 교육시설 정비, 재원 확보, 국가재정형편, 국민소득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함
(2) 헌법 제31조 제3항(의무교육 무상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31조 제2항에 의해 초등교육 이외 의무교육의 범위 결정은 입법자에게 위임됨. 무상의 중등교육을 받을 권리는 법률에서 중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시행하도록 규정하기 전에는 헌법상 권리로 보장되지 않음
헌법상 초등교육에 대한 의무교육과 달리, 중등교육 의무교육의 실시여부·절차·시점은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으로 국회가 법률로 구체적으로 규정할 때 비로소 헌법상 권리로 구체화됨
교육법 제8조 및 제8조의2에 의해 중등교육 중 3년의 중학교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순차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비로소 그 내용의 중등교육 무상수혜 권리가 헌법상 보장됨. 아직 혜택 미치지 않는 지역은 헌법상 보장 권리 침해가 아니라 현재로서는 구체적 헌법상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임
(3) 헌법 제11조 제1항(평등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의미함(당 재판소 1989. 5. 24. 선고 88헌가37, 96 사건 참조)
헌법상 평등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기본권에 관한 사항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음. 국가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함.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동시에 모든 사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제도를 개선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평등원칙 때문에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고 평등원칙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와도 어긋남(당 재판소 1990. 6. 25. 선고 89헌마107 결정 참조)
따라서 국가가 종전 상황을 개선하면서 개선 효과가 일부에게만 미쳐 일견 차별이 생기더라도 그것만으로 평등원칙 위반이라 할 수 없음. 이는 특히 과다한 재원이 소요되는 경우에 분명함
(4) 헌법 제31조 제2항·제6항 소정 법률사항 위반 여부(교육제도 법정주의)
헌법 제31조 제6항(교육제도 법정주의)의 취지는 교육에 관한 기본정책 또는 기본방침을 최소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규정하여 행정기관의 자의적 무시·침해를 방지하고 교육의 자주성·중립성 유지를 도모하는 것임
교육제도에 관한 기본방침을 제외한 세부적 사항까지 반드시 형식적 의미의 법률만으로 정할 필요는 없음. 중학교 의무교육의 실시 여부 자체와 그 연한은 교육제도 수립의 본질적 내용으로 형식적 법률 규율 대상이나(교육법 제8조), 실시의 시기·범위 등 세부사항은 반드시 그러하지 않음
의무교육 시행에는 막대한 재정지출이 수반되고, 실시 시기·방법에 관하여는 국회보다 실정에 밝은 집행기관인 행정부의 기민한 정책결정이 불가피하므로 의회 입법사항이 되기 부적합함. 따라서 국회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 법규명령에 의한 규율이 가능함
헌법 제31조 제2항 소정 "법률"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그 위임에 근거하여 제정된 대통령령도 포함하는 실질적 의미의 법률로 해석함. 교육법 제8조의2는 기본권 제한규정이 아니라 의무교육 확대실시라는 제도개선·시혜 확대에 관련된 규정이므로 본질성의 요건을 완화하여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이 위헌이 아님
(5) 헌법 제75조(포괄위임금지) 위반 여부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요구 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짐. 기본권침해영역에서는 급부행정영역보다 구체성 요구가 강화되고,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위임의 명확성 요건이 완화됨
교육법 제8조의2는 의무교육 실시 여부 자체를 위임한 것이 아니라, 교육법 제8조 제3항에서 이미 국가의 중등의무교육 실시의무를 부과하고 제8조의2에서 그 실시의 시기·범위만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위임 대상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음
"순차적으로 실시"라는 표현에 의해 위임의 목적과 내용(단계적 확대)이 법률 규정 자체에서 명확하게 인정됨. 중학교의무교육실시에관한규정이 지역적 실시범위를 규정내용으로 한 사실도 위임의 목적·범위의 구체성을 뒷받침함
따라서 교육법 제8조의2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헌법 제31조 제3항(의무교육 무상원칙) 위반 여부
법리: 초등교육 이외의 의무교육 범위 결정은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고, 무상 중등교육을 받을 권리는 법률이 구체적으로 규정할 때 비로소 헌법상 권리로 구체화됨
포섭: 교육법 제8조 및 제8조의2가 3년 중등교육을 순차적 의무교육으로 규정함으로써 해당 내용의 무상수혜 권리가 헌법상 보장되게 된 것임. 아직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역에 혜택이 미치지 않는 것은 그 지역 주민에게 현재로서는 구체적 헌법상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국가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음
결론: 헌법 제31조 제3항 위반 아님
쟁점 2 — 헌법 제11조 제1항(평등원칙) 위반 여부
법리: 평등원칙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의미하고, 국가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음
포섭: 중학교 의무교육을 일거에 전면실시 대신 단계적으로 확대실시하도록 한 것은 주로 전면실시에 따르는 막대한 국가재정적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평등원칙 예외를 인정할 합리적 근거가 있음. 도서·벽지·접적지역과 특수학교에 먼저 실시하는 것은 지리적 여건·피교육자 특성상 교육기회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오히려 실질적 평등원칙에 부합함. 단계적 확대과정에서의 지역적 차별은 전면실시의 막대한 재정부담에 비추어 불가피한 조치로 헌법상 용인 가능함
결론: 헌법 제11조 제1항 위반 아님
쟁점 3 — 헌법 제31조 제2항·제6항(교육제도 법정주의) 위반 여부
법리: 교육제도 법정주의에 의해 의무교육 실시 여부 및 연한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정해야 하나, 실시의 시기·범위 등 세부사항은 반드시 그러하지 않고 행정부 위임이 가능함. 헌법 제31조 제2항의 "법률"은 실질적 의미의 법률(대통령령 포함)로 해석함
포섭: 교육법 제8조에서 의무교육 실시 여부 및 연한(3년 중등교육)을 형식적 법률로 규정하고, 교육법 제8조의2에서 그 세부 실시시기·범위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임. 교육법 제8조의2는 기본권 제한규정이 아닌 시혜 확대 규정으로 본질성 요건이 완화됨. 중학교 의무교육을 특정지역에 확정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경우와 달리 단순한 실시의 지연만으로는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위헌적으로 침해된다고 단정할 수 없음
결론: 헌법 제31조 제2항·제6항 위반 아님
쟁점 4 — 헌법 제75조(포괄위임금지) 위반 여부
법리: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요구 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성격에 따라 달라지며, 급부행정영역이자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되는 경우 위임의 명확성 요건이 완화됨
포섭: 교육법 제8조의2는 의무교육 실시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 시기·범위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였고, "순차적으로 실시"라는 표현으로 위임의 목적(단계적 확대)이 명확히 인정됨. 무상교육의 수익적 성격과 규율대상의 복잡다양성을 고려하면 명확성 요건 완화가 가능하고, 실제 제정된 중학교의무교육실시에관한규정의 내용이 위임의 목적·범위의 구체성을 뒷받침함
결론: 헌법 제75조 위반 아님
최종 결론(주문)
교육법(1984. 8. 2. 개정 법률 제3739호) 제8조의2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헌법 제31조 제2항의 의미: 헌법 제31조 제2항은 초등교육 이상의 공교육과정을 무상의 의무교육으로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아 이를 법률로 정하여 헌법시행과 동시에 서둘러 시행하라는 취지임. 동조항은 초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헌법규정에 의하여 직접 보장된다는 것을 명시한 것임. 다수의견처럼 초등교육 이상의 의무교육을 국가재정형편을 보아가며 천천히 실시해도 된다는 견해는 헌법 제31조 제2항의 명시적 규정과 역사적 배경, 헌법제정권자의 의도를 도외시하여 동 조항을 단순한 프로그램적 규정으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부당함
평등원칙 위반: 의무교육에 관한 헌법규정의 변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1972. 12. 27. 제4공화국 헌법 이래 우리 경제수준이 초등교육 이상의 의무교육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음. 입학금·수업료 면제 형태의 3년 중등교육 전면실시에 소요되는 연간 예산(6,000억원 미만)이 결코 감당 불가능한 재정부담이 아님(1990년 세수목표액보다 4조 9천억원 초과 징수된 사실 참고).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한 교육법 제8조의2는 합리적 이유 없이 평등원칙을 제한하는 법률임
헌법 제75조(포괄위임금지) 위반: 교육법 제8조의2는 실시의 기준·방법·시기·범위 등을 한정함 없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순차적으로 실시한다"고 규정하여 의무교육 실시를 거의 대통령 재량에 맡김. 이로써 전국적 의무교육 실시 시기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됨. 기본권의 제한이나 행사를 위한 기본적·본질적 사항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규정되어야 한다는 법률유보 원칙과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됨
재판관 이시윤의 반대의견
요지: 교육법 제8조의2는 헌법 제75조, 제31조 제2항에 합치하지 않는 법률임
교육법률주의 위반: 헌법 제31조 제2항은 교육법률주의를 채택하여 의무교육 실시에 관한 행정권의 개입을 막으려는 취지인데, 교육법 제8조의2는 중등교육 의무교육의 실시기준·시기·방법·범위 등 일체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행정부의 자의적 입법을 견제하는 장치가 없어짐. 이는 헌법에서 법률에 위임한 것을 대통령령에 재위임하면서 재위임의 엄격한 한계를 일탈한 것임
교육법 제8조 효력 수정·정지: 교육법 제8조는 모든 국민에게 3년 중등교육까지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였으나, 제8조의2에 의해 대통령령이 해당자로 규정해야만 비로소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것으로 수정·변경됨. 상위 법률인 교육법 제8조의 효력이 하위 법규인 대통령령에 의하여 수정·정지되는 결과가 되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남
포괄위임금지 위반: 실시의 시간적 한계, 실시지역·학년·소득수준 순위 등 어떤 기준도 제시 없이 막연히 "순차적"이라는 기준만 제시하여 전면적 실시 기한을 무한정 연장하는 입법이 되어도 자의적 입법이라 할 수 없게 됨. 이는 행정부에 백지위임에 가까운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의회민주정치에 큰 위험을 줌
입법 촉구: 중등교육 의무교육의 전면실시냐 단계적 실시냐는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속하나, 단계적 실시를 택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한다면 최소한 전면실시의 시한 등을 명시하여 행정부의 무제한적 입법재량 한계를 설정하면 헌법불합치 문제를 피할 수 있음. 이 방향의 새 입법을 입법자에게 촉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