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요건 판단
본안 판단
사건개요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불행사
당사자 주장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이 사건 협정(조약 제172호) 제2조 제1항 | 양 체약국 및 국민의 재산·권리·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 |
|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1항 |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 체약국 간의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 |
|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2항 | 외교상 경로로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은 3인의 중재위원으로 구성되는 중재위원회에 회부 |
| 헌법 제6조 제1항 |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짐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 보장; 국가의 불가침 기본적 인권 확인·보장 의무 |
| 헌법 제2조 제2항 |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짐 |
| 헌법 전문 |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
| 헌법 제23조 | 재산권 보장 |
| 인간의 존엄과 가치 | 최고의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목표규범; 국가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방어권 + 제3자에 의한 위협 시 국가의 보호의무 근거; 헌법 제10조 |
| 재외국민 보호의무 | 거류국과의 관계에서 국가가 하는 외교적 보호 + 법률·문화·교육 기타 제반 영역에서의 지원; 헌법 제2조 제2항 |
결정요지
(가) 적법요건 — 작위의무의 존재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만 허용됨.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이라 함은, ①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된 경우, ② 헌법의 해석상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③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경우를 포괄함.
이 사건 협정은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조약이고, 협정 제3조는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을 외교상 경로(1차) 및 중재(2차)로 해결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경우에 해당함.
헌법 제10조상 인간의 존엄성은 최고의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목표규범으로서 국가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방어권임과 동시에 국가권력의 과제로서 국민이 제3자에 의하여 인간존엄성을 위협받을 때 국가가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는 근거임. 헌법 제2조 제2항의 재외국민 보호의무는 거류국과의 관계에서 국가가 하는 외교적 보호를 뜻하는 것으로 헌법에서 도출됨. 헌법 전문상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선언에 의하여, 일본군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말살된 피해자들의 훼손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는 가장 근본적인 보호의무에 속함.
위 헌법 규정들 및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에 비추어, 피청구인이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가야 할 의무는 일본국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지속적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경우에 해당함. 나아가, 우리 정부가 청구권의 내용을 명확히 하지 않고 '모든 청구권'이라는 포괄적 개념을 사용하여 이 사건 협정을 체결한 것에도 책임이 있으므로, 그 장애상태를 제거하는 행위로 나아가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가 있음.
(나) 적법요건 — 공권력 불행사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외교적 지원·경제적 보상·국제사회 문제제기 등' 조치는, 이 사건 협정에 의한 배상청구권 소멸 여부에 관한 해석상 분쟁을 협정 제3조에 따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므로 작위의무 이행에 포함되지 않음. 가해자인 일본국이 법적 책임을 지는 것과 우리 정부가 사회보장적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금전적 배상책임을 묻지 않는 방침을 정하고, 이 사건 청구 이후에도 이 사건 협정의 해석과 관련한 분쟁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음. 2005. 8. 26. 민관공동위원회 결정이 협정 제3조의 외교상 경로를 통한 분쟁해결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해당된다고 보더라도 분쟁해결 노력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2008년 이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해결을 위한 별다른 계획도 없으므로 작위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
(다) 본안 — 해석상 분쟁의 존재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의 대일청구권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일본 정부·사법부는 포함되어 소멸하였다는 입장이고, 우리 정부는 포함되지 않아 법적 책임이 존속한다는 입장임. 피청구인도 이 사건 심판청구 과정에서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존재하고 이것이 협정 제3조의 '분쟁'에 해당함을 반복하여 확인함. 따라서 한·일 양국 간 해석상 분쟁이 존재함은 명백함.
(라) 본안 — 선례와의 구별
헌재 2000. 3. 30. 98헌마206 결정은 협정 제3조 제1항의 외교적 해결절차를 제쳐 두고 제2항의 중재회부방식에 의한 분쟁해결을 직접 도모할 의무가 있는지가 쟁점이었음. 이 사건의 쟁점은 피청구인이 협정 제3조 제1항·제2항에 의한 분쟁해결 전체(외교적 경로 우선, 불해결 시 중재)로 나아가야 할 헌법적 작위의무가 있는지 여부로서, 특정 방법을 취할 의무가 아니라 협정 규정에 따른 외교행위 등을 할 의무의 존재가 쟁점임. 따라서 선례의 사안과 구별됨.
(마) 본안 — 피청구인의 재량 한계
외교행위는 정부에게 폭넓은 재량이 허용되는 영역임은 부인할 수 없음. 그러나 헌법상 기본권은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므로 행정권력도 기본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행사되어야 하고, 외교행위라는 영역도 사법심사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음. 특정 국민의 기본권이 관련되는 외교행위에 있어서 법령에 규정된 구체적 작위의무의 불이행이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기본권 침해행위로서 위헌이라고 선언되어야 함. 피청구인의 재량은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 기본권침해 위험의 절박성, 기본권의 구제가능성, 진정한 국익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범위 내로 제한될 수밖에 없음.
법리 행정권력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 주체가 공권력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해태한 경우에 허용됨.
포섭
결론 적법요건 충족, 본안 판단으로 나아감.
(가) 제한되는 기본권
(나) 과잉금지원칙이 아닌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심사
(1) 기본권의 중대성: 일본군위안부 피해는 달리 그 예를 발견할 수 없는 특수한 피해로서, 유엔 인권소위·미국 하원 결의안 등 국제사회에서 '군사적 성노예', '인도에 대한 죄',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범죄'로 규정됨.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은 헌법상 재산권이자 근원적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신체의 자유와 직결되는 것으로 그 중대성이 인정됨
(2) 침해 구제의 절박성: 일본 법정을 통한 사법적 구제 및 일본 정부의 자발적 사죄·구제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됨. 2011. 3. 기준 정부 등록 피해 생존자 75명에 불과하고 모두 고령이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경우 배상청구권을 실현하여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고 침해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 있음
(3) 기본권 구제가능성: 구제가 완벽하게 보장된 경우에만 작위의무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제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족함.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가 최종적으로 부인되는 결과를 감수하겠다고 한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함. 2006년 유엔 국제법위원회 외교적 보호 조문 초안 제19조도 중대한 피해 발생 시 외교적 보호 행사가능성 고려 및 피해자 견해 반영을 권고적 관행으로 명시함. 피청구인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경우 일본국에 의한 배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여서는 아니 됨
(4) 진정한 국익과의 관계: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의 발전가능성' 또는 '외교관계의 불편'이라는 매우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사유는, 기본권 침해의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청구인들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는 타당한 사유 또는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국익이라고 볼 수 없음. 오히려 과거의 역사적 사실 인식의 공유를 향한 노력을 통해 일본 정부로 하여금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하도록 함으로써 한·일 양국 및 양 국민의 상호이해와 상호신뢰가 깊어지게 하고,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적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한·일관계의 미래를 다지는 방향이자 진정으로 중요한 국익에 부합함
결론
헌법 제10조, 제2조 제2항 및 전문과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 등에 비추어, 피청구인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가야 할 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경우에 해당함.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재산권 등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가능성, 구제의 절박성과 가능성 등을 널리 고려할 때 피청구인에게 이러한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재량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현재까지 분쟁해결절차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 피청구인의 부작위는 헌법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임.
주문: 피청구인의 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함.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각하 의견)
요지: 헌법상 명문 규정이나 헌법적 법리에 의하더라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서 정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야 할 작위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은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함.
근거 ①: 헌법 제10조·제2조 제2항·헌법 전문으로부터 구체적 작위의무 도출 불가
헌법에서 유래하는 구체적 작위의무는 기본권 주체인 국민에 대한 의무여야 함. 헌법 제10조(기본적 인권 확인·보장 의무), 제2조 제2항(재외국민 보호의무), 헌법 전문(임시정부 법통 계승)은 개방적·추상적·선언적 규정으로서 국가의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규정한 것일 뿐, 그 조항 자체로부터 어떠한 구체적 행위를 해야 할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음. 이는 헌재의 확립된 판례임(헌재 2000. 3. 30. 98헌마206; 1998. 5. 28. 97헌마282; 2005. 6. 30. 2004헌마859 참조).
근거 ②: 이 사건 협정 제3조로부터도 구체적 작위의무 도출 불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작위의무란 기본권 주체인 국민에게 국가에 대하여 특정 작위의무의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이어야 함. 이 사건 협정과 같은 조약의 의무사항은 기본적으로 체약국 당사자 사이에서 체약 상대방 국가에 대하여 부담할 것을 전제로 마련된 것임. 자국 국민이 자국 정부에 대하여 조약상 행위를 이행하라고 요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국민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구체적 문구가 해당 조약에 기재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협정 어디에도 그러한 내용이 없음.
근거 ③: 협정 제3조 자체가 의무조항이 아님
협정 제3조 제1항("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한다")은 외교적으로 해결하자는 양 체약국 사이의 외교적 약속 이상을 의미하지 않고, 제2항("중재위원회에 결정을 위하여 회부한다")도 반드시 중재를 요청하여야 한다는 의무적 요소가 없음.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외교적 해결과 중재절차 회부는 양 체약국의 재량행위임은 헌재 2000. 3. 30. 98헌마206에서도 확인된 바 있음. 다수의견이 위 선례를 이 사건과 구별하는 것은 선례의 취지를 오해한 것으로서, 위 선례에서 구체적 작위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주된 근거는 협정 제3조에 기한 외교적 해결이나 중재절차 회부 모두 의무사항이 아닌 재량사항이라는 데 있었음.
근거 ④: '외교상 경로를 통한 해결'은 구체적 작위가 아님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할 의무'는 국가의 일반적·추상적 의무 수준에 불과함. 이행의 주체·방식·이행정도·이행 완결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도 힘들고, 의무 불이행 여부의 사실확정이 곤란한 고도의 정치행위 영역임. 헌재가 정부에 막연히 '외교적 노력을 하라'는 의무를 강제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행정부에 외교정책 권한을 부여한 권력분립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음.
적용·결론: 헌법 제10조·제2조 제2항·헌법 전문·이 사건 협정 제3조 어디에서도 청구인들에 대하여 국가가 협정 제3조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음. 피청구인이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지 않고 있는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함.
참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6헌마78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