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중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분(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재판의 전제성: 당해 사건(호적정정신청)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정됨
제청권자: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2003헌가5·6 각 제청)
본안 판단
성(姓)의 사용에 관한 입법형성의 자유와 그 한계
부성주의 원칙 자체의 위헌 여부(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
예외적 상황에 대한 배려 없는 부성주의 강제의 위헌 여부(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
결정유형: 헌법불합치(잠정적용 명령)
2) 사실관계
사건개요
제청신청인 곽○구는 부 곽○진과 모 김○진 사이에서 출생하였고, 부 사망 후 모가 이○호와 재혼하면서 이○호가 곽○구를 입양함. 곽○구는 양부의 성을 따르기를 원하여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호적정정신청(2002호파84)을 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함. 법원이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중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함(2003헌가5)
제청신청인 곽○혜는 곽○구의 동생으로 동일한 경위로 호적정정신청(2002호파85)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고 법원이 제청함(2003헌가6)
침해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 부의 성 사용을 강제하고 모성 선택 및 부성 변경 가능성을 전면 배제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당사자 주장
제청법원: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0조(인격권·행복추구권), 제36조 제1항(개인의 존엄·양성평등), 제11조 제1항(평등원칙) 위반
법원행정처장: 부성주의는 오랜 전통을 가진 성씨제도로서 신분관계의 기초이고, 변경은 사회적 합의 문제이므로 신중한 접근 필요
여성가족부장관: 자녀의 성을 부성으로 강제하는 것은 부계혈통주의·남계혈통주의를 강제하는 것으로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 침해; 외국 입법례는 점차 부모 합의에 의한 성 결정으로 전환 중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구)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가에 입적한다(부성주의 원칙 선언)
민법 제781조 제1항 단서(구)
부가 외국인인 때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음(예외)
민법 제826조 제3항 단서·제4항(구)
입부혼의 경우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름(예외)
입양촉진및절차에관한특례법 제8조 제1항
요보호아동 입양시 양친이 원하면 양친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음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격권의 헌법적 근거
헌법 제36조 제1항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 가족제도 형성의 헌법적 한계 규정
성명은 개인의 정체성과 개별성을 나타내는 인격의 상징으로서 개인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생활영역을 형성하고 발현하는 기초가 됨. 따라서 자유로운 성의 사용은 헌법 제10조의 인격권으로부터 보호됨. 아울러 헌법 제36조 제1항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제도를 헌법적 차원에서 보장하고 있고, 성은 혈통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가족제도의 한 내용을 이룸.
성은 개인의 권리의무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이 크지 않고, 성의 사용에 관한 입법은 주로 이미 존재하는 생활양식을 반영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성의 사용에 관한 규율에는 폭넓은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됨. 다만 그러한 규율이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는 내용으로 가족제도를 형성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짐.
(2) 부성주의 원칙 자체의 위헌 여부
양계혈통 반영의 문제: 부성주의와 모성주의는 개인의 혈통을 반영함에 있어 그 어느 쪽도 완전하지 못하며 동일한 한계를 가짐. 성을 통해 인간의 혈통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성이 혈통을 제한된 범위에서만 반영하는 것도 허용됨. 따라서 부성주의가 모의 혈통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다고 해서 그 자체로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음.
사회 일반의 의식: 부성주의는 오랜 역사를 거쳐 형성·유지되어 온 생활양식으로서, 부성의 사용이 개인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 대다수 사회구성원이 여전히 자연스러운 생활양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음.
구체적 권리침해의 부존재: 어떤 성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족법상의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가 달라지지 않고, 부성주의로 인한 사실상의 차별적 효과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음.
소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성주의를 원칙으로 규정한 것 자체는 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음.
(3) 예외적 상황에 대한 배려 없는 부성주의의 위헌성
통상적인 가족관계에서 개인의 권리의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던 요소들이 가족관계에 장애와 변동이 발생한 경우에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그 성질이 변질되어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극히 제한된 예외(부가 외국인인 경우, 입부혼의 경우)만을 두어 부성의 사용이 강제됨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심각한 침해 가능성이 있는 예외적 상황에 대한 배려를 실질적으로 거의 규정하지 않음.
예외적 모성 부여의 필요성: 부의 사망, 부모의 이혼 후 모 단독 양육이 예상되는 경우, 혼인외의 자를 부가 인지하였으나 모가 단독 양육하는 경우 등에서, 부 또는 부계혈연집단과의 유대를 전혀 기대할 수 없고 부성의 사용이 달리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아니하는 반면 모의 양육에 의해 모계 혈연집단을 중심으로 생활관계를 형성할 것이 명확히 예상되는 경우, 일방적으로 부성 사용을 강제하면서 모성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음.
예외적 부성 변경의 필요성: 입양의 경우 양자는 친족관계·상속 기타 법률관계에서 친생자와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민법상 입양에서는 양부의 성으로 변경하는 규정이 없음. 또한 재혼 후 계부가 실질적 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재혼 모의 자녀 역시 계부 가족과 항구적 생활관계를 형성하는 경우에도 성 변경이 허용되지 않음. 이러한 경우 양부 또는 계부의 성을 사용하여 새로 형성된 가족의 구성원임을 대외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인격적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됨. 반면 개인의 생활관계에 실질적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생물학적 부의 혈통을 성으로 상징하도록 강요하면 내부적으로 정서적 통합에 방해가 되고 대외적으로 비우호적인 호기심과 편견을 유발함.
소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성주의를 규정한 것 자체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나, 가족관계의 변동 등으로 부성의 사용 강제가 개인의 가족생활에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도 부성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인격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여 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에 위반됨.
별개의견 (재판관 2인: 송인준, 전효숙) — 부성주의 원칙 자체가 위헌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남녀의 성을 근거로 한 차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은 허용되지 않음. 혼인·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 보장이란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을 존중하라는 의미이며, 부득이한 사유 없이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개인의 존엄에 반함.
부성주의는 부(父)와 남성(男性)을 기준으로 혈통 계승을 강제하여 여성의 지위를 부차적·열등한 것으로 만드는 바, 이러한 차별취급을 정당화할 입법목적이 없음. 생물학적으로 부의 혈통과 모의 혈통은 동시에 전달되므로 성별 차이를 근거로 부성주의를 정당화할 수 없고,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만으로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음. 따라서 헌법 제36조 제1항의 양성평등원칙에 위반됨.
부모의 합의를 통해 자에게 부여할 성을 결정하는 것은 사적 생활영역에 속하는 문제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별적 가족관계와 구체적 상황에서 모 또는 자의 이익을 위한 모성 선택 또는 부성 변경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성 사용만을 강제하면서 그 강제에 대한 구체적 이익을 찾을 수 없어 헌법 제36조 제1항의 개인의 존엄 보장에 위반됨.
결론: 위헌이나, 법적 공백과 혼란 방지를 위해 헌법불합치결정(잠정적용)이 상당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부성주의 원칙 자체의 위헌 여부
법리: 성의 사용에 관한 규율에는 폭넓은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나,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는 가족제도 형성은 허용되지 않음.
포섭: 부성주의는 오랜 생활양식으로서 사회 일반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부성의 사용이 가족법상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에 실체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양계 혈통을 모두 성으로 반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성주의 원칙 자체가 성의 본질에 반하거나 개인의 구체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님.
결론: 부성주의 원칙을 규정한 것 자체는 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음.
쟁점 2 — 예외적 상황에 대한 배려 없는 부성주의 강제의 위헌 여부
법리: 통상적 가족관계를 전제로 한 제도도 가족관계의 변동 등 예외적 상황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성질이 변질됨. 입법자는 부성주의의 강제가 개인의 가족생활에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예외적 상황에 대해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임.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가 외국인인 경우와 입부혼의 경우라는 극히 제한된 예외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임.
부의 사망·부모 이혼 후 모 단독 양육이 예상되는 경우, 부 또는 부계혈연집단과의 유대를 전혀 기대할 수 없어 부성 사용이 달리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모계 혈연집단을 중심으로 생활관계를 형성할 것이 명확히 예상됨에도 모성 선택을 허용하지 않음.
민법상 입양의 경우 양자는 친생자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짐에도 양부의 성으로 변경하는 규정이 없고, 재혼 후 계부가 실질적 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계부 성으로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아 개인의 인격적 이익과 밀접한 부성 변경 필요성을 전면 배제함.
이러한 경우 개인의 생활관계에 실질적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생물학적 부의 혈통을 성으로 상징하도록 강요하여 내부적 정서적 통합 방해 및 대외적 편견 유발이라는 구체적 불이익이 발생함.
결론: 예외적 상황에 대한 배려 없는 부성주의 강제는 인격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여 헌법 제10조, 제36조 제1항에 위반됨.
최종 결론(주문)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중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함(헌법불합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개정 법률이 공포되어 2008. 1. 1. 시행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위 법률조항은 2007. 12. 31.까지 계속 적용됨(잠정적용 명령).
5) 반대의견 (재판관 권 성)
요지: 부성주의를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근거
(1) 문화가 헌법에 선행하는 경우
부성주의는 헌법에 선행하는 문화임. 기존 문화와 헌법적 가치 사이의 간극을 평가할 때 ① 기존 문화의 합리성 확인 및 간극의 크기 측정, ② 간극 해소 기술의 합리성 확인, ③ 시기의 적합성 판단이라는 단계적 사고가 필요함.
(2) 부성주의의 합리성
모자관계는 출산·수유라는 자연적·객관적 사실로 대외적으로 명확히 인식되나, 부자관계는 객관적으로 인식케 할 외관상 명백한 사실이 없어 본질적으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음. 부자관계의 불확실성은 일부일처제를 기초로 한 가족의 형성·유지와 사회공동체의 안정을 위협함. 부성주의는 부계혈통을 대외적으로 공시하는 기능 및 생래적으로 모에 비해 약화되기 쉬운 부자간의 일체감·유대감을 강화하여 가족의 존속과 통합을 보장하는 기능을 가짐. 따라서 부성주의는 나름의 합리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
(3) 부성주의로 인한 차별의 부존재·간극의 미존재
성은 사람을 식별하는 기호체계의 하나일 뿐이고, 이 기호의 채택이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실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은 기호의 본질상 자명함. 역사적으로도 성의 사용과 별개로 부계·모계에 대한 실질적 차별이 없었고, 오늘날에도 친족·상속법상 실체적 법적 지위에 부성주의가 영향을 미치지 않음. 재혼·입양으로 인한 불이익의 직접 원인은 부성주의가 아니라 재혼·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며, 법률이 부성주의에 대한 예외(입부혼, 부가 외국인인 경우, 입양촉진및절차에관한특례법상 요보호아동 성 변경)도 이미 인정하고 있음. 따라서 부성주의의 내용과 헌법적 가치 사이에 위헌의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간극이 존재하지 않음.
(4) 대체수단의 부적절 및 시기상조
부성주의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제도들(부모 성 결합, 개인별 성 결정)도 부성주의와 마찬가지의 한계를 가지며, 부성주의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다른 가족제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부성주의를 폐지하는 것은 교각살우의 위험이 있음. 또한 부성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생활양식이고, 추상적인 자유·평등의 잣대만으로 규범의 합헌성을 부정하여 생활양식과 문화 현상의 변화를 일거에 강제하는 것은 시기상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