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요건 판단
본안 판단
사건개요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불행사
당사자 주장 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표준어 규정(1988. 1. 19. 문교부 고시 제88-2호) 제1부 제1장 제1항 |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함 |
| 구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항 |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함 |
| 구 국어기본법 제18조 |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교과용 도서 편찬·검정·인정 시 어문규범 준수 의무 |
| 구 국어기본법 제3조 제3호 | "어문규범"의 정의: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제정된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표준어발음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등 |
| 구 국어기본법 제4조 제1항 |
| 국가·지방자치단체는 지역어 보전 등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함(추상적 정책방향) |
| 헌법 제10조 |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포함 |
| 헌법 제36조 제1항 | 혼인·가족생활 보장; 부모의 자녀교육권의 헌법적 근거 |
| 헌법 제31조 제1항, 제6항 |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학교교육에 관한 국가의 포괄적 규율권한 |
| 헌법 제37조 제2항 | 기본권 제한의 한계: 비례원칙(입법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
결정요지
(1) 이 사건 표준어 규정에 대한 적법요건 판단 — 각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자만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어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허용되지 아니함.
이 사건 표준어 규정은 표준어의 개념을 정의하는 조항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법적 효과를 갖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자유나 권리를 금지·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등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 가사 방언 사용자에게 심리적 제약 효과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간접적·사실적 제약에 불과하여 법적 효과로서의 기본권 제한이라 보기 어려움. 또한 표준어 정의는 서울지역어 가운데 교육받은 사람이 구사하는 언어라는 의미일 뿐 표준어 사용 여부와 교양 있는 사람인지 여부의 판단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불이익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움.
(2) 이 사건 부작위에 대한 적법요건 판단 — 각하
행정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비로소 허용됨.
헌법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게 '초·중등교육 과정에 지역어 보전 및 지역의 실정에 적합한 기준과 내용의 교과를 편성할 구체적인 의무'를 명시한 바 없고, 헌법 제10조, 제31조, 제9조로부터도 위와 같은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할 수 없음. 구 국어기본법 제4조 제1항도 지역어 보전을 위한 추상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을 뿐, 위와 같은 구체적인 헌법상 작위의무의 근거가 될 수 없음. 따라서 이 사건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작위의무 없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헌법소원으로서 부적법함.
(3)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 — 기각
[표준어의 기능 및 우리나라 표준어 성립의 특수성]
표준어는 방언차에 따른 의사소통의 불편 해소 및 준거기능을 위해 전국민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도록 정한 말로서, 통일의 기능, 독립의 기능, 준거의 기능을 담당함. 우리나라는 근대사회 이전까지 한문이 공적 문어로 사용되었고 일제 강점으로 근대적 독립 정치·경제체제에서의 표준어 형성이 본격화되지 못하였으며,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표준어 형성 작업의 시발점이 된 역사적 특수성이 있음. 이러한 배경에서 표준어를 확립하는 것은 단순히 지방방언을 표준어와 구별하는 것을 넘어 국어 및 문화 정체성을 지켜내는 의미를 가짐.
[문제되는 기본권]
[비례원칙 심사]
① 입법목적의 정당성·수단의 적합성: 교육과 행정언어를 통하여 표준어를 정립함으로써 단일한 언어 공동체로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확보하는 것은 헌법상 정당한 공익이고, 공교육 교과용 도서 및 공문서에 표준어 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그 공익 실현에 적절한 수단임
② 피해의 최소성: 단일한 언어 사용 국가에서 표준어를 정립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합리적인 방법은 표준어에 기초한 광범위한 공교육 및 공적 언어의 표준어 통일임.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적 배경 상 서울지역의 역사성, 문화적 선도성, 사용인구의 최다성, 지리적 중앙성 등에 비추어 서울말을 표준어의 원칙으로 삼는 것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 기준이라 하기 어려움. 공문서와 교과용 도서만을 규율대상으로 하고, 사적 언어생활·문학작품·영화·드라마 등에서의 언어 사용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아니함. 이 사건 표준어 규정은 1970년대부터 1988년까지 국어심의회 등을 통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공동노력에 의하여 성안된 것으로 사법적 심사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 결국 표준어 범위 기준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유형 및 내용으로 가급적 한정하여 합리적으로 규정하였고, 달리 덜 제약적인 수단을 상정하기도 어려우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지 아니함
③ 법익의 균형성: 공문서·교과용 도서에 표준어 사용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적 언어생활 영역을 제외한 일부에 국한되어 비중이 크지 않음. 반면 각 지방의 지역어로 공문서·교과용 도서가 작성될 경우 의사소통 혼란 등 공익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볼 수 없음. 따라서 공익과 사익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입법임
[부모의 자녀교육권]
헌법 제31조 제6항에 의하여 학교교육에 관한 한 국가는 부모의 교육권으로부터 원칙적으로 독립하여 독자적인 교육권한을 부여받아 광범위한 형성권을 가짐. 교과용 도서를 표준어 규정에 의하도록 한 부분은 국가의 학교교육 내용과 목표를 정할 수 있는 포괄적인 규율권한 내의 문제로서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지 아니하므로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하지 아니함.
① 이 사건 표준어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 각하
② 이 사건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 각하
③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위헌 여부 — 기각
(가) 제한되는 기본권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2) 수단의 적합성
(3) 침해의 최소성
(4) 법익의 균형성
최종 결론(주문)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 이 사건 법률조항들 헌법 위반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됨
근거 및 포섭
표준어 규정은 어느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인가를 표준어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어, 특정 지역어를 표준어로 정하는 경우 그 지역 이외 방언 사용자들의 언어생활에 상당한 위축을 가져옴; 국가의 공적 가치판단은 국민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어야 함
침해의 최소성 위반: 서울지역은 행정구역 단위로서 언어의 표준 지역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좁은 지역임; 1960년대 이후 지방민이 대거 유입되어 거대도시가 되었고 행정구역 경계도 확장·변경되어 표준어 규정이 상정하는 서울말의 원형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하기 어려운 정도가 됨; 그동안의 표준어 정책, 공교육 발달, 매스컴의 발달 등으로 오늘날 전국적인 방언 차이는 국민적 의사소통에 별다른 어려움을 주지 않을 만큼 약화됨; 서울지역이라는 기준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기준으로 지나치게 좁고 획일적임
서울 이외 각 지역어도 누대에 걸쳐 전승된 민족 전체의 문화유산으로서, 발달된 미디어를 통해 국민 대부분이 지방방언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오늘날 서울 이외 일체의 지역어를 배제하는 것은 해당 지역민에게 문화적 박탈감을 주는 비합리적 방법임; 각 지역어를 조사·연구하여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함
일제 강점기 표준어 기준 수립의 역사적 의미는 인정하지만,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과거 언어규범을 엄격히 고수하면 표준어와 국어 발달을 저해함; 문화국가 헌법 원리상 국가는 특정 문화모델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유포하거나 수용을 강제해서는 안 되며, 개입하는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함
서구 선진국 및 일본(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가 주도 표준어 정책 포기, '공통어' 개념 채택)의 사례에 비추어 민간 주도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언어형성 방식이 바람직함
결론: '서울말'이라는 기준만으로 표준어 범위를 결정하고 교과서와 공문서에 강제하는 것은 서울 이외 지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합리적 기준이 될 수 없어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됨
참조: 헌법재판소 2009. 5. 28. 선고 2006헌마61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