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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아카이브

손해배상(기)

2020. 5. 28.

AI 요약

2017다211559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관련 공무원에게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 규정이 없는 경우, 공무원의 부작위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정해 주는 '행정규칙'이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조치가 행정규칙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그 조치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
  • 자살우려자 식별과 신상파악·관리·처리의 책임이 있는 각급 부대의 지휘관 등 관계자가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 장병의 자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자살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고 조치를 취했다면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다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
  • 인성검사에서 '부적응, 관심, 자살예측' 결과가 나왔음에도 자살우려자 식별과 신상파악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정을 이유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해당 없음

2) 사실관계

  • 소외 1은 2012. 7. 2. 해군 기초군사교육단에 입소하여 교육을 받은 다음 2012. 9. 1. 하사로 임관하여 해군교육사령부(교육사) 정보통신학교에서 음탐사(音探士) 후반기 교육을 받았고, 2013. 1. 7.경부터 해군 제2함대 ○○○함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3. 5. 14. ○○○함 안에서 목을 매어 사망함(이 사건 사고). 원고들은 소외 1의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이고 피고는 대한민국임
  • 소외 1은 2012. 9. 6. 교육사에서 인성검사를 받았는데 '부적응, 관심(부적응이나 사고 가능성이 예측되지만 적극적인 관심이나 도움을 통해 극복할 가능성이 높음), 자살예측'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조직적합성 항목에서 '매우 낮음' 판정 및 가족관계 갈등·대인관계 문제로 구체적 면담 필요 판정을 받음
  • 소외 1의 소속 부대 당직소대장인 하사 소외 2는 검사 당일 소외 1과 면담하였으나 검사 결과와 달리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하여 누구에게도 검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고, 1차 신상관리 책임자인 상사 소외 3은 인성검사 결과를 알지 못한 채 소외 1과 면담하여 특이사항이 없다고 기록하였으며, 소속 부대는 소외 1의 신상등급을 B급에서 2012. 11.경 C급(신상에 문제점이 없는 자)으로 변경함
  • 소외 1은 ○○○함 전입 후 2013. 1. 22. 실시된 인성검사를 비롯한 수차례의 면담과 검사에서 모두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함은 소외 1의 신상등급을 2013. 4.경 C급으로 변경함
  • 소외 1은 사고 전날인 2013. 5. 13. 실시한 모의평가에서 응시한 3명 중 가장 낮은 점수인 60점을 받아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다음 모의평가를 준비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함
  • 법원감정인은 심리부검을 통해, 소외 1이 내향적·의존적 성향으로 감정을 억압해 왔고, ○○○함 전입 후 스트레스를 내적으로 억압하는 경향이 강해져 적응장애를 거쳐 우울증으로 진행하였을 것으로 분석하였으며, 인성검사에서 자살예측이 나온 것은 당시 자살예측성이 높았음을 의미하고 조기 평가·치료가 필요하였다고 평가함
  • 원심(서울고법 2017. 1. 20. 선고 2015나2049505 판결)은 소외 1의 소속 부대 담당자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국가배상청구를 기각함
  • 상고이유 요지: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 행정규칙의 대외적 구속력 및 적법성 판단기준, 자살예방 관련 규정에 따른 조치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주장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요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공무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법령위반 손해배상책임의 요건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4조국가의 자살예방 정책 수립·시행 책무
행정소송법 제1조행정처분 일반에 관한 근거(행정규칙의 구속력 판단의 전제)

판례요지

  • 공무원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
    •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
    • '법령 위반'이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않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객관적인 정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경우를 포함함
    •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가가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음
    • 그러한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음
    •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 결과를 예견하여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함(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8520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 등 참조)
  • 행정규칙의 대외적 구속력 및 조치의 적법성 판단기준
    •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 주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음
    • 공무원의 조치가 행정규칙을 위반하였다고 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공무원의 조치가 행정규칙을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님
    • 공무원의 조치가 적법한지는 행정규칙에 적합한지 여부가 아니라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 목적 등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함(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등 참조)
  • 자살우려자 식별·관리 책임자의 조치의무 및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 자살예방법과 부대관리훈령 등의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자살우려자 식별과 신상파악·관리·처리의 책임이 있는 각급 부대의 지휘관 등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자살이 우려되는 장병을 식별하고 신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자살의 가능성이 확인된 장병에 대해서는 정신과 군의관의 진단 등을 거쳐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자살 등의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음
    • 각급 부대의 관계자가 자살예방 관련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 장병의 자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자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고 그러한 조치를 취했을 경우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관계자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이에 대한 과실이 인정되고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짐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공무원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 법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 규정이 없더라도, 침해되는 법익·손해의 심각성·절박성과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회피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작위의 법령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
  • 포섭: 자살예방법 및 부대관리훈령 등은 자살우려자 식별과 신상파악·관리·처리의 책임이 있는 지휘관 등 관계자에게 인성검사 결과 등을 활용하여 자살우려자를 식별하고 정신과 군의관 진단 등 후속조치를 취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음. 소외 1의 인성검사에서 '부적응, 관심, 자살예측' 결과가 나왔음에도 하사 소외 2가 이를 교육사 관계자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1차 신상관리 책임자인 상사 소외 3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신상등급을 C급으로 조정하였으며, 이후에도 인성검사 결과가 신상관리에 반영되지 아니함
  • 결론: 자살우려자 식별·신상파악·관리·처리의 책임이 있는 관계자가 인성검사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할 직무상 의무를 과실로 위반한 것에 해당함

쟁점 2: 행정규칙(부대관리훈령 등)의 구속력과 조치의 적법성 판단기준

  • 법리: 행정규칙은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고, 공무원 조치의 적법성은 행정규칙 준수 여부가 아니라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 목적에 적합한지 여부로 판단하여야 함
  • 포섭: 부대관리훈령·해군규정 등은 자살예방법 제4조가 정한 국가의 자살예방 정책 수립·시행 책무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각급 부대 소속 지휘관과 담당자들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규정들에 따른 조치의무 위반 여부는 상위법령인 자살예방법의 취지에 비추어 판단됨
  • 결론: 행정규칙 위반이 곧바로 위법을 의미하지는 않으나, 상위법령인 자살예방법의 취지에 비추어 관계자의 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됨

쟁점 3: 인성검사 결과 미반영과 이 사건 사고 간 상당인과관계 및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 법리: 자살우려자 식별·신상파악·관리·처리의 책임이 있는 관계자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고 조치를 취했다면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다면 직무상 의무 위반과 과실이 인정되어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함
  • 포섭: 소외 1은 교육사에서 실시된 인성검사에서 '자살예측' 결과가 나타나 자살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사정이 있었음에도 그 결과가 신상관리에 반영되지 아니함. 지휘관 등 관계자가 인성검사 결과를 파악하였더라면 소외 1을 자살우려자로 식별하거나 A급으로 분류·관리하여 정신과 군의관 진단, 전문가 상담 등 후속조치를 취했을 개연성이 크고, 그러한 조치를 취했다면 소외 1이 업무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
  • 결론: 인성검사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직무상 의무를 과실로 위반한 것이고, 그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함
  • 최종 결론: 원심판결 파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참조: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다21155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