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형법 제304조 중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재판의 전제성: 각 당해 사건(대법원 2008도2440 사기 등, 서울동부지방법원 2009노1104 혼인빙자간음)에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 주문에 영향을 미침
위헌제청신청 기각 후 청구: 청구인 임○연은 대법원에서 기각(2008초기196)된 날 청구, 청구인 양○석은 1심 법원에서 기각된 후 청구
청구기간: 각 기각결정 통지 후 30일 이내 청구로 적법
본안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헌법 제10조)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헌법 제17조)를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간접적으로 검토됨)
2) 사실관계
사건 개요
청구인 임○연(2008헌바58): 혼인빙자간음, 사기, 절도로 기소되어 1·2심에서 징역 2년 6월 선고 → 대법원에 위헌제청신청 기각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헌법소원심판 청구
청구인 양○석(2009헌바191): 76회 및 58회에 걸친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0월 선고 → 위헌제청신청 기각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헌법소원심판 청구
당사자 주장 요지
청구인들: 남녀 자유의사에 의한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자기결정권(헌법 제10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헌법 제17조) 침해; 행위 주체를 남성, 보호 대상을 부녀로 한정하여 평등원칙(헌법 제11조 제1항) 위반; 국민 법의식 변화, 형사처벌 실효성 저하, 악용 사례 등으로 폐지 필요
법무부장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평등원칙에도 반하지 않으므로 합헌
여성부장관: 여성을 성적 의사결정 자유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측면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성격 내재
(1) 심판대상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법 제304조 중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 부분임.
(2)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0조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며,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자기결정권이 포함됨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혼인빙자간음행위를 형사처벌함으로써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남성의 성생활이라는 내밀한 사적 생활영역에서의 행위를 제한하므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제한함
(3)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 법리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나, 그 한계를 넘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엄격한 비례심사가 이루어져야 함
특히 사생활 영역을 규율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직업·재산권 영역에 비해 입법자의 형성권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며, 개인의 성행위와 같은 사생활의 내밀영역에 대하여는 국가 간섭과 규제를 최대한 자제하여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수단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함
어떠한 행위에 대하여 형벌권을 행사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사회의 시대적 상황·사회구성원의 의식에 의하여 결정될 수밖에 없음
(4) 목적의 정당성
인간이 도덕과 관습의 범위 내에서 국가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이성과 애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의 본질적 내용의 일부를 구성하며, 남녀 간의 내밀한 성적 자유는 그 속성상 법률에 의한 제한과 친하지 않음
이성관계 자체에 해악적 문제(미성년·심신미약 대상, 폭행·협박, 매매, 공중노출, 위험 질병 전염 등)가 수반되지 않는 한 법률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성적 자유에 대한 무리한 간섭이 되기 쉬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유혹의 방법은 내밀한 성적자기결정권의 영역에 속하고 애정행위는 속성상 과장이 수반되게 마련임; 혼전 성관계를 처벌 대상으로 하지 않는 이상, 혼전 성관계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 유도행위 또한 처벌하여서는 아니 됨
여성이 자신의 결정이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 남성의 처벌을 국가에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임; 남성이 결혼을 약속했다고 하여 성관계를 맺은 여성만의 착오를 국가가 형벌로써 사후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여성이란 성적자기결정권을 자기책임 아래 스스로 행사할 능력이 없는 열등한 존재'라는 규범적 표현으로서, 남녀 평등을 지향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의무(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하고 국가 스스로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것임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로 보호 대상을 한정하는 것은 결국 여성에 대한 고전적 정조관념에 기초한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셈이 되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이 여성의 주체적 기본권으로서의 성적자기결정권이 아니라 남성우월의 고전적 정조관념에 입각한 것임을 보여줌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규정을 통하여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 자체가 헌법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함
(5) 수단의 적절성 및 피해최소성
국민 일반의 법감정 변화: 결혼을 약속하였다고 하여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가 형사 법률에 의해 보호될 법익이 되기 위해서는 한번의 혼전 성관계가 여성에게 곧 결혼을 의미하는 성풍속이나 여성에게 결정적 장애라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 여성의 착오에 의한 혼전 성관계를 형사 법률이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이미 미미해졌음; "교활한 무기를 사용하여 순결한 성을 짓밟고 유린하는 남성"과 "성의 순결성을 믿고 있는 여성" 간의 대립항은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워졌음
형사처벌의 적정성: 성인이 어떤 종류의 성행위와 사랑을 하건 원칙적으로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명백히 사회에 해악을 끼칠 때에만 법률이 규제하면 충분함; 폭행·협박·위력의 강압적 요인이 개입하는 등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때에만 처벌하면 족하고 그 외는 여성 자신의 책임에 맡겨야 하며 형법이 개입할 분야가 아님; 사생활에 대한 비범죄화가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세계적으로도 혼인빙자간음죄를 폐지해 가는 추세임
형사처벌의 실효성: 최근 5년간 연평균 기소 건수 30건 미만으로 처단 기능이 현저히 약화됨; 범의 입증이 쉽지 않아 선별적·자의적 처벌 초래로 법의 신뢰 손상; 혼인빙자간음죄 폐지 이후 성도덕 문란 등 사회적 병폐가 늘어났다는 자료나 통계가 발견되지 않음; 행위규제규범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어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려움
형사처벌로 인한 부작용: 친고죄로서 고소 및 고소취소가 남성을 협박하거나 위자료를 받아내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폐해가 발생; 자기결정에 의하여 자기책임 하에서 스스로 정조를 포기한 여성이 위자료청구의 대안이나 보복 수단으로 국가 형벌권을 이용하는 것은 공형벌권의 정당한 행사라 볼 수 없음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단의 적절성과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음
(6)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반면, 이로 인하여 추구되는 공익은 보호의 실효성이 현격히 저하된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들만의 '성행위 동기의 착오의 보호'로서 침해되는 기본권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상실하였음
(7)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및 피해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법익의 균형성도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 종전 합헌결정(헌재 2002. 10. 31. 99헌바40, 2002헌바50 병합)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제한되는 기본권
법리
헌법 제10조의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적자기결정권이 포함되고, 헌법 제17조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함.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혼인빙자간음행위를 형사처벌함으로써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남성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제한함.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함.
쟁점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성적자기결정권: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 헌법 제10조의 자기운명결정권에서 도출됨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성생활이라는 내밀한 사적 생활영역에서의 행위에 관한 자유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법리
헌법상 남녀 간의 내밀한 성적 자유는 법률에 의한 제한과 친하지 않은 속성을 가지며, 해악적 문제가 수반되지 않는 한 이성관계 자체에 대한 법률의 직접 개입은 성적 자유에 대한 무리한 간섭이 되기 쉬움. 국가가 여성의 착오를 사후적으로 형벌로 보호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자기결정권을 자기책임 하에 행사할 능력이 없는 열등한 존재로 규범화하는 것으로, 헌법 제36조 제1항의 남녀 평등 의무에 반함.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해악적 문제 없이 통상적 유도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는 혼전 성관계를 처벌 대상으로 삼음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로 보호 대상을 한정하여 고전적 정조관념에 기초한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셈이 됨
여성의 착오를 사후적으로 국가 형벌로 보호하는 것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고 국가의 남녀 평등 의무(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함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목적 자체가 헌법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아 목적의 정당성 인정되지 아니함.
(2) 수단의 적합성
법리
사생활 내밀영역에 대한 형사처벌은 행위규제규범으로서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경우에만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됨. 사비범죄화(비범죄화)가 현대 형법의 추세이며, 강압적 요인 없이 성적 자유에 개입하는 형사처벌은 성생활의 사생활적 속성과 부합하기 어려움.
포섭
연평균 기소 건수 30건 미만으로 행위규제규범으로서의 기능이 현저히 약화됨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 효과를 거두었음을 보여주는 자료 부존재
혼인빙자간음죄 폐지 이후 성도덕 문란 등 사회적 병폐 증가를 보여주는 자료나 통계 부존재
결론
수단의 적절성을 갖추지 못함.
(3) 침해의 최소성
법리
사생활 특히 성적 사생활 영역에서 형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고,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수단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함.
포섭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 혼전 성관계에서의 착오를 형사 법률이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이미 미미해짐
폭행·협박·위력의 강압적 요인 없는 경우는 여성 자신의 책임에 맡겨야 하고 형법이 개입할 분야가 아님
친고죄로서 고소·고소취소가 위자료 수단이나 보복 수단으로 악용되는 폐해 발생으로 공형벌권의 정당한 행사라 볼 수 없음
보호되는 공익은 보호의 실효성이 현격히 저하된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들만의 **'성행위 동기의 착오의 보호'**에 불과하여 침해되는 기본권보다 중대하다 볼 수 없음
결론
법익의 균형성 상실.
최종 결론
형법 제304조 중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6 대 3).
5) 반대의견
재판관 이강국, 조대현, 송두환의 반대의견 (합헌)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부가 아닌 남녀의 정교행위 자체를 처벌하거나 부녀의 정조·혼전 순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자의 혼인빙자행위로 인하여 부녀가 기망에 빠져 정교에 응한 경우 — 즉 혼인빙자행위와 부녀의 정교동의 및 정교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 에 부녀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호하려는 것임
성윤리가 변화되었더라도 남자의 혼인빙자가 부녀의 정교 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의 존재이유가 없어졌다고 볼 수 없음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요건으로 삼은 것은 혼인빙자로 인하여 정교에 관한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경우만 처벌하기 위한 것이고, 부녀만 보호 대상으로 삼은 것은 여자가 남자에 대하여 혼인을 빙자하는 경우 남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적다는 남녀 신체구조·윤리적·정서적 인식 차이에 착안한 것임
나. 제한되는 기본권에 관한 반대의견의 입장
혼인빙자행위는 자신만의 영역을 벗어나 다른 인격체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자기결정권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임;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혼인빙자 간음한 남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지, 그 남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음
남자의 혼인빙자로 인하여 여자가 피해를 입고 고소한 경우에는 사생활의 영역과 기본권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 사회질서 침해의 문제로 표출된 것임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① 혼인빙자, ② 그로 인한 부녀의 기망, ③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 ④ 인과관계 있는 간음 응함, ⑤ 피해자 고소라는 요건을 통해 처벌 대상을 최소한으로 한정함; 친고죄로 규정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고 국가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임
법정형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은 혼인빙자간음행위의 가벌성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겁지 않음
성윤리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헌법·법률의 보호와 배려를 필요로 하는 소수의 여성들이 존재하고, 최근 5년간 매년 500여 건의 고소, 200여 건의 공소권없음 처리, 20여 건 이상의 기소가 이루어지고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 폐기는 다수의 선량한 피해여성들에 대한 법률 보호를 포기하게 되는 것임
라. 재판관 송두환의 보충의견
형법 제304조는 '위계에 의한 간음죄'를 규정한 것으로, 위계가 간음행위와의 법률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구성요건에 해당함; 강간죄·강제추행죄(폭력적·강압적 방법)와 함께 위계·기만적 방법에 의한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도 처벌 필요성 있음
위계·기망에 의하여 성관계를 가진 후 혼인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깨어져 심각한 정신적 고통 및 신체적 후유증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를 "해악적 문제가 수반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음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녀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입법정책적 논의 필요 여부의 문제일 뿐 위헌 여부의 문제는 아님; 여권신장 등 변화로 특별한 보호 필요성이 감소하였더라도 우리 사회의 여성들 모두가 보호와 배려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고 볼 수 없음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모든 성행위에 형벌을 가하거나 과장된 구애표현까지 금지하거나 사정변경으로 변심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혼인의사도 없이 혼인빙자의 위계로써 기망하여 성관계를 편취하는 반사회적 행위를 제재하는 것임;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위계·기망·편취의 자유를 인정하는 셈이 되어 부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