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도13370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를 하여 의료법위반죄로 기소된 사안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비의료인이 행한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의료행위의 개념 및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기준
- 대법원 2004도673 판결 등 종래 판례(비의료인 문신행위 = 무면허 의료행위) 변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헌법합치적 법률해석 필요성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직업의 자유·행복추구권·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의료인이 아님
- 피고인은 2019. 5. 27.경 공소외인의 오른팔에 이른바 '레터링(Lettering) 문신'을 시술하고 대가로 35만 원을 수령함
- 시술 방법: 문신할 부위에 에탄올을 발라 소독하고, 타투용 펜으로 밑그림을 그린 후 멸균 소독한 문신용 기계에 일회용 바늘을 장착하여 염료를 묻혀 작동시키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일회용 바늘로 피부를 찔러 염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서화문신행위를 함
- 제1심 및 원심(수원지방법원 2022. 9. 28. 선고 2021노5676 판결): 피고인의 문신행위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 판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구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 개정 전) 제1조 |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의 건강 보호·증진 목적 |
| 구 의료법 제2조 제1항, 제2항 | 의료인(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의 정의 및 국민보건 향상 사명 |
|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불가 |
| 구 의료법 제87조 제2항 | 제27조 제1항 위반자 형사처벌 |
| 헌법 제10조 | 일반적 인격권, 행복추구권 |
판례요지
-
의료행위의 개념: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외과적 시술, 조산, 간호 등을 시행하여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하는 행위 및 그 밖에 사회통념에 비추어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신체 등에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학적 전문지식에 기초한 시행 및 관리가 필요한 행위를 의미함
-
판단기준: 행위의 목적과 수단, 경위와 태양,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
의료행위 개념의 개방성: 의료행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그 범위도 의료기술의 발전과 의료환경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수반하여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의료행위의 개념을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의지에 따른 것임(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음: 아래 네 가지 근거를 종합하여 판단함
-
헌법합치적 해석 원칙: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하여 충분한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헌법합치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의료행위의 범위를 사회통념에 비추어 반드시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행위로 한정함으로써 의료인 아닌 사람들의 기본권 제한 범위를 최소화하여야 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행위의 목적과 수단, 경위와 태양
법리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수단, 경위와 태양을 포함한 종합적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함
포섭
-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는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루어짐
- 시술 의뢰자는 개성 표현·예술·장식 등을 목적으로 문신을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하며, 시술자도 장식적·예술적·미용적 측면에 중점을 두어 전형적 문신 방법에 따라 시술할 뿐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주된 목적 또는 부수적 목적으로 삼지 않음
- 문신행위 과정에서 질병의 예방·치료나 건강 증진을 위한 행위임을 표명하지 않거나 질병의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임
증거
-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오른팔에 레터링 문신을 시술하고 35만 원을 수령한 사실
- 피고인이 에탄올 소독, 타투용 펜 밑그림, 멸균 소독 문신용 기계, 일회용 바늘 등 일반적인 문신 방법으로 시술한 사실 —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해 인정됨
결론
해당 행위는 질병의 예방·치료와 직접 관련 없는 서화문신행위로 의료행위의 목적·수단·태양에 부합하지 않음
쟁점 2: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
법리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이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기준이 됨
포섭
- 통상적인 문신시술의 성패는 주로 피시술자가 원하는 대로 보기 좋게 글자·그림·무늬 등이 잘 새겨졌는지에 따라 결정되므로, 문신과 관련된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임
- 통상적인 문신시술 형태와 시술 부위에 비추어 보면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어야만 성공적인 문신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님
- 바늘의 침투 깊이를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는 등 안전성이 개선된 문신용 기계(타투 머신)가 널리 보급되어 있고, 일회용 바늘·멸균기·위생장갑·소독제 등 부작용 예방 보건위생용품의 사용이 일반화됨
- 문신용 염료는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관리되어 왔고, 2025. 6. 14.부터는 '위생용품'에 포함되어 제도적 안전관리가 강화됨
- 문신시술의 침습 범위가 피부에 한정되고, 사용 도구들과 시술방법이 비교적 정형적이어서 반드시 의사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광범위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움
- 위생적이고 안전한 문신시술에 필요한 정도의 의학적·기술적 지식의 습득과 시술 환경·도구·방법 및 절차 등에 대한 교육이나 규제,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을 통해 보건위생상 위해를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관리할 수 있음
결론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가 있으나 관리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의사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수적이지 않아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음
쟁점 3: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
법리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를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함
포섭
-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도3219 판결 이후 지금까지 이루어진 의료기술의 발전 및 의료환경의 변화로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의료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문신시술의 부작용도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됨
-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그 실천 정도가 현저히 개선됨
- 문신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시술 전 인터넷 등에서 시술자·시술환경·방법·도구·안전성·비용 등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며, 질병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처럼 절박한 처지에 있는 것이 아님
결론
의료환경 변화와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 향상으로 인해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를 반드시 의료인이 행하여야 할 의료행위로 볼 근거가 약화됨
쟁점 4: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
법리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함
포섭
- 2021년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약 5%가 서화문신을, 약 28%가 미용문신을 한 경험이 있음
- 2023년 실태조사 결과: 많은 사람들이 개성 추구, 단순한 호기심, 외모 콤플렉스 극복, 자존감 회복 등 질병의 치료·예방과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문신시술을 받음
- 문신시술의 대부분은 '전문업소'나 '미용업소'에서 이루어졌으며, '병·의원'에서 받은 비율은 서화문신 1.4%, 미용문신 6.8%에 불과함; 의사가 직접 시술한 비율은 서화문신 전체의 약 0.2%, 미용문신 전체의 약 1.59%에 그침
- 시술 적정업소를 '병·의원'으로 답한 비율은 서화문신 14.6%, 미용문신 37.5%에 그쳐 나머지는 '전문업소', '미용업소' 등을 적정업소로 응답함
- 병역의무자 신체등급 평가기준 개정(2021. 2. 1.)과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신체검사 평가기준 개정(2021. 2. 3.) 등 각종 제도에서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
- 문신사법(2025. 10. 28. 법률 제21070호 제정, 2027. 10. 29. 시행 예정): 국가시험 합격 후 보건복지부장관 면허를 받은 문신사가 문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독자적 면허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문신행위가 의료행위와 구분되는 별도의 직역으로 입법적으로 인정됨 — 문신행위에 대한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변화하였음을 보여줌
결론
오로지 의료인만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는 입장과는 거리가 먼 사회적 현실 및 평가가 확인되므로,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를 의료행위로 볼 수 없음
쟁점 5: 헌법합치적 해석 및 판례 변경
법리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포섭범위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고, 헌법합치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함
포섭
- 의료인 면허는 취득이 가장 엄격하고 어려운 자격면허 중 하나이고, 서화문신행위만을 하기 위하여 일반인이 힘든 과정을 거쳐 의료인 자격을 취득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서화문신행위에 의료인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비의료인의 서화문신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
- 이는 문신행위를 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와, 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음
- 오직 의료인에게만 문신시술을 허용하고 비의료인에게는 전면 금지하는 방향의 해석은 결과적으로 문신시술 수요가 합법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전체 국민의 인격 발현, 개성 표현 및 행복추구를 위한 수단을 규범적으로 봉쇄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에 이름
결론
-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음
-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673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함
- 원심판결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유지한 것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함
- 관여 법관 일치된 의견
참조: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22도133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