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특허법(1995.1.5. 법률 제4892호 개정 전) 제186조 제1항 및 의장법(1995.1.5. 법률 제4894호 개정 전) 제75조 중 특허법 제186조 제1항 준용 부분
재판의 전제성: 각 당해 사건(거절사정처분취소, 권리범위확인, 의장등록무효)에서 위 조항이 상고 근거 내지 소송 적법 여부의 전제가 됨 — 인정됨
제청권자: 서울고등법원(92헌가11), 대법원(93헌가8·9·10) — 적법
본안 판단
특허항고심판의 심결·결정에 대하여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도록 한 구조가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기회를 박탈하여 헌법 제27조 제1항(재판청구권)·제37조 제2항(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제101조 제1항·제107조 제3항(사법국가주의·삼권분립)·제11조 제1항(평등권) 위반 여부
위헌성 인정 시 단순위헌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92헌가11: 특허출원 거절사정에 대한 항고심판 청구기각 심결 → 대법원 상고(92후25) 기각 진행 중, 동일 당사자가 행정소송(91구21505)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하면서 특허법 제186조 제1항의 위헌제청신청 → 서울고등법원 위헌제청
93헌가8: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기각 심결 → 항고심판 기각 → 대법원 상고(92후1660) 제기와 동시에 위헌제청신청 → 대법원 위헌제청
93헌가9·10: 의장등록무효심판 청구기각 → 항고심판 기각 → 대법원 상고(93후107·114) 제기와 동시에 위헌제청신청 → 대법원 위헌제청
제청이유 요지
특허항고심결에 대하여 고등법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법관에 의한 사실심 재판을 받을 권리 박탈 — 헌법 제27조 제1항 위반
사실심이 행정기관인 항고심판소에서 종결 — 헌법 제101조 제1항, 제107조 제3항 위반
일반 행정사건과 달리 특허사건 당사자에게 고등법원 재판 기회 미부여 — 헌법 제11조 제1항 위반
재판이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확정과 그에 대한 법률의 해석·적용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임.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결국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그와 같은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과 법률 해석·적용의 기회에 접근하기 어렵도록 제약이나 장벽을 쌓아서는 아니 됨. 만일 그러한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한다면 헌법상 보장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허용되지 아니함(헌법 제37조 제2항).
특허법 제186조 제1항은 항고심결·결정에 불복이 있는 경우에도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및 법률적용의 기회를 주지 않고 법령위반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곧바로 법률심인 대법원에 상고하도록 함. 특허청 심판절차에 의한 심결이나 결정은 행정공무원에 의한 것으로 법관에 의한 재판이라 볼 수 없음. 대법원이 채증법칙 위배 등을 이유로 특허청 심결을 파기할 수 있으나, 이는 특허청의 사실확정을 전제로 한 법률심으로서의 사후심사에 불과하며 그 자신이 직접 계쟁사실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어서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이라 할 수 없음. 따라서 특허법 제186조 제1항은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및 법률적용의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규정임.
헌법 제101조 제1항·제107조 제3항에 의하여 일체의 법률적 쟁송에 대한 재판기능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만이 담당할 수 있고, 행정심판은 법원에 의한 재판의 전심절차로서만 기능하여야 함. 특허청 항고심판에 대하여 법원의 사실적 측면과 법률적 측면의 심사가 모두 가능하여야 비로소 특허사건에 대한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음. 그런데 심판대상 조항은 법원의 사실적 측면 심사를 배제하고 항고심판을 사실확정에 관한 사실상 최종심으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헌법 제101조 제1항 및 제107조 제3항에 위반됨.
(나) 평등권 위반 여부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이란 정의에 반하는 자의적인 차별을 의미함. 기본권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규정하는 입법은 그 목적이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정당하여야 하며, 그 수단·방법이 목적 실현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어야 하고 그 정도 또한 적정하여야 함.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입법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에 반하는 위헌입법임.
특허법 제186조 제1항의 입법목적(특허사건의 기술적 전문성을 고려하여 전문심판기관으로 하여금 사실판단을 신속·정확하게 하는 것)은 일응 정당함. 그러나 차별수단(법원에 의한 사실확정 배제)은 입법목적 달성과 필연적·실질적 관련성이 희박하고 그 정도도 적정하지 아니함:
첫째, 특허분쟁 당사자가 잃는 권리는 사실적 측면에 관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로서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임
둘째, 법률적 분쟁 해결절차의 요체는 독립한 중립적 기관에 의한 판단이며, 재판의 적정성은 사실적 측면을 판단하는 기관의 독립성을 희생하고서는 실현되기 어려움
셋째, 현행 특허쟁송제도(특허청 내부 2심 + 법원 1심)가 일반행정소송(행정심판 1심 + 고등법원·대법원 2심)보다 반드시 신속한 절차를 보장한다고 볼 수 없음
넷째, 법원에 의한 사실심리 기회 박탈은 오히려 과학발명가들의 권리보호에 역행하는 결과 초래 가능
결국 심판대상 조항의 차별은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에 위반됨.
(다) 의장법 제75조 준용 부분
의장법 제75조는 위 특허법 조항을 그대로 준용하므로, 준용 부분도 헌법 제11조 제1항·제27조 제1항·제37조 제2항·제101조 제1항에 각각 위반됨.
(라) 헌법불합치결정의 이유
단순위헌결정을 하지 않는 이유:
첫째, 심판대상 조항에 기초한 특허쟁송제도는 1946년 이래 거의 반세기 동안 지속 시행되어 왔고, 상표법·의장법·실용신안법에도 준용됨. 단순위헌 선언은 산업재산권 쟁송절차 전반의 일대변혁을 의미하며 충격·혼란이 매우 심각·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됨. 행정소송법 적용으로 완전한 법적 공백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특허쟁송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적용으로 인한 법적 미비·불합리성 및 재판기관의 전문성 미확보로 인한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됨
둘째,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합헌적 특허쟁송제도의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그 선택은 입법자의 정책적 결단에 맡겨진 문제임. 입법자는 1994.7.27.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특허법원을 설치하고, 1995.1.5. 특허법 개정으로 특허심판원을 설치하여 특허법원 전속관할을 확정하였으며, 시행일을 1998.3.1.로 정함. 이 기간 설정이 명백히 자의적이라고는 볼 수 없음. 이미 확인된 입법자의 합헌적 의사를 존중하여 합헌적 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현행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충격·혼란 방지와 과학기술자 권리 보호에 효과적임
(마) 법적용에 관하여
헌법불합치가 선언된 경우에도 당해 사건과 심판대상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된 법원 계속 중인 모든 병행사건에 대하여 불합치 법률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음.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합헌적 개정법률 시행시기(1998.3.1.)까지 심판대상 조항의 잠정적 적용을 명함. 이유: 현재 일반법원의 조직·인력으로는 특허쟁송의 전문성에 상응하는 재판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어려우므로, 모든 특허·의장쟁송사건에 행정소송법 절차를 강제하는 것은 준비를 갖추지 못한 일반법원에 재판 담당을 강제하는 결과가 됨. 심판대상 조항은 절차법적 규정에 불과하여 법적용 배제 효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당사자의 실체법상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음.
4) 적용 및 결론
재판청구권·사법국가주의 위반 여부
법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그 기회에 접근하기 어렵도록 장벽을 쌓으면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에 해당함. 또한 일체의 법률적 쟁송에 대한 재판기능은 법원에 속하고, 행정심판은 전심절차로서만 기능하여야 함
포섭: 특허청 항고심판은 행정공무원에 의한 심결로서 법관에 의한 재판이 아님. 심판대상 조항은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고 법령위반 이유에 한하여 곧바로 법률심인 대법원에 상고하도록 함으로써,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및 법률적용의 기회를 박탈함. 대법원의 채증법칙 위배 심사는 특허청의 사실확정을 전제로 한 사후심사에 불과하여 직접적인 사실확정이 아님. 항고심판을 사실확정에 관한 사실상 최종심으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는 원칙에도 위반됨
결론: 헌법 제27조 제1항, 제37조 제2항, 제101조 제1항, 제107조 제3항 위반
평등권 위반 여부
법리: 기본권에 대한 차별적 입법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과 목적 간의 실질적 관련성, 차별 정도의 적정성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갖추지 못한 경우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 위반임
포섭: 입법목적(특허사건의 기술적 전문성을 고려한 신속·정확한 사실판단)은 정당함. 그러나 차별수단(법원에 의한 사실확정 배제)은 입법목적과 실질적 관련성이 희박하고 정도가 적정하지 아니함 — ① 박탈되는 권리가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임, ② 재판의 적정성은 판단기관의 독립성을 요구함, ③ 현행 제도가 일반행정소송보다 반드시 신속하다고 볼 수 없음, ④ 사실심리 기회 박탈은 발명가 권리보호에 역행할 수 있음
결론: 헌법 제11조 제1항 위반
의장법 제75조 준용 부분
특허법 제186조 제1항을 그대로 준용하므로 동일한 이유로 위헌
헌법불합치결정 및 잠정 적용 명령
장기간 유효하게 존속한 제도의 일대변혁으로 인한 충격·혼란 방지, 입법자가 마련한 합헌적 개정법률(특허법원 설치, 특허심판원 설치, 시행일 1998.3.1.)에 대한 의사 존중, 일반법원의 전문성 미확보 상황을 고려하여 헌법불합치 선언
특허법중개정법률(법률 제4892호) 및 의장법중개정법률(법률 제4894호) 시행일인 1998.3.1. 전일까지, 이 사건 당해 사건을 포함한 모든 특허·의장 쟁송사건에 대하여 심판대상 조항을 잠정 적용
최종 결론(주문)
특허법(개정 전) 제186조 제1항 및 의장법(개정 전) 제75조 중 특허법 제186조 제1항 준용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함. 다만 1998.3.1. 전일까지 모든 특허·의장 쟁송사건에 그대로 적용됨.
5) 반대의견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요지: 다수의견의 헌법불합치결정 및 위헌법률 잠정 적용 명령은 헌법·헌법재판소법의 명문규정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으며, 판례를 변경하여 단순위헌을 선언하여야 함
근거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위헌 여부만"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7조 제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조항은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 상실(장래효)을 규정하며, 형벌 관련 법률조항에 한하여 소급효를 인정함. 헌법불합치결정 및 위헌법률의 잠정 적용 명령은 위 명문규정에 반함
독일 헌법재판소법은 개정 전 제78조에서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확신에 이른 경우"에만 무효선언 의무를 부과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의 해석상 근거가 있었으나, 우리 헌법재판소법은 위헌 또는 합헌 이외의 결정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음
독일은 결정의 소급효로 인한 심각한 법규범 공백 문제가 헌법불합치결정 판례 형성의 계기였으나, 우리는 장래효만 인정하므로 위와 같은 심각한 공백 상태 발생 가능성이 없음 — 독일 판례를 수용할 필요 없음
독일 판례에서도 헌법불합치결정은 평등원칙 위반 사안에서 주로 활용되었고, 자유권·청구권적 권리에 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사례는 거의 없었음. 이 사건은 재판청구권에 관한 사안이므로 독일 판례 추종의 경우도 아님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5조·제47조의 입법취지는 권위주의 시대 경험을 반영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면 위헌, 합헌이면 합헌의 심판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장래효 규정으로 법규범 공백 충격을 완화하고자 한 것임. 따라서 헌법불합치라는 변형결정은 허용될 수 없음
다수의견이 헌법불합치결정의 이유로 드는 사정(반세기 존속 관행, 입법자의 합헌적 의사 존중)은 독일 판례에서 헌법불합치결정의 근거로 삼은 사례가 없으며, 이러한 이유만으로 예외적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거나 3년여의 장기간 위헌법률 잠정 적용을 명하는 것은 결정 선고를 연기하는 것과 다름없어 부당함
위헌법률의 잠정 적용이 일반법원에 재판 담당을 강제한다는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이 아닌 법원을 위한 기관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