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헌바524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 등 위헌소원
1) 쟁점
적법요건 판단
- 심판대상: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은 2010. 4. 15. 법률 제10258호 개정으로 삭제되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
- 성폭력처벌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0조 제6항 중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의 전제성 있는 법률조항으로서 당해 사건에 적용됨
본안 판단
- 조사 과정에 동석한 신뢰관계인 등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출석 없이도 영상물에 수록된 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심판대상조항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반대신문권)를 침해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 청구인은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위력으로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수차례 추행한 범죄사실로 기소됨
- 대구지방법원은 2018. 2. 2. 청구인에게 징역 6년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을 선고함(2016고합520). 1심 공판에서 청구인은 영상녹화CD에 수록된 19세 미만 피해자의 진술에 증거부동의 하였으나, 법원은 동석한 신뢰관계인들의 법정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영상녹화CD를 유죄판결의 증거로 사용하였고, 원진술자인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루어지지 않음
- 대구고등법원은 2018. 9. 5. 취업제한 기간 산정을 위해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 이수명령 40시간, 취업제한 5년을 선고함(2018노59). 항소심도 영상녹화CD를 유죄 증거로 사용하였고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하지 않음
-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이 2018. 11. 29. 상고 및 신청을 모두 기각함(2018도15169, 2018초기1107)
- 청구인은 2018.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 당해 소송사건: 대법원 2018도15169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등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2012. 12. 18. 법률 제11556호) |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나 조사 과정에 동석한 신뢰관계인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 증거로 할 수 있음 |
|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 전문법칙: 제311조~제316조 이외의 전문증거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 없음 |
|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 | 교호신문제도: 상대 당사자의 반대신문을 전제로 한 신문 방식 규정 |
|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제5항 |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는 때에 한하여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조서·진술서 증거능력 인정 |
| 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제4항 | 공정하고 신속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 무죄추정의 원칙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의 헌법적 근거 |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의 의의
-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는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인함. 이는 피고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전문증거를 배척하여 직접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철저히 함으로써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
- 심판대상조항은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진술 없이도 전문증거인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을 성폭력범죄의 본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한 것으로, 원진술자의 법정출석을 전제로 보장될 수 있는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의미를 가짐
- 형사소송법 제315조(고도의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제314조(원진술자 소환 현실적 불가능) 등 기존 전문법칙 예외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라는 적극적 목적을 위해 반대신문권을 제한하고 있어 고유한 헌법적 문제를 야기함
제한되는 기본권
- 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는 신속하고 공개된 법정의 법관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피고인이 공격·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재판, 즉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주의가 보장되어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입증·반증의 기회가 부여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됨
- 헌법 제27조 제4항(무죄추정)을 종합하면, 형사피고인은 검사에 대하여 '무기대등의 원칙'이 보장되는 절차를 향유할 헌법적 권리를 가짐
- 헌법은 반대신문권을 명시적 기본권으로 규정하지 않으나,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교호신문), 제310조의2(전문법칙), 제312조 제4항·제5항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하여 반대신문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형사소송절차에서 구현한 것임
-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7조에서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므로, 그 제한이 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됨
4) 적용 및 결론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당사자주의·구두변론주의가 보장되어 피고인에게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
- 반대신문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형사소송절차에서 구현한 것으로, 피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인을 신문할 권리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 심판대상조항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하여 보호 필요성이 큰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서 반복하여 피해경험을 진술하거나 반대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심리적·정서적 고통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인정됨
(2) 수단의 적합성
- 심판대상조항이 신뢰관계인 등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도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2차 피해를 막는 데 일응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 인정됨
(3) 침해의 최소성
법리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이 존재하는 경우,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배제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수단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
포섭
① 영상물을 증거방법으로 한정하는 것의 한계
-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은 범죄 현장 영상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피고인 또는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수사기관 질문에 미성년 피해자가 답변하는 내용을 녹화한 '진술증거'임. 진술증거에 내포된 오류 가능성, 영상물이 가지는 기계적·시각적 재현이라는 특성이 왜곡 가능성을 은폐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영상물이 반대신문에 의한 검증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거방법이라 볼 수 없음
- 조사 과정은 수사기관이 원하는 질문을 통해 피해자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아, 피고인의 관점에서 사건을 구성할 수 있는 질문이나 답변이 녹화되어 있지 않음. 진술의 신빙성 판단을 위해 유의미한 탄핵적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타나는 태도증거를 충분히 담기 어렵고, 아동진술전문가 등에 의한 분석도 원증거의 제한적 정보로 인하여 반대신문을 대체하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
②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권 보장의 한계
-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피고인은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는 보장받을 수 있으나, 신뢰관계인 등은 탄핵 대상이 되는 진술의 원진술자가 아니고 사건을 직접 경험·목격한 사람도 아니므로, 이에 대한 증인신문은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음
③ 증인신청 가능성의 한계
- 피고인이 미성년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채택할 수 있으나, 신청이 반드시 받아들여지거나 피해자가 반드시 법정에 출석하리라는 보장이 없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인 내용으로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단순한 가능성의 부여가 아니라 반대신문을 위한 충분하고도 적절한 기회의 부여를 의미하며, 원진술자의 법정출석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이 전제됨.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비로소 부여되는 권리는 '보장'되고 있는 것이 아님
-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과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증명력 판단 단계에서의 탄핵 기회가 남아 있다는 사정이 증거능력 부여 단계에서의 반대신문권 일률적 제한을 정당화할 수 없음
- 미국·캐나다·영국·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수사 및 공판단계를 통틀어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 보장 없이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만으로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인정하는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려움
④ 조화적 대안의 존재
- 수사 초기단계에서부터 증거보전절차(형사소송법 제184조)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반복진술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음. 성폭력처벌법 제41조는 16세 미만 피해자 등의 경우 증거보전의 요건을 완화하고 있음
-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증인신문(성폭력처벌법 제40조), 심리 비공개(성폭력처벌법 제31조), 신뢰관계인 동석(성폭력처벌법 제34조), 진술조력인 참여(성폭력처벌법 제37조), 피고인 퇴정(성폭력처벌법 제23조), 증인지원시설(성폭력처벌법 제32조), 피해자 변호사·국선변호사(성폭력처벌법 제27조) 등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다수의 조화적 대안이 존재함
- 반대신문 과정에서 미성년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를 통해 제한·수정할 수 있고, 필요시 법적·제도적 수단을 보완할 수도 있음
결론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영상물의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배제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함
(4) 법익의 균형성
법리
-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보다 우월하거나 중요하지 않다면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
포섭
-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는 중요한 공익이나, 형사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역시 헌법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중대한 가치임
- 성폭력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경우가 많아 반대신문할 기회를 갖지 못하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음. 반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과 제도들이 다수 존재함
-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그로 인하여 제한되는 피고인의 사익보다 우월하다거나 중요하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음
결론
최종 결론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됨 (위헌, 6:3)
5) 반대의견
재판관 이선애, 이영진, 이미선의 반대의견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가) 제한되는 기본권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27조 제1항·제3항·제4항에 근거하여 형사소송절차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한 것이고 전문법칙의 중요한 근거가 되나, 그 자체가 제한 불가능한 절대적 기본권이 아님. 입법자는 피고인을 단순한 처벌대상으로 전락시키는 등 헌법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요소를 무시하거나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않는 한, 형사소송절차를 합리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입법형성권을 가짐
- 재판청구권의 실현은 입법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은 불가피함
(나) 과잉금지원칙에 의한 심사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 심판대상조항은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 진술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인정됨.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 진술 없이도 영상물을 본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하므로 수단의 적합성 인정됨
(2) 피해최소성 및 법익균형성
- 성폭력범죄의 미성년 피해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격렬한 탄핵이 이루어져 법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복기하고 탄핵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피해자에게 강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줄 수 있음
- 성폭력처벌법상 심리 비공개, 증인지원시설, 신뢰관계인 동석, 진술조력인 참여, 비디오 중계장치 신문 등 제도들은 가해자와의 직접 대면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나, 이는 모두 미성년 피해자의 증언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반대신문의 거친 공격에 미성년 피해자를 노출하는 위험 자체를 방지할 수는 없음
-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영상물은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 전체가 녹화된 것으로, 진술의 취득과정 전체와 태도증거를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이 드러냄. 피고인은 질문자의 부적절한 암시나 유도신문, 진술의 강요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법원은 전문심리위원(정신건강의학과의사, 심리학자 등)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전문적·과학적으로 검토하게 할 수 있으며(성폭력처벌법 제33조 제1항), 이는 반대신문과 유사한 효과를 거둠
- 피고인은 조사 과정에 동석한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영상녹화 당시의 진술 태도, 진술의 경위와 내용, 왜곡 가능성 등을 1차적으로 탄핵할 수 있음
-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고인 주장의 합리성, 반대신문의 필요성, 피해자의 연령과 출석의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해 미성년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하여 신문할 수 있으며(형사소송법 제294조, 제295조), 이 경우 피고인은 반대신문권을 보장받음. 법원이 증인채택결정을 하였음에도 피해자가 출석하지 않아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법관은 그 사정을 증명력 판단에 적절히 고려할 수 있음
- 증거보전절차는 사건 초기에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반대신문에 미성년 피해자를 일률적으로 노출시켜 미성년 피해자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교호신문에서 비롯되는 2차 피해를 방지하지 못하므로,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대안으로 보기 어려움
- 심판대상조항은 피고인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을 전적으로 금지하거나 피고인을 단순한 처벌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균형성 요건을 갖춤
(3) 소결
-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아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음
참조: 헌법재판소 2021. 12. 23. 선고 2018헌바524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