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요건 판단
본안 판단
사건개요
당사자 주장 요약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범죄인인도법(1988. 8. 5. 법률 제4015호) 제3조 | 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 — 이 법에 규정된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의 전속관할로 함 |
| 헌법 제10조 |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국가의 기본적 인권 보장의무 |
| 헌법 제12조 제1항 | 신체의 자유 및 적법절차의 원칙 |
| 헌법 제27조 제1항 | 재판청구권 —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짐 |
| 헌법 제37조 제2항 | 과잉금지원칙 — 기본권 제한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
결정요지
(1) 재판의 전제성
이 사건 조항은 전속관할을 정하면서 달리 불복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고, 대법원도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의한 재항고 등 불복신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음.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을 정할 뿐만 아니라 달리 볼 다른 법규정이 없는 현 상태에서는 동 전속관할 법원의 범죄인인도심사결정에 대해서 불복을 불허하는 취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이해함이 상당함. 따라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됨.
(2) 권리보호이익
청구인이 이미 미국에 인도되었으나,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경우로서 본안판단의 필요성이 있음.
(3)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헌법상의 적법절차의 원리는 형사소송절차를 포함한 국가작용에 대하여 형식적인 절차뿐만 아니라 문제된 법률의 실체적 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출 것을 요구함(헌재 1992. 12. 24. 92헌가8 참조).
일반적으로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므로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임(헌재 1995. 1. 20. 90헌바1 참조).
법원에 의한 범죄인인도심사는 전형적인 사법절차의 대상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임. 그 심사절차는 성질상 국가형벌권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절차와는 구별되며 민사절차도 아니고, 다만 법률에 의하여 인정된 특별한 절차라고 봄이 상당함. 다만 범죄인인도법은 변호인의 조력, 의견진술기회 부여(제14조), 자국민 임의적 인도거절(제9조 제1호), 정치범·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처벌·불이익 우려 시 절대적 인도거절(제7조, 제8조), 쌍방가벌성 요건(제6조) 등 여러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음.
심급제도에 대한 입법재량의 범위와 범죄인인도심사의 법적 성격, 범죄인인도법상의 인도심사절차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이 범죄인인도심사를 서울고등법원의 단심제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법절차원칙에서 요구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 보기 어려움.
(4)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재판청구권은 재판이라는 국가적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적극적 측면과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이 아닌 자에 의한 재판이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한 재판을 받지 아니하는 소극적 측면을 아울러 가짐.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관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한 것으로 해석됨(헌재 1998. 5. 28. 96헌바4 참조).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모든 사건에 대해 상소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상소 가부 및 상소이유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로 봄이 상당함(헌재 1993. 11. 25. 91헌바8; 1996. 10. 31. 94헌바3 참조).
범죄인인도법에 의한 범죄인인도심사가 헌법상의 재판청구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대상에 해당되는지는 명백하지 않음. 입법례에 따라서는 법원의 관여 없이도 범죄인인도절차를 진행하는 국가도 있는바, 이는 범죄인인도가 바로 형사처벌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는 일종의 국가적 행위 혹은 행정적 행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온 연혁과 관련됨. 범죄인인도 여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은 그 자체가 형사처벌이라거나 그에 준하는 처벌로 보기 어려움. 애초에 재판청구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않는 사항에 대하여 법원의 심사를 인정한 경우, 이에 대하여 상소할 수 없다고 해서 재판청구권이 새로이 제한될 수 있다고는 통상 보기 어려움.
설사 범죄인인도를 형사처벌과 유사한 것이라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이 적어도 법관과 법률에 의한 한 번의 재판을 보장하고 있고, 그에 대한 상소를 불허한 것이 적법절차원칙이 요구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벗어난 것이 아닌 이상, 그러한 상소 불허 입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재판청구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움. 결국 이 사건 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제한하지 않거나, 달리 보더라도 재판청구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 할 수 없음.
(5) 신체의 자유·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 여부
법원의 범죄인인도허가결정 시 달리 불복절차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소제도에 관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고, 인도심사절차에 있어서 적법절차상의 합리성과 정당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체의 자유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려움.
법원의 결정에 오류가 있어도 이를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은 범죄인인도심사에만 고유하게 나타나는 사항이 아니며, 불복절차를 인정하더라도 오류 및 수정 가능성을 완전히 불식할 수 없는 것이고, 상소 인정 여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가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재량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음.
범죄인인도심사의 성격이 형벌권을 확정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청구인의 자유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국제적 사법공조의 일환으로 인도여부를 결정하는 것일 뿐임. 범죄인인도법은 부당한 인도나 인권침해적인 처벌을 가져올 수 있는 인도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음.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이 기본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음.
적법요건: 재판의 전제성
적법요건: 권리보호이익
본안: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본안: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본안: 신체의 자유·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 여부
최종 결론(주문)
재판관 권성의 반대의견 — 위헌
가. 헌법의 국민보호원칙
국민은 국가창설·정당성부여·국가활동의 근원적 단위이므로 국가는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보호할 논리 필연적 의무를 짐. 헌법 제10조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국가에 기본적 인권 보장의무를 부과함. 대외적으로도 국가는 자국민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을 가지며 국민이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은 국제법상 확립된 원칙임. 이 국민보호원칙은 범죄인인도절차에서도 예외가 되지 않음.
나. 범죄인인도절차의 법적 성질
다. 상급심에의 불복청구권
재판에 대한 상급심에의 불복청구권은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의 일부를 구성함. 상급심의 불복심사는 정당한 재판을 보장하는 가장 필수적인 장치의 하나이기 때문임(헌재 1997. 10. 30. 97헌바37등 참조). 헌법 제110조 제2항·제4항, 제101조 제2항의 규정들은 심급에 따른 불복청구가 헌법상 당연히 보장됨을 전제로 하는 규정들임.
범죄인인도절차가 형사소송적 절차이므로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도 상급심인 대법원에 대한 불복이 허용되어야 함이 원칙임. 불복청구권의 내용은 헌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법률로 구체화되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을 뿐, 불복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의 제한은 허용되지 않음(헌재 1996. 10. 31. 94헌바3 참조).
비교법적으로 미국에는 인신보호영장제도가 확립되어 있어 인도구속에 대한 불복수단이 보장되나, 우리 법은 구속적부심사 결정에 대한 항고가 허용되지 않고 인도집행장에 의한 구속의 경우 구속적부심사 자체도 인정되지 않아 구별됨. 독일은 주 고등법원의 인도거부결정 항고불가 규정이 있으나, ① 연방대법원의 결정 구문(求問) 제도, ② 간이인도절차 승낙거부를 통한 상급심 제기 가능성, ③ 재심 허용, ④ 헌법소원 제기 가능, ⑤ 인도구속결정에 대한 이의·취소·집행정지·영장심사 제도, ⑥ 명백한 오류에 대한 직권 정정 등 여러 불복수단이 보완되어 있어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 없음.
법무부장관의 최종결정절차가 오판 시정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견해는, 행정적 재량판단과 법인식적인 사법판단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에 속하므로 사법체계 밖의 법무부장관 최종결정이 심급이익을 대체할 수 없기에 잘못된 것임.
라. 결론
이 규정이 상급심에의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한 필요에서 일부 불복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불복 자체를 일체 금지하여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임(헌재 1993. 7. 29. 90헌바35 참조). 이는 헌법의 국민보호원칙을 무시하고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임.
참조: 헌법재판소 2003. 1. 30. 선고 2001헌바95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