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은 법 제60조·제61조 소정의 심사청구·재심사청구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항변함
그러나 청구인의 청구대상은 '피보험자의 자격, 보험료, 보험급여 또는 보험급여비용에 관한 처분'이 아니라 법 제31조 제2항이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한 것이 헌법위반이라는 법률소원이므로, 심사청구·재심사청구 절차가 전치요건이 될 수 없음 → 항변 이유 없음
본안 판단
①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95조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포괄적 위임인지 여부
②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한 것이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 제11조 평등권, 제36조 제2·3항 모성보호 및 보건 보호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청구인은 전처 소생 자녀 2명이 있는 상태에서 현재의 처 조○애와의 사이에서 세 번째 자녀를 가톨릭의과대학 ○○병원에서 출산(제왕절개만출술, 1995. 6. 5.)함
조○애는 출산 직후 시력이상 등으로 같은 해 6. 22.까지 입원치료 후 퇴원하여 통원치료를 받음
총진료비 4,835,298원(MRI·CT 제외) 중 본인부담금 2,060,272원 납부함
의료보험조합으로부터 세 번째 자녀분만에 해당하여 분만급여 대상이 아니라는 1995. 10. 27.자 '분만 비급여 대상 진료비 환수 통보서'와 부당이득금 2,745,070원 납부고지서를 수령함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1995. 12. 30.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국선대리인 선정)
당사자 주장
청구인: 법 제31조 제1항이 분만급여를 보장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범위·상한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한 결과 세 번째 이후 자녀 분만급여가 제한되었는바, 이는 행복추구권·평등권·모성보호 및 보건의 보호규정에 위배됨
보건복지부장관: ① 심사청구·재심사청구 절차 미경유로 부적법; ② 의료보험제도의 사회보험적 특성상 급여의 방법·절차·범위·상한기준을 법률에 상세히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곤란하므로 포괄위임이 아님; ③ 세 번째 이후 자녀 분만급여 제한은 인구억제정책 및 한정된 보험재정을 고려한 것으로 분만 자체를 강제로 제한한 것이 아니라 권고사항에 불과하므로 기본권 침해 없음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
의료보험법(1994. 1. 7. 법률 제4728호로 전문개정) 제31조 제2항이 제29조 제3항을 준용함으로써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한 것
요양급여 및 분만급여의 기준과 비용에 관한 주요사항 심의를 위하여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하는 의료보험심의위원회를 보건복지부에 둠
헌법 제95조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음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
헌법 제11조
평등권
헌법 제36조 제2·3항
모성보호 및 보건 보호
결정요지
(가) 위임입법의 필요성과 한계
오늘날 행정기능의 확대 및 복지행정의 발전에 따라 의회가 입법권 일부를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론이 성립하였음. 헌법 제95조는 부령의 발령근거와 조건·한계를 정하고 있으며, 동 제75조와 같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는 문구가 없으나 역시 마찬가지로 위임의 구체성과 명확성을 요구함. 다만 이러한 기준은 기본권의 성질 및 행정분야에 따라서, 국민에 대한 영향력의 정도에 따라서, 현실적·입법기술적 곤란성에 따라서, 그리고 수임자의 민주적 정당성·조직형태에 따라서 달리 적용됨.
급부행정 영역에서는 기본권침해 영역보다는 구체성의 요구가 다소 약화되어도 무방하고, 다양한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위임의 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되어야 함(헌법재판소 1991. 2. 11. 선고 90헌가27 결정 참조). 또한 위임조항에서 위임의 구체적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당해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위임조항의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다면 이를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백지위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헌법재판소 1996. 10. 31. 선고 93헌바14 결정 참조).
(나) 분만급여청구권의 성격 및 제한 가능성
법 제31조 제1항이 규정하는 분만급여청구권은 사회보장제도 중 사회보험으로서의 의료보험급여의 일종으로서 의료보험법이라는 입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형성된 권리임. 일단 입법을 통하여 주관적 권리로 구체화한 경우라도 분만급여와 같이 국가로부터 일정 급부를 요구하는 이 구체적 권리는 국가의 재정능력이나 다른 공공복리의 목적으로 다시 법률로써 축소·제한될 수 있음. 사회적 기본권이 추구하는 사회적 평등은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법영역이고, 이에 대한 결정은 제1차적으로는 입법적인 정책판단에 유보될 수밖에 없기 때문임. 사회적 기본권의 실현은 결국 국가의 자원에 대한 처분성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자원은 한정된 것이고 따라서 한정된 자원의 분배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입법자의 과제임. 다만 이 경우에도 그러한 권리를 축소함에 있어서 반드시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행정입법에 위임할 수 있음.
(다) 포괄위임 여부
의료보험법은 국민의 질병·부상·분만 또는 사망 등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의 증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함(법 제1조). 한정된 재원으로 최적의 의료보험급여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부담수준, 국가의 재정수준이라는 한계하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보험급여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고,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요양급여 및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 등을 미리 법률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려움. 법 제31조 제1항에서 분만급여를 실시할 것을 규정한 이상 그 범위·상한기준까지 반드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하는 사항은 아님. 또한 법 제5조는 요양급여 및 분만급여의 기준과 비용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하는 의료보험심의위원회를 보건복지부에 둘 것을 규정하고 있음. 따라서 의료보험법의 전반적 체계와 위 규정을 종합하면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분만급여의 범위나 상한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포괄위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
(라) 기본권 침해 여부
세 번째 자녀 이후 출산에 대한 분만급여 제한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 규정의 위임에 의하여 보건사회부장관이 발령한 1982. 5. 25.자 보건사회부고시 제82-26호(요양급여기준및분만급여기준개정, 시행 1983. 1. 1.)에 의한 것임. 보건복지부장관의 제도운영에 대한 평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평등권을 침해하였거나 모성의 보호와 보건의 보호규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보충성 — 심사청구·재심사청구 절차 미경유 여부
법리: 헌법소원의 보충성 원칙상 다른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이를 먼저 경유하여야 하나, 그 구제절차가 청구인의 청구대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
포섭: 청구인의 청구는 법 제60조·제61조의 심사청구·재심사청구 절차가 전제로 하는 '피보험자의 자격, 보험료, 보험급여 또는 보험급여비용에 관한 처분'에 대한 불복이 아니라, 법 제31조 제2항이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한 것 자체의 위헌성을 직접 다투는 법률소원임
결론: 보건복지부장관의 본안전항변 이유 없음
쟁점 2: 포괄위임 해당 여부
법리: 급부행정 영역에서는 기본권침해 영역보다 구체성 요구가 완화되고,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위임의 명확성 요건이 완화됨. 당해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다면 포괄적 백지위임이 아님
포섭: 의료보험법의 목적(법 제1조), 한정된 재원하에서 보험급여 우선순위 결정의 필요성,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른 급변성, 의료보험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법 제5조), 법 제31조 제1항의 분만급여 실시 원칙 규정 등을 종합하면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예측할 수 있음.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을 법률에 상세히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고, 이를 반드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하는 사항도 아님
결론: 포괄위임에 해당하지 않아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음
쟁점 3: 행복추구권·평등권·모성보호·보건 보호규정 위배 여부
법리: 입법에 의하여 구체화된 분만급여청구권도 국가의 재정능력이나 공공복리의 목적으로 법률로써 축소·제한될 수 있고, 사회적 기본권의 실현은 한정된 자원 분배로서 입법자의 정책판단에 제1차적으로 유보됨
포섭: 세 번째 자녀 이후 분만급여 제한은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보건사회부고시 제82-26호에 의한 것임.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 결정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하였을 뿐이고, 그 위임 자체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음. 보건복지부장관의 제도운영(고시)에 대한 평가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별개 문제임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이 행복추구권·평등권을 침해하거나 헌법 제36조 제2·3항의 모성보호 및 보건 보호규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음
최종 결론(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 기각
5) 반대의견
재판관 김용준, 고중석, 이영모의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포괄적 위임에 해당하여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반됨
근거
급부행정 영역에서 위임의 명확성 요건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점,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다면 포괄적 위임이 아니라는 점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함
그러나 법 제31조 제1항이 피보험자 등에게 분만급여청구권을 부여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분만급여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인 분만급여의 범위·상한기준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이 그것을 전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하였음
분만급여청구권의 범위나 상한기준 등의 대강을 미리 법에 정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어렵다고 할 수 없음
법 제29조 제1항은 단순히 요양급여의 내용을 규정한 것이고, 법 제5조는 급여의 기준과 비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의료보험심의위원회를 두다는 것으로서 분만급여청구권의 범위나 상한기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
이 법의 체계나 구체적인 규정을 검토하여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확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