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를 의결기구로 규정한 학칙에 대한 시정요구가 학문의 자유 및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지 여부
(적법요건 흠결로 본안 판단 불필요)
2) 사실관계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전국 교육대학 및 국·공립대학교의 교수 겸 교수회(교수협의회·교수평의회·교수회) 회장들, 및 국립대학교 교수회들(권리능력 없는 사단)임
피청구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2000. 1. 12.경부터 2002. 11. 21.경까지 청구인들 소속 각 대학 총장들에게 '학칙시정요구' 공문을 발송함
공문 내용: "법령에 위임근거 없이 교수회를 의결기구로 규정하는 것은 총장의 교무통할권 및 학칙 제·개정권을 제한하여 위법하므로 시정할 것,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재정상 불이익조치를 가할 것"이라는 취지
청구인들은 주위적으로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의 위헌확인, 예비적으로 고등교육법 제6조 제1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제기
당사자 주장
청구인들: 학문의 자유(헌법 제22조 제1항) 및 대학의 자율성(헌법 제31조 제4항)에 기하여 교수회의 성격을 의결기구로 할지 자문기구로 할지는 대학의 자치영역에 속함. 교수회의 의결기구 규정을 위법으로 보아 시정을 요구하고 불이익을 예고한 행위는 학문의 자유 및 대학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 고등교육법 제6조 제1항도 위와 같이 해석하면 위헌임
피청구인: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는 임의적 협력을 구하는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공권력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청구인들은 시정요구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므로 자기관련성이 없으며, 행정소송을 경유하지 않아 보충성도 위반됨. 고등교육법상 학칙 제정권·교무통할권은 총장에게 있으므로 교수회의 의결기구 규정은 법령 위반임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고등교육법 제6조 제1항
학교의 장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음
고등교육법 제6조 제2항
학교의 장이 학칙을 제·개정한 때에는 지체 없이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함
고등교육법 제15조 제1항
총장 또는 학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감독하며, 학생을 지도함
고등교육법 제60조 제1항·제2항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교육관계법령 또는 학칙 위반 시 학교에 시정 또는 변경을 명할 수 있고, 미이행 시 학생정원 감축·학과 폐지·모집정지 등 조치 가능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보고된 학칙 중 법령 위반 사항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음
학문의 자유
진리탐구·연구·교수의 자유; 헌법 제22조 제1항
대학의 자율성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는 대학의 자주적 운영권; 헌법 제31조 제4항
결정요지
(가) 공권력행사성 인정 여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에는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권력 및 권력적 사실행위가 포함됨.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는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대학총장의 임의적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사실행위로서 일종의 행정지도에 해당함. 그러나 행정지도라 하더라도 그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일정한 불이익조치를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실상 상대방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음.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는 불응 시 행·재정상 불이익을 예고하여 학교의 장으로서는 사실상 강제를 받게 되므로, 임의적 협력을 기대하는 단순한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갖는 것으로서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함.
(나) 법원의 재판사항 해당 여부
법원의 재판관할 하에 있는 사건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음. 대법원은 행정청의 처분이 아닌 행정지도 등 비권력적 사실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고, 행정지도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한 부담적 행위가 행하여질 경우 그 부담적 행위를 대상으로 행정지도의 위법성을 간접적으로 다툴 수 있을 뿐이라고 봄.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도 법원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많으므로, 법원의 재판사항이라는 이유로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음.
(다) 자기관련성 법리(주위적 청구)
공권력 작용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도 공권력 작용이 그 제3자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경우에는 자기관련성이 있으나, 타인에 대한 공권력 작용이 단지 간접적·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제3자에게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음. 어떠한 경우에 제3자인 청구인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는 무엇보다도 법의 목적 및 실질적인 규율대상, 법규정에서의 제한이나 금지가 제3자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함.
(라) 자기관련성 법리(예비적 청구)
고등교육법 제6조 제1항은 학칙의 제정·개정권을 학교의 장에게 부여하는 규정으로서, 청구인들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자기관련성이 없음.
4) 적용 및 결론
주위적 청구 — 공권력행사성
법리: 행정지도라 하더라도 불이익 조치를 예정하는 경우 단순한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갖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함
포섭: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는 불응 시 행·재정상 불이익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여 학교의 장으로서는 사실상 강제를 받게 되는 구조이므로, 임의적 협력을 구하는 비권력적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구속적 성격이 상당히 강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함
결론: 공권력행사성 인정
주위적 청구 — 법원의 재판사항 해당 여부
법리: 법원에서 항고소송 대상으로 인정되는 행위에 대하여는 헌법소원이 배제됨
포섭: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는 행정지도적 성격이 있어 법원에서 항고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많음
결론: 법원의 재판사항이라는 이유로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음
주위적 청구 — 자기관련성
법리: 제3자의 자기관련성은 공권력 작용이 제3자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단지 간접적·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만 있는 경우에는 부정됨
포섭: 이 사건 학칙시정요구의 직접 수범자는 각 대학의 총장들임. 청구인들(교수회, 교수 겸 교수회 회장)은 시정요구로 인해 교수회의 의결기구 지위가 변동될 경우 학칙 제정 등 학교운영 참여권이 제한되는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이는 학칙시정요구가 직접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를 변동시키는 것이 아님. 청구인들의 지위 변동은 각 대학 총장이 시정요구를 받아들여 학칙을 개정하는 행위를 할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임. 이 사건 시정요구가 규제적·구속적 성격이 강하다 해도 대학총장이 이에 따르지 않을 수도 있고, 따른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지위 변동은 총장의 학칙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지 이 사건 시정요구에 의하여 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 따라서 청구인들이 이 사건 공권력 행사로 인하여 받는 영향은 단지 간접적·반사적 영향에 불과함. 청구인들은 학칙개정 시 사전공고·심의 절차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개정된 학칙의 위헌을 이유로 별도의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도 있음
결론: 자기관련성 없음 → 주위적 청구 부적법
예비적 청구 — 자기관련성
법리: 자기관련성은 해당 법조항이 청구인을 규율대상으로 하거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만 인정됨
포섭: 고등교육법 제6조 제1항은 학칙의 제정·개정권을 학교의 장에게 부여하는 규정으로서, 청구인들(교수, 교수회)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음
결론: 자기관련성 없음 → 예비적 청구 부적법
최종 결론(주문)
이 사건 각 주위적 및 예비적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함.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