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성 원칙의 의의)
헌법소원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침해에 대한 예비적·보충적 최후의 구제수단이므로, 공권력 작용으로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경우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구제를 위한 모든 수단을 다하였음에도 구제받지 못한 경우에 비로소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음.
(법관에 대한 구제절차 존재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2조·제3조에 의해 법관은 특정직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고, 동법 제9조·제76조 제1항에 의해 불리한 처분에 대한 소청심사위원회 경유 및 국가공무원법 제16조·법원조직법 제70조·행정소송법 제1조에 의한 행정소송 제기가 가능함. 청구인 스스로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있음.
(보충성 예외 주장에 대한 판단)
다른 법률에 정하여진 권리구제절차가 있으나 그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어 보충성 원칙의 예외를 인정하려면, 해당 구제절차가 당해 사건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실효성이 없을 것임이 확실히 예견되는 경우라야 함.
공무원은 임용권자가 누구인가를 가리지 아니하고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고, 특히 법관은 헌법 제103조에 의해 독립 보장 및 신분이 두텁게 보장되므로, 소청심사위원이나 행정소송 담당 법관에 대한 인사권자와 이 사건 처분권자가 동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청이나 행정소송에 의한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수 없음.
만약 이 사건과 같은 경우까지 보충성 원칙의 예외로 인정한다면, 사실상 사법행정과 관련된 일체의 쟁송이 법원의 관할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헌법재판소만이 이를 담당하는 결론에 이르고, 이는 사법제도의 본질과 헌법상 법치주의 원칙에 반하게 됨.
4) 적용 및 결론
보충성 원칙 준수 여부
법리: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으면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 불가; 예외는 그 구제절차가 당해 사건에서 객관적으로 실효성이 없을 것임이 확실히 예견되는 경우에 한함
포섭: 청구인은 법관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76조 제1항에 따른 소청심사위원회 경유 및 법원조직법 제70조·행정소송법에 따른 행정소송 경로가 존재하였음. 처분권자와 인사권자가 대법원장으로 동일인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소청·행정소송의 권리구제 실효성이 객관적으로 확실히 없다고 볼 수 없음. 헌법 제103조에 의한 법관의 독립 보장이 소청위원 및 담당 법관에게도 적용되며, 이를 보충성 원칙의 예외로 인정할 경우 사법행정 관련 일체의 쟁송이 법원 관할에서 배제되어 법치주의 원칙에 반함
결론: 청구인은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으므로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부적법한 청구에 해당함
최종 결론(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함
5) 반대의견
재판관 조규광·이시윤의 별개의견 (결론은 각하로 동일, 이유 상이)
이유: 법원공무원규칙 제1조·제2조에 의하면 소청에 관한 규정(제5장)은 법원일반직 및 기능직공무원에만 적용되고 법관에게는 적용되지 않음. 법관을 위한 소청심사위원회는 현재 설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법관이 법원행정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할 성질이 아님
선행적 구제절차는 법원조직법 제70조에 의한 행정소송임
이 사건은 법관이 행정소송으로 인사불이익을 다툰 전례가 없어 구제절차 혼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대법원장 처분이 행정소송 대상임은 법원조직법 제70조상 명백하므로 혼동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확립된 불리한 판례가 없고, 법관의 재판독립이 헌법상 보장된 이상 행정소송에서 권리구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음
따라서 보충성 원칙의 예외 사유가 없어 각하가 타당하나, 소청절차가 아닌 행정소송 미경유가 이유임
재판관 한병채·김양균의 반대의견 (각하 반대, 본안 심리 필요)
적법요건: 법원공무원규칙상 소청 규정은 법관에게 적용 안 됨; 법관이 이용 가능한 소청심사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음. 법원행정처 행정심판위원회 역시 법관 인사 사항을 다루기에 적합한 구성이 아님
행정소송 경로가 형식상 열려 있으나, 이 사건은 법관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의 처분으로서 담당 법관이 인사권자의 체면·위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실질적 권리구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판례(BVerfGE 64, 203 등)와 헌법재판소 판례(1989. 9. 4. 선고 88헌마22 결정 등)에 따르면, 전심절차에 의한 권리구제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기대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보충성의 예외로 직접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음
이 사건은 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고 실질적 구제 가능성도 희박하여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함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 (각하 반대, 본안 심리 필요)
법원행정처 소청심사위원회 및 총무처 소청심사위원회 모두 법관의 소청을 심사결정할 권한 없음; 법관의 소청을 심사결정할 수 있는 소청심사위원회 자체가 없으므로 소청절차 미경유를 이유로 각하할 수 없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의 "구제절차"는 실질적 구제가 가능한 절차를 의미하며 명목상의 형식적 구제절차가 아님; 구제 가능성 여부는 역사적 배경·시대상황·국민정서 등을 고려한 사실적 판단임
담당 법관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의 예하기관으로서 사실상 그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구조에 있어 행정소송에 의한 실질적 권리구제 가능성이 거의 없음; 구제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 청구 가능함이 헌법재판소 판례(88헌마22)임
본안에서도: 청구인의 전보발령은 호봉승급규칙 위헌성 지적 및 경찰관 고발 등에 대한 보복적·자의적 인사처분으로서, 법관의 신분보장(헌법 제106조)·평등권·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처분임; 헌법재판소는 사법부 권력행사에 대한 공권력통제기능을 발휘하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