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사망으로 대리권이 소멸한 후, 기존 대리인이 복대리인을 선임하여 복대리인이 제3자와 대리행위를 한 경우 민법 제129조(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
복대리인에게 처음부터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던 경우에도 표현대리 법리 적용 가능 여부
소송법적 쟁점
원고의 표현대리 주장이 '성업공사에 적법한 대리권이 존재하였다가 소멸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인지 여부 (주장 해석)
2) 사실관계
국가보위입법회의는 1980. 9. 27. 기업체 비업무용 부동산 자진매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9. 27. 특별조치'를 발표함
피고들의 피상속인인 소외 1(정풍물산 주식회사 회장)은 1981. 12. 26. 자기 소유인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 권한을 소외 회사에 수여하고, 주거래 은행인 한국외환은행에 동의서를 제출함
소외 은행은 1984. 7. 25. 성업공사에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을 재위임함
성업공사는 1989. 9. 11. 원고(벽산건설 주식회사)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는 1994. 9. 10.까지 대금을 전액 지급함
그런데 소외 1은 소외 은행이 성업공사에 처분을 재위임하기 이전인 1983. 10. 26. 이미 사망한 사실이 확인됨
원심은 소외 1의 사망으로 소외 회사 및 소외 은행의 대리권이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성업공사에는 처음부터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고, 따라서 표현대리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민법 제129조
대리권 소멸 후 그 범위 내의 대리행위에 대해 선의·무과실의 제3자에게 표현대리 책임 인정
판례요지
표현대리 법리는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어떠한 외관적 사실을 야기한 데 원인을 준 자는 그 외관적 사실을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는 책임이 있다는 일반적인 권리외관 이론에 기초함 (대법원 1962. 2. 8. 선고 4294민상192 판결 참조)
대리인이 대리권 소멸 후 직접 상대방과 사이에 대리행위를 하는 경우는 물론, 대리인이 대리권 소멸 후 복대리인을 선임하여 복대리인으로 하여금 상대방과 사이에 대리행위를 하도록 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대리권 소멸 사실을 알지 못하여 복대리인에게 적법한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 데 과실이 없다면 민법 제129조에 의한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음
복대리인에게 처음부터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대리권 소멸 후 기존 대리인이 복대리인을 선임하여 대리행위를 하도록 한 것은 대리권 소멸 후의 대리행위로서 민법 제129조에 의한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함
4) 적용 및 결론
표현대리(민법 제129조) 성립 여부
법리 — 대리권 소멸 후 복대리인을 선임하여 복대리인이 상대방과 대리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이 복대리인에게 적법한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음에 과실이 없다면 민법 제129조에 의한 표현대리 성립 가능함
포섭 — 소외 회사·소외 은행은 당초 소외 1로부터 적법한 처분 대리권을 수여받았으나 소외 1의 사망(1983. 10. 26.)으로 그 대리권이 소멸함. 이후 소외 은행은 대리권 소멸 상태에서 성업공사를 복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성업공사는 소외 1의 대리인으로서 원고와 매매계약을 체결함. 이는 대리권 소멸 후의 대리행위 구조에 해당함. 원고가 성업공사의 대리권 소멸 사실에 관하여 선의·무과실인지는 원심이 심리·판단하지 않았음. 또한 원고의 표현대리 주장이 반드시 '성업공사에 적법한 대리권이 존재하였다가 소멸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도 없음
결론 — 원심이 '성업공사에 처음부터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대리 주장을 배척한 것은 민법 제129조에 의한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원심판결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