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일단 유효하게 취소한 후, 취소로 무효가 된 법률행위를 다시 추인할 수 있는지 여부
무효행위의 추인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 — 무효 원인(강박 상태) 소멸 여부 판단 기준 시점
비상계엄 하에서 수사관에 의해 작성된 추인 의사표시의 효력
강박 상태 종료 시점 — 비상계엄 해제일(1981. 1. 21.)과의 관계
명의신탁 재산에 관하여 수탁자를 대위함 없이 원고가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사문서 진정성립 인정 시 근거 설시 의무 및 육안 대조에 의한 필적·인영 판단의 허용 여부
취소권의 제척기간 — 강박 상태 종료일(추인 가능일)로부터 3년 내 행사 요건
2) 사실관계
소외 1(이하 "소외 1"), 원고(소외 1의 처), 소외 2(소외 1의 동생) 3인은 1979. 11.경 공동 명의의 기부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재산을 피고 대한민국에게 증여하는 의사표시를 함 — 위 기부서는 구금 상태에서 수사관들의 고문 등 강박 아래 작성됨
소외 1은 1980. 1. 28. 고등군법회의에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제출하여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자신 소유 재산에 관한 증여를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함
소외 1은 1980. 1. 31.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제출하여 위 취소 의사표시를 철회하고 당초 증여를 추인함 — 위 보충서는 보안사령부 소속 수사관이 육군교도소에 수감 중인 소외 1을 찾아와 미리 타자된 문안을 제시하고 장교가 낭독하게 한 후 서명·무인을 받아 작성됨
소외 1은 1980. 5. 24. 사형 집행으로 사망하고, 원고는 소외 1의 상속인으로서 본 소를 제기함
원고는 1990. 3. 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소장 부본 송달로써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증여 취소 의사표시를 함
이 사건 토지 일부는 소외 3·소외 2 명의로 신탁된 상태였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민법 제110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음
민법 제141조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간주됨
민법 제143조·제145조
취소할 수 있는 행위의 추인; 취소권 행사 제척기간(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민법 제138조
무효행위의 추인 — 무효 원인 소멸 후 추인 시 효력 발생
판례요지
문서 진정성립 설시 의무: 상대방이 사문서의 진정성립을 다투거나 주요사실의 증거로 쓰이는 경우 법원은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근거를 판결이유에서 밝혀야 함. 다만 필적·인영·무인의 대조는 사실심의 자유심증에 속하고, 법원은 감정 없이 육안 대조만으로 판단할 수 있음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707 판결 참조)
취소 후 추인 불가 원칙: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가 일단 적법하게 취소되면 그 행위는 처음부터 무효로 간주되고, 이후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의 추인'으로 이를 다시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할 수 없음. 다만 '무효행위의 추인'으로서만 추인 가능
무효행위 추인의 요건: 무효행위의 추인은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에 하여야 효력이 있음.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가 취소되어 무효로 된 경우, 무효 원인 소멸 시점이란 강박 상태에서 벗어난 때를 의미함
강박 상태 종료 시점: 1980. 5. 비상계엄하의 합동수사단 수사관 등의 강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해 재산 양도의 의사표시를 한 자에 대한 강박 상태는 전국적으로 실시되던 비상계엄이 해제되어 헌정질서가 회복된 1981. 1. 21. 이후에 종료된 것으로 봄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8521 판결, 1996. 10. 11. 선고 95다1460 판결 참조)
추인 의사표시 도달: 이 사건 기부행위 취소 의사표시가 담긴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는 계엄사령부 소속 고등군법회의에 제출됨으로써 의사표시 상대방인 국가에 적법하게 도달됨
4) 적용 및 결론
① 채증법칙 위반 주장 (기부서의 진정성립)
법리: 사문서 진정성립은 육안 필적·인영 대조로도 인정 가능하며, 이는 사실심 자유심증 사항임
포섭: 원심이 을 제3호증의 2, 3의 진정성립 근거를 판결이유에서 명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나, 기록 검토 결과 육안 대조 등 적법한 증거조사를 통해 진정성립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됨. 또한 등기신청서류 위조 주장은, 증여 자체가 유효로 확정되는 경우 등기의 실체관계 부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결론: 채증법칙 위반 상고이유 받아들이지 않음
② 소외 1의 증여 추인의 효력 (별지 제1목록 제2 내지 16번 토지 부분)
법리: 취소로 무효가 된 법률행위는 무효행위로서만 추인 가능하며, 그 추인은 무효 원인(강박 상태) 소멸 후에 하여야 효력이 있음
포섭: 소외 1이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작성할 당시(1980. 1. 31.)는 여전히 구금 상태였고, 보안사령부 수사관이 미리 타자된 문안을 제시하여 서명·무인을 받는 방식으로 작성되었으므로, 비상계엄 해제일인 1981. 1. 21. 이전에는 강박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원심은 위 제2차 보충서 작성 당시 소외 1이 강박 상태에서 벗어나 있었는지를 심리·판단하지 않고 추인이 유효하다고 단정한 위법이 있음. 또한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가 계엄사령부 산하 고등군법회의에 제출됨으로써 취소 의사표시는 국가에 적법하게 도달하였으므로, 소외 1의 증여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취소된 상태에 있다고 봄이 타당함
결론: 원심이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어, 해당 부분 파기·환송
③ 원고 고유재산 및 명의신탁 재산 부분
법리: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행사하여야 하고, 명의신탁 재산에 대해서는 수탁자를 대위하지 않고서는 직접 청구 불가
포섭: 원고의 고유재산(별지 제2목록 제1 내지 7번 및 제11번 기재 토지)에 대한 취소권은 원고가 강박 상태 종료일인 1981. 1. 21. 이후 3년 내에 행사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1990. 3. 5. 소 제기(소장 부본 송달)로 비로소 취소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제척기간 도과로 취소 불가. 소외 3·소외 2 명의 신탁 재산(별지 제1목록 제1, 17번 기재 토지 및 별지 제2목록 제8, 9, 10번 기재 토지)에 대해서는 원고가 수탁자 대위 없이 직접 청구하고 있으므로 청구 자체로 이유 없음
결론: 소외 1 명의 추인 법리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 고유재산 및 명의신탁 재산 부분은 원심 결론에 영향 없어 해당 범위의 상고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