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금전대차 없이 차용금증서를 작성·교부하여 매매잔대금 채권을 제3자에게 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의사표시 해석의 법률적 판단 범위 (사실인정 vs. 법률적 판단)
배당이의 청구에서 배당표 경정의 적법성
2) 사실관계
소외 1, 소외 2(이하 '소외 1 등')는 1996. 11. 29. 적성연와에 이 사건 대지를 4억 5,000만 원에 매도하면서, 적성연와가 이 사건 대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중도금 및 잔대금을 지급하되, 잔대금 담보를 위해 채권최고액 2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기로 약정함
소외 1 등은 1996. 12. 5. 피고(소외 1의 처)와 아무런 금전대차 관계가 없음에도 형식상 2억 원 차용금증서를 작성하고,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대지에 채무자를 소외 1 등, 근저당권자를 피고, 채권최고액 2억 원으로 하는 제1 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제1 순위 근저당권')를 마침
적성연와는 소외 1 등으로부터 교부받은 근저당권설정서류를 이용하여 원고 명의의 제2, 3 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고, 원고로부터 합계 4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소외 1 등에게 잔대금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음
원고의 경매신청으로 이 사건 대지는 1997. 10. 30. 4억 4,410만 원에 낙찰됨
경매법원은 1997. 11. 26. 제1 순위 근저당권자 피고에게 채권최고액 2억 원, 제2·3 순위 근저당권자 원고에게 239,405,392원을 배당하는 배당표를 작성함
원고는 피고에 대한 배당액 전액에 관하여 배당이의를 제기함
원심은 제1 순위 근저당권이 담보물권의 부종성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여 원고 청구 인용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민법 제356조(저당권의 내용)
저당권은 채권담보를 위한 것으로 원칙상 채권자와 저당권자 동일인 요구
민법 제186조(부동산물권변동)
부동산 물권변동의 등기 요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부동산 물권에 관한 명의신탁 금지
판례요지
제3자 명의 근저당권의 유효 요건: 근저당권은 채권담보를 위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채권자와 근저당권자는 동일인이어야 함. 다만 ① 채권자·채무자·제3자 사이에 합의가 있고, ② 채권양도·제3자를 위한 계약·불가분적 채권관계 형성 등의 방법으로 채권이 제3자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 명의 근저당권설정등기도 유효함 (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다33583 판결 등 참조)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 미경료 상태에서 매도인을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 미경료 상태에서 매도인 승낙 아래 매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편의상 매도인을 채무자로 하여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실제 채무자인 매수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서 유효함 (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다1822 판결, 1999. 6. 25. 선고 98다47085 판결 등 참조)
위 두 형태가 결합된 근저당권: 채권자 및 채무자 쌍방이 모두 제3자 명의로 된 경우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부종성의 관점에서 근저당권이 무효라고 보아야 할 질적인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님 (다수의견)
의사표시 해석: 당사자가 무엇을 표시하였는지 및 그 목적을 확정하는 것은 사실인정의 문제이고, 인정된 사실을 토대로 법률적 의미를 탐구·확정하는 것은 의사표시의 해석으로서 법률적 판단의 영역에 속함. 행위가 법률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아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법률적 관점에서 음미·평가하여 법률적 의미를 밝히는 것도 의사표시 해석에 속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 제1 순위 근저당권의 유효 여부 (다수의견)
법리: 제3자 명의 근저당권은 3자 합의 + 채권의 제3자에 대한 실질적 귀속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유효. 채권자·채무자 쌍방이 모두 제3자 명의인 결합 형태도 부종성 위반으로 당연무효라고 볼 질적 차이 없음
포섭: 소외 1 등·적성연와·피고 3자 사이에 합의 아래 근저당권자를 피고로, 채무자를 소외 1 등으로 하기로 함. 소외 1 등이 피고에게 2억 원 차용금증서를 작성·교부하는 방법으로 매매잔대금 채권을 피고에게 이전하고, 채무자인 적성연와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매매잔대금 채권이 피고에게 이전됨. 실제 금전대차 관계가 없다는 점만으로 이를 단순 명의신탁이라 볼 것이 아니라, 채무자 승낙 아래 채권이 이전된 것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함. 적성연와가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상 피담보채무는 엄연히 존재함
결론: 제1 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원인 없거나 부종성에 반하는 무효 등기가 아님. 원심이 이를 무효로 단정한 것은 의사표시 해석을 그르치고 담보물권 부종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 파기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조무제, 윤재식, 이용우의 반대의견
의사해석 비판: 원심이 아무런 실제 금전대차 관계가 없다고 인정한 이상, 아무리 일련의 행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더라도 차용금증서 작성·교부를 매매잔대금 채권의 양도·이전으로 해석하는 것은 당사자 의사를 왜곡·의제하는 것임. 다수의견은 채무자가 바뀐 점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함
판례 사안과의 차이: 다수의견이 인용한 종전 판례는 채권자 또는 채무자 일방만을 제3자 명의로 한 사안으로, 이 사건은 채권자·채무자 쌍방을 모두 제3자로 하고 소유자인 채권자가 채무자로 된 이례적 사안이어서 종전 판례를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음. 또한 이 사건에는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원고)가 존재하는 점도 다름
물권법정주의 위반: 우리 민법은 보전저당권제도만을 채택하여 독일 민법의 유통저당권·토지채무제도를 인정하지 않음. 이 사건처럼 소유자인 채권자가 채무자로 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유통저당권이나 토지채무제도를 승인하는 결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함. 부종성이론 수정이 필요하다면 해석이 아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함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저촉 문제: 채권이 제3자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재검토 필요.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률의 명의신탁금지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있음
결론: 제1 순위 근저당권은 담보물권의 부종성에 반하는 무효 등기이고, 원심 결론은 정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