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해지가 '불리한 시기'의 해지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손해배상 범위(민법 제689조 제2항)
위임 종료 후 민법 제684조 제2항에 따른 명의 취득 권리의 이전 의무 불이행 및 귀책사유 존부
이 사건 약정 해지 후 민법 제691조에 따른 위임관계 존속 여부
비밀유지의무 위반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원심의 민법 제691조 적용 판단 유탈 여부
불리한 시기의 해지 요건 및 손해배상 범위에 관한 심리 미진 여부
2) 사실관계
원고(주식회사 씨더블류에셋)가 쌍용제지 주식회사 인수를 추진하던 중, 피고(주식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명의를 빌려 인수절차를 대행하는 취지의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함
원고가 2006. 2. 17. 이 사건 쌍용제지 매각절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인 2006. 2. 24. 이 사건 약정 체결됨
피고는 2006. 4. 5. 원고에게 ① 부동산 개발 목적 건설 시공사·시행사는 쌍용제지의 실질적 인수주체가 될 수 없음에도 원고가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 ② 이 사건 약정상 인수주체로 규정된 조합의 실체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점, ③ 원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대금 차입 시 쌍용제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려는 방법이 형사상 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 사건 약정 해지 의사표시를 함
피고는 피앤지(Procter & Gamble Service GmbH)와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주식인도청구권을 취득함
피고가 2006. 4. 8. 피앤지에 원고에게 대상거래상의 주체적 지위를 부여하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통지하였으나, 피앤지는 2006. 4. 10.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제11.06조(계약당사자 동의 없이는 권리 양도 불가)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주식인도청구권 이전에 반대 의사표시를 함
결과적으로 원고는 쌍용제지 주식을 취득하지 못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민법 제689조 제1항
위임계약의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임의로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
민법 제689조 제2항
불리한 시기에 임의해지한 때에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함
민법 제684조 제2항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해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할 의무 있음
민법 제691조
위임 종료 후 급박한 사정이 있을 때 위임관계가 일정 기간 존속함
판례요지
임의해지의 효력: 위임계약 일방 당사자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지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사표시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기한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됨
불리한 시기 해지와 손해배상 범위: 민법상 위임계약은 유·무상 여부를 불문하고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손해를 입더라도 배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임. 다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 에 한함(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64202 판결 참조)
사무처리 완료 전 해지와 불리한 시기: 수임인이 위임받은 사무를 완료하지 못한 채 위임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위임인이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된 경우라도, 별도 특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에서는 시기 여하를 불문하고 사무처리 완료 전에 계약이 해지될 경우 위임인이 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은 계약 당시부터 당연히 예정된 것 이므로, 사무처리 완료 전 해지만으로는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이 사건 약정의 법적 성격 및 임의해지 효력
법리: 위임계약은 민법 제689조 제1항에 의해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임의해지 가능.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임의해지로서의 효력 인정됨
포섭: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원고의 쌍용제지 인수를 위한 사무를 처리하는 내용으로서 기본적 성격은 위임에 해당함.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는 원고의 채무불이행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되고, 임의해지권 포기 사실도 인정되지 않음
결론: 이 사건 약정은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로 적법하게 해지됨
쟁점 ②: 불리한 시기의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
법리: 불리한 시기의 임의해지로 인한 배상 범위는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하며, 사무처리 완료 전 해지만으로는 불리한 시기의 해지에 해당하지 않음
포섭: 피고가 쌍용제지 주식 인수 이전에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함에 따라 원고가 주식을 취득하지 못한 손해는, 위임계약의 임의해지권 행사에 따른 효과로서 이 사건 약정 당시부터 당연히 예정된 것임. 또한 이미 피고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에서, 이 사건 약정 체결 시점부터 해지 시점 사이 다른 어느 시기에 해지하였더라도 원고가 다른 사람에게 대행을 위임하여 쌍용제지를 인수하는 것은 어차피 곤란하였음.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해지됨으로써 원고가 주식을 이전받지 못한 손해는 '이 사건 약정이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해당하지 않음
결론: 원심이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민법 제689조 제2항에 기한 손해배상의 요건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원심판결 파기환송
쟁점 ③: 민법 제684조 제2항에 따른 주식인도청구권 이전 의무 불이행
법리: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나, 귀책사유 없이 이전이 불가능한 경우 채무불이행 책임 불성립
포섭: 피고가 피앤지에 주식인도청구권 이전 가능성을 통지하였으나, 피앤지가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제11.06조(계약당사자 동의 없이 권리 양도 불가)를 근거로 이전에 반대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전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의 귀책사유가 없음
결론: 피고의 채무불이행 책임 불성립
쟁점 ④: 비밀유지의무 위반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
법리: 불법행위 성립을 위해서는 악의적 위반행위가 인정되어야 함
포섭: 이 사건 약정 해지 후 주식인도청구권 이전을 위해 피앤지에 쌍용제지의 실질적 인수주체가 원고임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가 악의적으로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