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하고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제3자가 부부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 할 수 없고,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움
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이거나 아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달리 볼 것이 아님
4) 적용 및 결론
이 사건 성적 행위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
법리: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경우, 제3자와 부부 일방의 성적 행위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배우자의 관련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함
포섭: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성적 행위(2009. 1. 29.) 이전에 이미 원고와 소외인의 혼인관계는 약 5년간의 별거 등으로 파탄되어 그 파탄상태가 고착되었고, 소외인 제기의 이혼소송 제1심에서 이혼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한 상태였음; 따라서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서는 더 이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것임; 이 사건 성적 행위 당시 제1심 이혼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더라도, 이 사건 성적 행위가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음
결론: 이 사건 성적 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함; 원심이 피고가 소외인의 배우자 사실을 알았다는 사정만을 이유로 불법행위를 인정한 것은 성적 성실의무에 관한 법리 및 부부공동생활 파탄 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 파기·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이상훈, 박보영, 김소영의 별개의견
결론은 동일: 원심판결 파기에는 다수의견과 일치하나, 파기의 이유를 달리함
다수의견에 대한 반론:
법률혼주의 아래에서는 이혼 절차나 배우자 사망으로 혼인이 해소되지 아니하는 이상 법률상 부부는 여전히 법적 권리의무가 있으며, 부부공동생활의 파탄만으로 성적 성실의무 소멸을 쉽게 인정하는 것은 법률혼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음
형법 간통죄(제241조)는 법률혼이 해소되지 아니하는 이상 부부공동생활 파탄 여부를 불문하고 성립할 수 있는바, 다수의견에 따르면 형사처벌 대상인 간통행위가 민사상 위법성은 부정되는 법체계상 모순이 발생함
이혼을 원하지 않거나 재판상 이혼청구가 허용되지 않아 혼인이 지속되는 경우, 해당 배우자는 여전히 혼인생활의 평화 유지에 이익을 가짐
별개의견의 법리:
부부의 성적 성실의무는 원칙적으로 법률혼 계속 중 존재하나,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명시적·묵시적으로 성적 성실의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의무위반을 주장할 수 없음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부부 일방이 배우자로부터 이혼의사를 전달받은 경우, 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라 이혼이 허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재판상 이혼이 청구된 경우에는, 성적 성실의무의 소멸을 인정할 수 있음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함부로 부정하여서는 아니 됨
이 사건 적용: 이 사건 성적 행위 당시 원고와 소외인의 혼인생활은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있었고, 이혼청구 본소·반소 모두 제기되어 혼인관계의 해소를 앞두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성적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함
대법관 민일영, 김용덕의 다수의견 보충의견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하여 객관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 원칙에 비추어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사생활에 관여하여 회복 불가능한 부부공동생활을 강제하기 어려움
간통죄(형사책임)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은 입법 목적·법적 효과가 달라 항상 동일한 결론에 이를 필요는 없음; 형법은 간통죄를 개인적 법익이 아닌 성풍속에 관한 죄로 규정하고 있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과 성립 영역이 동일하지 않음
향후 부부공동생활의 파탄상태 고착화에 기초하여 간통의 묵시적 종용 의사표시를 추인하는 등의 해석론을 통해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조화롭게 해석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