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 구 농산물품질관리법(2002. 12. 26. 법률 제6816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중 법인의 대표자 및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 위반행위를 한 때 법인에게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하는 부분
재판의 전제성: 당해 사건들은 법인의 대표자 또는 종업원 등의 원산지 허위표시 위반행위가 문제된 형사사건(농산물품질관리법위반)으로, 심판대상 조항의 위헌 여부가 법인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침
본안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종업원" 관련 부분: 법인이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책임주의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 대표자의 행위를 법인 자신의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책임주의원칙 위반 여부
2) 사실관계
사건개요
2009헌가25: 주식회사 ○○원의 사용인 배○기가 미국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하여 납품한 사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2009헌가29: ○○농업협동조합의 조합장·미곡처리장 장·계장, ○○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대표이사·계장이 타 지역 원곡을 ○○쌀로 허위 표시 판매한 사건. 1심 유죄(각 벌금 700만 원) 후 항소심 계속 중 제청신청 인용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
2009헌가36: ○○종합식품 영농조합법인의 사용인 이○기가 중국산 된장깻잎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 판매한 사건. 대전지방법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2010헌가6: 주식회사 △△식품의 사용인 박○규가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사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2010헌가25: ○○식품 주식회사의 전무 신○섭이 중국산·국내산 고춧가루 혼합 후 100% 국내산으로 표시 판매한 사건. 청주지방법원에서 제청신청 인용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
당사자 주장
제청법원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인의 책임 유무를 불문하고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만으로 자동적으로 법인을 처벌하도록 하여,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함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2009헌가36): 조문상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법인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 과실을 추정하여 과실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에 부합함
3) 적용법령 및 결정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7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제35조 또는 제36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함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34조의2(벌칙)
제17조 규정을 위반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 가능
구 농산물품질관리법 제17조(허위표시 등의 금지)
원산지 표시 대상 농산물·가공품 판매·가공자 등은 원산지 허위표시, 혼동표시, 원산지 위장판매, 혼합판매 등 행위 금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짐. 국가는 기본권 보장 의무를 짐
책임주의원칙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사법의 기본원리.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에 내재하며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됨. 법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
결정요지
(1) 종업원 관련 부분에 대한 판단 — 위헌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종업원 관련 부분은,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일정한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종업원 등의 행위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를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않고 있음.
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하여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임.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자에게 형벌을 가할 수는 없음.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고, 법인의 경우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책임주의원칙이 적용됨.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종업원 관련 부분에 의할 경우,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도 법인에게 형벌이 부과될 수밖에 없게 됨. 이는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는 것임.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함.
(2) 대표자 관련 부분에 대한 판단 — 합헌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도 대표자의 위반행위가 인정되면 곧바로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법인 대표자의 행위와 종업원 등의 행위는 달리 보아야 함.
법인의 행위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므로,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 및 행위에 따라 법인의 책임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음. 법인은 기관을 통하여 행위하므로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그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임. 더 이상의 감독기관이 없는 대표자의 행위에 대하여 누군가의 감독상 과실을 인정할 수도 없고, 달리 대표자의 책임과 분리된 법인만의 책임을 상정하기도 어려움.
법인 대표자의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법규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인의 직접책임으로서, 대표자의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고의에 의한 책임을, 대표자의 과실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과실에 의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임.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므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아니함.
4) 적용 및 결론
가. 종업원 관련 부분 — 위헌 여부
법리: 책임주의원칙상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선임·감독상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형벌을 부과할 수 없음
포섭: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종업원 관련 부분은 종업원 등의 업무 관련 위반행위가 인정되면 곧바로 법인에게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면서, 법인의 가담 여부·선임감독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법인의 면책 가능성도 규정하지 않음. 결과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법인에게도 자동적으로 형사처벌이 부과되는 구조임. 이는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타인의 범죄를 이유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책임주의원칙에 반함
결론: 헌법에 위반됨
나. 대표자 관련 부분 — 위헌 여부
법리: 법인은 기관을 통하여 행위하므로 대표자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 귀속되고,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이 자신의 직접책임을 부담함
포섭: 법인 대표자의 의사결정 및 행위에 따라 법인의 책임 유무를 판단할 수 있고, 대표자의 행위는 법인 자신의 행위로 평가됨. 대표자의 고의·과실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 법인 자신의 고의·과실에 의한 직접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서,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법인을 처벌하는 구조임. 선임·감독상 과실이라는 별도 귀책사유 없이도 책임주의원칙 충족
결론: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최종 결론(주문)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됨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가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4조의2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5) 반대의견
가. 재판관 이공현의 종업원 관련 부분 일부위헌의견 및 대표자 관련 부분 별개의견
요지: 법인의 위계구조상 법인의 경영방침이나 주요의사를 결정하거나 그 법인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기관이나 종업원, 혹은 그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대리인의 행위는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어 그에 대해 법인을 처벌하여도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않음
근거 및 적용: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는 등기부상 대표자에 한정되지 않고, 법인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됨. 반면 그러한 지위에 있지 아니한 종업원의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인의 관여나 선임감독상 과실 등 귀책사유 없이 법인을 처벌하는 것은 책임원칙에 위반됨
비례원칙 측면: 선임감독상 과실만 있는 법인을 고의의 본범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각자의 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는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도 위반됨
결론: 종업원 관련 부분 중 경영방침·주요의사 결정 또는 전체 업무 관리·감독 지위에 있는 자 관련 부분은 합헌, 그 이외 부분은 위헌
나. 재판관 조대현의 종업원 관련 부분 반대의견 및 대표자 관련 부분 별개의견
요지: 법인의 임원·직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인이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위법행위를 막지 못한 것이므로 법인을 함께 처벌하여도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않음
근거 및 적용: 법인의 대표자이든 아니든 법인의 임원·직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인에게 지휘·감독 책임이 인정됨. 대표자 여부에 따른 책임 구별 불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업무상 위법행위에 대한 법인의 지휘·감독의무 위반을 처벌하는 것으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결론: 종업원 관련 부분·대표자 관련 부분 모두 합헌
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목영준의 대표자 관련 부분 반대의견
요지: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도 종업원 등 관련 부분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위반됨
근거: 우리 법체계는 법인과 개인을 엄격히 분리하며, 법인은 독자적인 의사결정과정과 행위방식을 가짐. 대표자의 의사와 행위를 일률적으로 법인의 의사와 행위와 동일시하는 것은 대표자의 '자연인으로서의 지위'와 '법인의 기관으로서의 지위'를 혼동하여 법인의 법적 독자성을 부정하는 것임. 특히 대표자가 사적 이익을 위해 법인의 의사결정과정을 무시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까지 법인의 행위로 동일시하면 피해자인 법인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됨. 이를 방지하려면 법인에게 대표자에 대한 선임·감독상 과실이 있는지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함
적용: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 범죄행위가 있으면 법인의 가담 여부·선임감독상 과실 여부를 묻지 않고 면책 가능성도 없이 자동으로 법인을 처벌하므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함
결론: 대표자 관련 부분도 헌법에 위반됨
라. 재판관 이동흡의 종업원 관련 부분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종업원 관련 부분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함
근거: 법인의 종업원 위반행위는 대개 법인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거나 기관·중간관리자의 묵인·지시 또는 선임감독상 과실에 기인하나, 법인의 복잡하고 분산된 업무구조 특성상 책임소재를 명백히 가려내기 어려움. 대법원도 법인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 주의의무위반 즉 과실책임을 근거로 법인 책임을 인정하되, 과실이 추정된다는 입장임.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종업원 관련 부분은 '법인의 업무'와 '위반행위' 요건상 선임감독상 과실이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 추단될 수 있으며, 이러한 해석은 문언해석 범위 내에 있어 합헌적 법률해석으로 허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