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도6809 살인 등 (세월호 사건)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부진정 부작위범에 의한 살인죄 성립 요건 — 작위의무의 근거·내용, 사태지배, 동등가치성
- 선장(피고인 1)의 부작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 1등·2등 항해사(피고인 2·3), 기관장(피고인 9)에 대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 및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
-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의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에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이 포함되는지 여부
- 유기치사·치상죄의 보호의무 근거 및 인과관계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12 위반죄의 성립 범위(선박 간 충돌 사고에 한정되는지 여부)
- 긴급피난·기대가능성 항변의 당부
-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 조타기·프로펠러 결함 가능성과 합리적 의심
소송법적 쟁점
-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장변경 절차의 적법성(공판절차 정지 여부)
-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일탈 여부
2) 사실관계
- 2014. 4. 16. 08:52경 ○○호가 좌현으로 기울어져 정지·침몰하기 시작함. 당시 승선 인원은 승무원 33명·승객 443명(△△고 수학여행생 다수 포함)
- 피고인 2는 08:55경 제주 VTS에 구조요청을 하였고, 피고인 1은 08:58경 "구명조끼를 입고 그 자리에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을 지시한 후 퇴선 전까지 추가적인 퇴선명령·대피명령을 전혀 내리지 않음
- 피고인 1은 09:13경부터 진도 VTS, □□□□□호 선장으로부터 수차례 퇴선·탈출 권유를 받았음에도 이를 모두 묵살함. 피고인 3도 "어떻게 할까요?"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피고인 1은 무응답
- 피고인 9를 포함한 기관부 소속 피고인들은 3층 선실 복도에서 대기하면서 구명뗏목·슈트 투하 등 승객 구조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고, 퇴선 직전 쓰러진 공소외 1·2를 발견하였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09:39경 먼저 퇴선함
-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등 갑판부 선원들은 09:39경 기관부 퇴선을 목격하고 09:46경 해경 123호 경비정에 탑승하면서 자신들이 선원임을 밝히지 않고 퇴선함. 퇴선 후에도 해경에 선내 상황을 알리지 않음
- 가상 시뮬레이션 결과 ○○호가 52.2도 기운 상태에서도 09:26경까지 탈출을 시작하면 출입구 침수 전 전원 탈출 가능하였음
- 결국 09:47경 3층 난간, 09:50경 4층 난간이 침수되어 출구가 폐쇄되었고, 구조세력 도착에도 불구하고 303명 익사, 152명 부상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8조 | 부작위범 — 위험방지의무자가 결과발생을 방지하지 않은 때 처벌 |
| 형법 제250조 제1항 | 살인죄 |
| 형법 제275조 제1항 | 유기치사·치상 — 보호의무자의 유기로 사상 발생 시 가중처벌 |
| 형법 제22조 제1항 | 긴급피난 — 현재 위난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 |
| 구 선원법 제10조·제11조 | 선장의 재선의무 및 선박 위험 시 인명구조조치의무 |
|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 조난현장 인근 선박 선장의 구조지원의무(본문) 및 조난사고 원인 제공자의 구조조치의무(단서) |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12 | 선박 교통사고 야기 후 구조조치 없이 도주한 선장·승무원 가중처벌 |
|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 |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
판례요지
4) 적용 및 결론
① 피고인 1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살인미수
- 법리 — 선장의 포괄적·절대적 권한에 기한 작위의무 존재, 사태지배, 결과방지 용이성이 인정되면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살인행위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를 가짐
- 포섭
- 피고인 1은 선장으로서 퇴선명령 여부·시기·방법을 결정하는 법률상·사실상 유일한 권한을 보유하였고, 선내 대기 명령으로 승객들의 자발적 탈출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하여 사태를 지배함
- 조타실 방송장비·선내전화·무전기 등 간단한 수단으로 퇴선명령 이행이 가능하였음에도, 구조세력의 수차례 퇴선 요구를 모두 묵살하고 승객보다 먼저 퇴선함
- 풍부한 선장 경력상 선내 대기 승객들이 탈출 불가로 익사할 것을 충분히 예견하였고, 퇴선 후에도 해경에게 선내 대기 상황을 알리지 않는 등 승객 안전에 철저히 무관심한 태도 —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인정
- 구조조치를 이행하였다면 익사자 303명(피해자 공소외 3 제외)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인과관계 인정
- 결론 — 피고인 1에 대한 부작위에 의한 살인·살인미수죄 유죄 (피해자 공소외 3 부분: 사망 시점·원인 불명으로 인과관계 불인정, 무죄 유지)
② 피고인 2·3·9의 살인·살인미수(다수의견 — 무죄 유지)
- 법리 — 부진정 부작위범 성립에는 피고인이 사태 핵심 경과를 지배할 것과 살인의 미필적 고의(결과발생 용인 의사)가 필요
- 포섭
- 피고인 2·3은 간부 선원이나 선장의 퇴선명령 등 지휘 아래 후속임무를 수행하는 위치로, 선장이 퇴선 전까지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음. 이들이 단독으로 사태의 핵심 경과를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 피고인 1이 명시적으로 퇴선조치를 거부하지도 않았고, 선장의 전문적 판단·지휘명령체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선원들이 독단적으로 퇴선명령을 강행하여야 할 비정상적 상황임을 쉽게 인식하기 어려웠음
- 구조세력 도착으로 승객 안전이 일정 수준 확보되었다고 판단하고 퇴선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사망 결과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 피고인 9는 공소외 1·2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였을 가능성 배제 어려움
- 결론 — 피고인 2·3·9에 대한 살인·살인미수 공소사실 무죄 유지
③ 수난구호법 위반
- 법리 —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는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하며, '필요한 조치'는 급박한 위해를 실질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가능한 조치를 다함을 의미
- 포섭 — 피고인들은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호의 선장 및 승무원으로서, 조난된 승객 등을 신속히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
- 결론 — 수난구호법 위반 유죄 (피고인 2: 특가법 위반과 법조경합으로 이유무죄 판단 — 적법)
④ 유기치사·치상
- 법리 —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 및 여객운송계약상 보호의무 발생, 선장의 구체적 지시 없어도 보호의무 면제되지 않음
- 포섭 — 피고인들은 09:26경 이후에도 대피명령·퇴선명령·퇴선유도 등 필요하고 가능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공동 유기함. 피해자 445명의 사망·상해와의 상당인과관계 인정
- 결론 — 유기치사·치상 유죄 (피해자 공소외 3 부분 무죄 유지)
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2 위반
- 법리 — 결합범으로서 '선박 간 충돌'로 한정되지 않으며, 조난된 선박의 선장·승무원도 주체 가능
- 포섭 — 피고인 1·2는 화물과적·고박불량 등 업무상 과실로 사고를 야기한 선장 또는 승무원으로서 구조조치 없이 도주함
- 결론 — 피고인 1(피해자 공소외 3 부분)·피고인 2 유죄
⑥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피고인 4·5 무죄)
- 법리 — 유죄 인정에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력 필요
- 포섭 — 조타기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2축 1타선 프로펠러 작동 불균형 등 사고 원인에 관한 합리적 의심이 존재하여 피고인 4·5에게 업무상 과실 단정 어려움
- 결론 — 피고인 4·5 무죄 유지
⑦ 긴급피난·기대가능성
- 포섭 — 승객 구호조치 없이 탈출한 행위는 위난 회피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고 보전이익이 침해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긴급피난 불인정. 사고 당황 상태였더라도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 인정됨
- 결론 — 긴급피난·기대가능성 항변 배척
5) 소수의견
[반대의견 1] 대법관 박보영·김소영·박상옥 — 피고인 2·3 살인죄 인정되어야 함
- 1등·2등 항해사는 선장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하는 법률상 책임을 부담하고, 선장의 인명구조 포기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대행 의무가 발생함
- 피고인 2·3은 교신을 통해 구조세력 현황·퇴선 필요성을 실시간 파악하였고, 09:26경 이후 선장이 명시적 거부 없이 방기 중임을 충분히 인식하였음
- 조타실 내 장비로 직접 대피명령·퇴선명령 이행 가능하였으므로 결과방지의 직접적 지배 인정됨
- 퇴선 당시 승객 사망이라는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인정 가능하고, 피고인 1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암묵적·순차적으로 공모 가담한 공동정범에 해당함
[반대의견 2] 대법관 이상훈·김용덕·김신·조희대·이기택 — 수난구호법·유기치사·특가법 무죄 판단해야 함
-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본문은 '조난된 선박'(구조요청자)과 '인근 선박'(지원의무자)의 대향 관계를 전제하므로, 단서의 주체도 본문 요건 충족자로 한정되어야 하고 '조난된 선박의 선장·승무원'은 배제됨
- 명문 규정에 없는 내용을 현실적 필요성만으로 확장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유추해석금지에 위배됨
- 해당 내용은 구 선원법 및 수난구호법 제29조 제2항으로 이미 입법적으로 규율되고 있었음
- 이 사건 이후 수난구호법 개정으로 '조난된 선박'을 단서에 추가한 것은 종전 단서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입법부 스스로 확인한 것
- 수난구호법 위반이 부정되면 이를 전제로 한 유기치사·치상의 법률상 보호의무 및 특가법 위반죄의 주체 요건도 부정되어야 함
참조: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680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