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도1670 국가보안법위반·항공법위반·항공기운항안전법위반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북한의 폐쇄적 환경 및 사상교육을 통해 형성된 내재적 확신에 기한 범행이 형법 제12조의 강요된 행위 또는 기대가능성 없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범행에서 부수적 역할만 담당한 피고인이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서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양형 부당 여부 (원심 형량이 과중한지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북한에서 출생하여 약 7년 8개월간 격리된 공간에서 C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심을 고취하는 사상교육을 받음
- 북한으로부터 대남공작원으로 선발되어 이 사건 항공기 폭파 지령을 받음
- 피고인은 해당 지령을 당의 크나큰 신임, 최고의 영광, "남조선해방과 조국통일"을 위한 것으로 확신하고 한 점의 회의도 없이 수행하고자 함
- 망 공소외 D는 공작조장, 피고인은 공작조원으로 편성됨
- 지령자들 및 D와 함께 범행지 침투·귀환방법, 일정, 폭파방법 등을 모의하고 폭발물 조작방법에 관해 반복 연습훈련 완료; 피고인 단독으로 폭발물 작동 능력을 갖춤
- 역할 분담: D가 범행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피고인은 D의 신분위장 공작금 관리를 1차적 임무로 함; D가 폭발물 작동이 불가능한 경우 피고인이 이를 대신 작동하기로 함
- 피고인은 D와 함께 운항 중인 국제민간항공기에 폭발물을 소지하고 탑승한 후 폭발물을 기내에 남겨 두고 이탈·탈출하여 항공기를 폭파시킴
- 결과: 귀국 중이던 해외근로자 및 승무원 등 115명이 사망함
- 피고인은 귀국 후 참회하고 있으며 이 사건 진상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증인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2조 | 강요된 행위 — 저항할 수 없는 폭력 또는 생명·신체에 대한 협박에 의해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함 |
| 형법 제30조 | 공동정범 —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함 |
| 국가보안법 | 대한민국의 존립·발전 또는 기능을 침해·위협하는 행위 처벌 |
| 항공법, 항공기운항안전법 | 민간항공기에 대한 위해 행위 처벌 |
판례요지
- 강요된 행위(형법 제12조)의 해석: 형법 제12조의 강요된 행위는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등 타인의 강요행위에 의해 이루어진 행위를 의미함; 성장교육과정을 통해 형성된 내재적 관념 내지 확신으로 인하여 행위자 스스로의 의사결정이 사실상 강제되는 결과를 낳는 경우까지 포함하지 않음
-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의 해석: 형법 제30조의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는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의 실행에 공동가공한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수인이 공동하여 범죄 실행을 모의하고 공동의사를 실행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모의자 사이에 역할 차이가 있어 일부가 그 범죄의 부수적인 일부 부분의 실행에만 가담한 경우도 이에 포함됨 (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도1383 판결 참조)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강요된 행위 해당 여부
- 법리: 형법 제12조의 강요된 행위는 타인의 외부적 강요(저항할 수 없는 폭력 또는 생명·신체 협박)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내재적 관념·확신에 의한 행위자 자신의 의사결정 강제는 이에 해당하지 않음
- 포섭: 피고인은 폐쇄적 북한 사회에서 장기간 사상교육을 받아 소환·명령 거절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였으나, 이는 내부적으로 형성된 확신에 기한 것임; 피고인 스스로 범행을 당의 크나큰 신임과 배려, 최고의 영광으로, "남조선해방과 조국통일"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한 점의 회의도 없이 신념에 가득 차 수행하려 하였으며, 대남공작원으로 선발됨에 있어서도 이를 영광스럽게 생각하였음; 타인으로부터 저항할 수 없는 폭력 또는 생명·신체에 대한 협박을 받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음; 잘못된 확신이 자유의지에 반하는 성장교육과정에서 형성되었더라도 이를 강요된 행위나 기대가능성 없는 행위로 볼 수 없음
- 결론: 강요된 행위 및 기대가능성 흠결 주장 배척
쟁점 ②: 공동정범 성립 여부
- 법리: 공동정범은 범죄 실행의 전부 가담에 한하지 않고, 공동으로 범행을 모의하고 공동의사 실현을 위한 것이었다면 부수적 일부 역할에만 가담한 경우도 포함됨
- 포섭: 피고인은 D 및 지령자들과 함께 침투·귀환방법, 일정, 폭파방법 등을 모의하고 폭발물 조작 훈련을 완료하여 단독 작동 능력을 갖춤; 1차적 임무로 신분위장 공작금 관리를 담당하고 D 대신 폭발물을 작동시키는 예비 역할을 맡았으며, 실제로 항공기에 폭발물을 소지하고 탑승 잠입한 뒤 이를 기내에 남겨 두고 이탈하여 항공기 폭파를 완성하는 데 직접 가담함; D에 비하여 부수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하더라도 공동정범 책임을 면할 수 없음
- 결론: 공동정범 성립 인정, 법리오해 없음
쟁점 ③: 양형 부당 여부
- 법리: 양형은 범행의 내용, 결과, 피고인의 역할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함
- 포섭: 피고인은 범행 실행에 직접 가담하여 실질적인 임무를 분담·수행함; 이 사건은 다수 승객·승무원이 탑승·운항 중인 국제민간항공기를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폭파한 극단의 비윤리적 행위로, 국제협약상으로도 엄중한 형벌 대상임; 귀국 중이던 해외근로자 및 승무원 등 115명의 인명이 살해되었고, 대한민국의 존립·발전 또는 기능을 침해·위협하기 위한 것이었음; 귀국 후 참회, 유일한 생존 증인이라는 사정은 양형 감경 사유로 충분하지 않음
- 결론: 원심 양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함, 상고 기각
참조: 대법원 1990. 3. 27. 선고 89도16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