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공동으로 보호·양육하던 미성년 자녀를 일방 부모가 폭행·협박 없이 데리고 출국한 행위가 형법상 '약취'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호·양육권을 가진 부모도 약취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그 요건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 침해 여부가 약취죄 성립의 판단 기준이 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경합범 중 일부(절도)에 대해 검사만 무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한 경우, 유죄 확정 부분(절도)이 항소심 심판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베트남 국적 여성으로 공소외 1(한국인 남편)과 혼인 후 입국하여 아들 공소외 2(이하 '피해자')를 출산함
피고인이 가사를 전담하고 공소외 1이 직장에 다니는 구조로 피해자를 공동보호·양육함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집을 나가라"는 말을 듣고 친정 귀국을 결심함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출근한 사이 생후 약 13개월인 피해자를 데리고 집을 나와 항공편으로 베트남 친정으로 출국함
피해자를 데리고 나가는 과정에서 공소외 1 측에 어떠한 폭행·협박·실력행사도 하지 아니함
피고인은 출국 후 약 2주 만에 피해자를 베트남 친정에 맡기고 혼자 재입국함(양육비 마련 목적)
이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협의하여 피고인을 친권자·양육자로 정하는 협의이혼을 하고 법원의 확인을 받음. 공소외 2를 돌려주는 대가로 금전 등 부당 요구를 한 적 없음
제1심: 절도 부분 유죄, 국외이송약취 및 피약취자국외이송 부분 무죄
검사만 무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이유서에 이미 확정된 절도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부당 항소이유도 기재함
원심: 검사가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한 것으로 보고 심리하여 검사의 항소 전부 기각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약취죄 (10년 이하 징역)
형법 제288조 제3항 전단(구 형법 제289조 제1항)
국외이송약취죄 (2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구법 3년 이상 징역)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병과 규정
민법 제909조 제2항·제3항·제4항
친권의 공동행사 원칙; 이혼 시 협의 또는 가정법원 결정 필요
형법 제295조의2
약취 피해자를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 형 감경 가능
판례요지
약취의 개념: 폭행·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함. 약취 해당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함
: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보호·양육권을 남용하여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때에는 약취죄의 주체가 될 수 있음. 단, 이 경우에도 약취에 해당하는 행위이어야 함
형법의 문언 한계: 폭행·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사용하여 미성년자를 평온하던 종전의 보호·양육 상태로부터 이탈시켰다고 볼 수 없는 행위에 대하여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 침해만을 이유로 약취죄를 긍정하는 것은 형벌법규의 문언 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음
동거 중 공동양육의 경우 법리: 부모가 함께 동거하면서 자녀를 공동 보호·양육하던 중 일방 부모가 상대방이나 자녀에게 폭행·협박이나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함이 없이 자녀를 데리고 종전 거소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옮겨 보호·양육을 계속하였다면, 보호·양육권의 남용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았더라도 약취죄 성립을 인정할 수 없음
항소심 심판 범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사건에서 일부 유죄·일부 무죄가 선고된 경우,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하면 피고인·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항소기간 경과로 분리 확정됨. 확정된 유죄 부분은 항소심의 심리·판단 대상이 될 수 없음. 설령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확정된 유죄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임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국외이송약취 및 피약취자국외이송 — 약취 해당 여부
법리: 동거 중 공동양육 상태에서 일방 부모가 폭행·협박 등 불법적 실력행사 없이 자녀를 데리고 보호·양육을 계속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보호·양육권 남용 등) 없는 한 약취에 해당하지 않음
포섭:
피고인은 피해자 출생 이후 공소외 1과 동거하며 피해자를 현실적으로 주로 보호·양육하여 온 친권자임
피고인이 피해자를 데리고 집을 나오는 과정에서 공소외 1 측에 어떠한 폭행·협박이나 실력행사를 하지 아니하였음
피고인의 행위는 어떠한 실력을 행사하여 공소외 2를 평온하던 종전의 보호·양육 상태로부터 이탈시킨 것이라기보다 친권자인 모(母)로서 출생 이후 줄곧 맡아왔던 공소외 2에 대한 보호·양육을 계속 유지한 행위에 해당함
피고인이 피해자를 베트남 친정에 맡기고 재입국한 것은 양육비 마련 목적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친정을 대리 양육자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음
공소외 2를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대가로 금전 등 부당 요구를 한 적 없고, 협의이혼 후 양육비도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함 → 보호·양육권 남용이나 자녀 이익 침해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원심이 "공소외 2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는 적절하지 않으나, 약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 자체는 정당함
결론: 국외이송약취 및 피약취자국외이송 공소사실 모두 무죄. 검사의 상고 기각
쟁점 ② 절도 부분 — 항소심 심판 범위
법리: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해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한 경우, 유죄 확정 부분은 항소기간 경과로 분리 확정되어 항소심 심판 대상이 아님
포섭:
제1심에서 절도 부분은 유죄, 나머지는 무죄 선고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함 → 절도 유죄 부분은 항소기간 경과로 분리 확정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절도 부분 양형부당 이유를 기재하였으나, 이는 이미 확정된 부분이므로 항소심 심판 대상이 될 수 없음
그럼에도 원심이 절도 부분까지 심리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항소심의 심리·판단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임
결론: 원심판결 중 절도 부분 파기(당초부터 원심 심판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환송 불가, 파기로 충분)
5) 소수의견
대법관 신영철, 김용덕, 고영한, 김창석, 김신의 반대의견
요지: 피고인의 행위는 국외이송약취죄 및 피약취자국외이송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므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여야 함
근거:
부모 일방이 상대방과 동거하며 공동양육하던 유아를 국외로 데리고 나간 행위는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유아를 자신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것임에 이론 없음
민법 제909조에 의하면 혼인 중 친권은 공동행사가 원칙이고, 이혼 시에도 협의나 가정법원의 결정 없이 상대방의 친권행사를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 상대방의 동의나 가정법원 결정 없이 유아를 데리고 공동양육의 장소를 이탈한 행위는 다른 공동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한 민법 위반 행위이며, 사용된 사실상의 힘은 불법적임
상대방 단독양육의 자녀를 탈취한 행위와 공동양육의 자녀를 일방적으로 단독 지배하에 옮긴 행위는, 정당한 절차 없이 상대방 보호·양육권을 침해하였다는 점에서 본질이 동일함.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도 두 유형 모두를 불법 아동탈취행위로 규정하고 있음
피고인은 피해자를 베트남으로 데려간 직후 피해자를 친정에 맡기고 재입국하였으므로, 종전의 보호·양육 상태를 계속 유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음. 피해자는 아버지 공소외 1 측으로부터 종전 거주지에서 보호·양육받을 수 있었던 상태에서, 부모도 없이 국적도 다른 외가 친척으로부터 외국에서 보호·양육받을 수밖에 없는 훨씬 열악한 지경에 처하게 됨
공동친권을 부모 쌍방에게 부여한 취지는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결정 절차를 통하여 자녀의 권익을 중심으로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는 데 있음. 부모 일방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일방적 강행을 허용하면 안 됨
다문화가정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이러한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면 형사정책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함. 일단 자녀가 외국으로 떠나면 민사·가사재판의 외국 집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국제조약에 의한 구제도 제한적임. 이는 국제법적 아동 보호 기준인 위 협약에도 배치됨
육아를 직접 담당한 부모의 보호·양육권이 경제적 기반을 제공한 부모보다 우위에 있다는 다수의견의 접근 방식은 양성평등의 이념과 부모 공동양육의 법 정신에 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