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도9436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위계에 의한 간음죄(청소년성보호법)에서 '위계'의 의미 —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오인·착각·부지로 한정할 것인지,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조건에 대한 오인·착각·부지도 포함하는지 여부
- 종전 대법원 판례(2001도5074 등) 변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원심의 무죄 판단이 위계에 의한 간음죄 법리를 오해한 것인지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36세 남성)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14세 피해자를 알게 되어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생 ○○○'이라 거짓 소개하고 교제 시작
- 피고인은 ○○○의 행세를 하면서 피해자에게 "자신을 스토킹하는 여성 때문에 죽고 싶다, 헤어질까"라며 거짓말하고, '스토킹 여성을 떼어내려면 나(○○○)의 선배와 성관계하면 된다'는 취지로 반복적으로 도발·부탁함
- 피해자는 ○○○과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이를 승낙, 새벽에 고속버스를 타고 피고인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함
- 피고인은 ○○○의 선배로 행세하며 피해자를 간음함
- 피해자는 부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사건 발생 12일 후에야 상담센터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 이후 청소년보호시설에서 생활함
- 원심(광주고법)은 종전 판례에 따라 피해자의 오인이 '간음행위 자체'가 아닌 '다른 조건'에 관한 것이라고 보아 무죄 선고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계등간음죄 | 위계로 아동·청소년을 간음한 자를 처벌 |
| 헌법 제10조 | 인간의 존엄·가치, 행복추구권(자기결정권의 헌법적 근거) |
| 헌법 제34조 제4항 | 국가의 청소년 복지향상 정책 실시의무 |
| 민법 제5조 | 미성년자 법률행위의 취소 |
| 민법 제913조 | 친권자의 미성년자 보호·양육의무 |
| 형법 제305조 제2항 (2020. 5. 19. 개정) | 19세 이상이 13 ~ 15세 아동·청소년을 간음·추행 시 수단 불문 처벌 |
판례요지
- 위계의 의미 재정립: '위계'란 행위자의 목적 달성을 위해 피해자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 오인·착각·부지의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에 한정되지 않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도 포함 가능함
- 인과관계 판단기준: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 만한 사정이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함.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의 관계, 범행 경위, 범행 전후 상황 등을 종합 고려
- 피해자의 관점 존중: 위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일반적·평균적 판단능력을 갖춘 성인이나 충분한 보호·교육을 받은 또래의 시각에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해서는 안 됨
- 왜곡된 성적 결정: 왜곡이 발생한 지점이 성행위 자체인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인지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핵심이라 하기 어려움
- 아동·청소년의 특수성: 아동·청소년은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착취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렵고, 외관상 성적 동의로 보이는 언동이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로 평가하기 어려움
- 종전 판례 변경: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오인·착각·부지는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것으로 한정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01도5074, 2002도2029, 2007도6190, 2012도9119, 2014도8423 판결 등은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함
4) 적용 및 결론
위계의 의미 및 인과관계 성립 여부
- 법리: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에 대한 오인·착각·부지도 위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위계가 피해자의 성행위 결심에 중요한 동기가 되어 자발적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될 때 위계에 의한 간음죄 성립
- 포섭: 피고인은 36세임에도 14세 피해자에게 고등학생으로 위장하고, 장기간 반복적으로 허구의 도발·부탁을 통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함. 피해자는 자신이 오인에 빠진 상황(스토킹 여성을 떼어내려면 선배와 성관계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됨. 피해자가 이러한 오인이 없었다면 성행위에 응하지 않았을 것. 피해자가 부모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였을 가능성, 사건 후 태도 등도 당시 온전한 의사결정이 어려웠음을 방증함. 이를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로 보기 어려움
- 결론: 피고인의 간음행위는 위계에 의한 것으로 평가됨. 이와 달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 원심판결 파기, 광주고등법원에 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노정희 보충의견 (다수의견에 동조하면서 추가적 법리 보완)
- 성폭력범죄 법제는 폭행·협박에 이르지 않는 수단에 의한 성폭력에도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음. 형법의 2020. 5. 19.자 개정으로 19세 이상이 13세 ~ 15세 아동·청소년을 간음·추행하면 수단의 강제성 유무를 불문하고 처벌됨(형법 제305조 제2항). 이 사건 피해자(14세)·피고인(36세)은 동 규정 적용대상에 해당함
- 아동·청소년은 성행위 및 상대방 선택의 사회규범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여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또는 자기방어가 어렵고,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 없이도 복합적 요인으로 성행위에 응하는 경우 있음
- 16세 미만자의 성행위는 형식적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존중의 측면보다 보호되어야 할 성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의 측면으로 접근함이 타당
- 성폭력피해 아동·청소년은 죄책감·신고 포기 등으로 피해신고를 꺼리므로, 외관상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 됨
참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