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도1336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사기죄에서 '처분행위'가 인정되기 위하여 피기망자에게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처분의사)이 필요한지 여부
- 이른바 '서명사취' 사안에서 피기망자가 처분문서의 내용 및 법적 효과를 인식하지 못한 채 서명·날인한 행위가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처분의사의 인식 대상 범위(처분행위 자체에 대한 인식으로 족한지, 처분결과까지 인식하여야 하는지)
- 서명사취 사안과 인장사취 사안의 구별 및 사기죄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원심의 무죄 판단에 처분행위 법리 오해가 있는지 여부 → 파기환송 여부
2) 사실관계
-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은 2010. 11. 29. 및 2010. 12. 3. 피해자 공소외 2에게 토지거래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라고 속여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게 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은 다음, 해당 토지에 채권최고액 합계 10억 5,000만 원인 근저당권을 공소외 3 등에게 설정하여 주고 7억 원을 차용함
- 피고인 등은 2010. 12. 29.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4에게 같은 방법으로 차용지불약정서 등에 서명·날인하게 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아 채권최고액 1억 8,000만 원인 근저당권을 공소외 5에게 설정하여 주고 1억 2,000만 원을 차용함
- 피고인과 공소외 6은 피해자 공소외 7 소유 토지를 담보로 3,000만 원 차용에 필요한 근저당권 서류라고 기망하여 2011. 4. 7. 피해자로 하여금 채권최고액 3,000만 원 및 채권최고액 1억 2,000만 원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게 한 후 합계 1억 원을 차용함
-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이 서명·날인하는 문서의 정확한 내용과 그 법적 효과를 인식하지 못하였음
- 원심은 피해자들에게 근저당권 등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처분행위가 없다고 보아 각 주위적 공소사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전부를 무죄로 판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47조 |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사기죄로 처벌 |
| 형법 제13조 |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함(책임주의 원칙) |
| 형법 제37조 전단 | 경합범 규정 |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 이득액에 따른 사기죄 가중처벌 |
판례요지 (다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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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의사 불요론 — 종전 판례 변경
- 사기죄는 피기망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따른 처분행위로 재산이 이전되는 범죄로, 처분의사는 처분행위의 주관적 요소임
- 사기죄에서 처분의사는 착오에 빠진 피기망자가 어떤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인식까지 필요하지 않음
-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을 처분의사로 요구하면, 기망이 교묘할수록 피기망자가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오히려 처분의사가 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불합리한 결과 초래
- 피해자의 처분의사는 행위자의 범의와 달리 책임주의 원칙과 무관하고 처분행위의 주관적 요소에 불과함; 피해자의 처분의사 인식 대상은 처분행위 자체에 국한되고 처분결과(재물·재산상 이익의 취득)까지 미칠 필요 없음
- 결론: 피기망자의 작위 또는 부작위가 직접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로 평가되고, 이러한 작위 또는 부작위를 피기망자가 인식하고 한 것이라면 처분행위에 상응하는 처분의사는 인정됨
- 종전 판례(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도1042, 1999. 7. 9. 선고 99도1326, 2011. 4. 14. 선고 2011도769) 배치 범위 내에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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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사취 사안의 처분행위·처분의사 인정
- 피기망자가 행위자의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결과 내심의 의사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키는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처분문서 내용에 따른 재산상 손해가 초래되었다면 그 서명·날인 행위는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해당함
- 피기망자가 처분결과(문서의 구체적 내용과 법적 효과)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어떤 문서에 스스로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그 서명·날인 행위에 관한 인식이 있었던 이상 처분의사 역시 인정됨
소수의견 (반대의견) 요지
- 사기죄는 자기손상범죄로서 피해자에게 자기 재산 처분에 대한 결정의사(처분결과 인식)가 필수적임;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 없는 처분의사는 모순
-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지 않으면 사기죄와 절도죄(책략절도)의 구분이 불명확해지고 처벌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될 우려
- 서명사취 사안은 위조문서 작성에 이용당한 것에 불과하고 피기망자의 처분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음; 인장사취 사안과 본질적 차이 없음
- 금전 대여자에 대한 사기죄로 처벌이 가능하므로 처벌의 공백이 없음; 별도 입법으로 해결함이 타당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처분의사 — 처분결과 인식 불요론
- 법리: 처분의사는 착오에 빠진 피기망자가 어떤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인식까지 필요하지 않음
- 포섭: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4는 토지거래허가 서류로 잘못 알고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였고, 피해자 공소외 7은 3,000만 원 차용 담보서류로 잘못 알고 1억 원 대출을 위한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서명·날인하였음 → 피해자들이 문서의 정확한 내용과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서명·날인 행위 자체에 관한 인식이 있었던 이상 처분의사 인정됨
- 결론: 처분의사 인정됨
쟁점 ② 서명사취에서 처분행위 해당 여부
- 법리: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진 결과 내심의 의사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키는 처분문서에 서명·날인하여 재산상 손해가 초래되었다면 그 행위는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해당함
- 포섭: 피해자들이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 처분문서에 서명·날인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차용금이 교부되는 재산상 손해가 초래됨 → 처분문서에 서명·날인한 피해자들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함
- 결론: 처분행위 인정됨, 각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사기죄 성립 가능
원심 판단 오류 및 파기 범위
- 원심은 피해자들에게 근저당권 등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분행위가 없다고 보아 각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 있음
- 주위적 공소사실 파기 → 예비적 공소사실도 함께 파기 불가피
- 파기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 파기
- 원심법원(서울고등법원)에 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이상훈, 김용덕, 김소영, 조희대, 박상옥, 이기택 반대의견
- 사기죄는 자기손상범죄로서 피해자에게 자기 재산 처분에 대한 결정의사, 즉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이 필수적임; 처분결과 인식 없는 처분행위는 사기죄 본질에 반함
- 다수의견은 처분의사를 '행위 자체에 대한 인식'으로 재정의하여 처분행위의 주관적 요소로서 의미 없는 개념으로 만들었고, '처분'의사 개념 자체와 모순됨
- 서명사취 사안에서 피기망자는 문서의 내용과 법적 효과에 대한 아무런 인식이 없었으므로 처분의사 및 처분행위 부정이 타당함; 오히려 피기망자의 명의로 위조문서가 작성된 것에 불과함
- 처벌 공백은 금전 대여자에 대한 사기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며, 필요하다면 별도 입법으로 해결해야 함
- 책략절도와의 구별 기준이 모호해지는 문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입법 경위(처분결과 인식 없는 경우의 처벌 공백 해소를 위한 별도 입법) 등이 처분결과 인식 필요성을 뒷받침함
- 인장사취 사안(처분행위 부정 확립 판례)과 서명사취 사안은 형사법적으로 본질적 차이가 없음
참조: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