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위에 의한 기망(고지의무 위반)이 사기죄를 구성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피고인이 착오 교부 사실을 교부 전 또는 교부 중에 인식하였는지 여부
매매잔금 교부 완료 후 착오 사실을 인식한 경우, 사기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 중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
소송법적 쟁점
원심의 사실인정이 채증법칙에 위배되었는지 여부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 및 점유이탈물횡령죄에 관한 법리 오해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매도인 공소외 1을 대리하여, 매수인 공소외 2를 대리한 피해자와 서울 관악구 소재 아파트에 관하여 매매대금 88,269,000원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함
계약금 1,000만 원이 지급되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해야 할 잔금은 78,269,000원이었음
피해자는 잔금 지급 시 5,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장, 1,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3장을 교부하고, 별도로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5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교부하였음
피해자 주장에 따르면, 매매잔금 명목으로 1,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착오로 추가 교부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말없이 수령하여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임
원심은 ① 문제의 500만 원권 수표 뒷면에 피고인 배서가 있는 점, ② 피고인이 국민은행 반포지점에서 1,000만 원권 수표 2장과 해당 500만 원권 수표를 동시에 교환하여 사용한 점, ③ 피고인 진술이 일관성이 없는 반면 피해자 진술은 구체적·일관된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착오 사실을 알면서 수령하였다고 인정하여 사기죄 유죄 판단함
대법원은 위 근거들이 착오 교부 사실을 인정할 근거는 될 수 있어도, 피고인이 교부 전 또는 교부 중에 그 사정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347조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은 경우 사기죄 성립
형법 제360조 (점유이탈물횡령)
점유를 이탈한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 성립
판례요지
부작위에 의한 기망의 의의: 사기죄의 기망은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포함하며,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상대방의 착오를 알면서도 고지하지 않는 것을 말함 (대법원 1999. 선고 99도2884 판결 참조)
고지의무 발생 요건: 일반 거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신의칙상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됨
교부 전·중 인식 시: 피고인이 매매잔금 교부받기 전 또는 교부받던 중에 피해자의 착오(초과 교부)를 알게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착오를 제거하여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지며, 이를 이행하지 않고 그대로 수령하면 사기죄 성립
교부 완료 후 인식 시: 주고받는 행위가 이미 종료된 후에야 착오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고지의무 불이행은 더 이상 초과 금액 편취의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갖지 아니하므로 ,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될 수 있음에 그침
법리: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착오를 교부 전 또는 교부 중에 인식하고도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성립함
포섭: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배서 사실, 수표 동시 사용, 진술 일관성 결여 등)은 피해자가 착오로 잔금을 초과하여 교부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되나, 이로써 피고인이 교부 전 또는 교부 중에 그 사정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함. 기록상 이를 인정할 다른 자료도 발견되지 않음
결론: 원심이 피고인이 착오 사실을 알면서 수령하였다고 단정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에 관한 법리 오해에 해당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 원심판결 파기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