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으로 상대방이 채권 실현의 이익을 얻게 되거나, 상대방을 보호·배려할 부수적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할 수 없음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급부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이어야 함
동산 양도담보에서 배임죄 성립 부정
채무자가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하거나 타에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채무자가 통상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
양도담보설정계약에서 채무자가 부담하는 각종 의무(담보 제공 의무, 담보가치 유지·보전 의무, 담보물 인도 협조 의무 등)는 모두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에 불과함
양도담보설정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있음
채무자는 점유개정 이후에도 자신의 권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담보목적물을 계속 점유·사용하는 것으로, 채권자로부터 재산관리에 관한 임무를 위탁받은 것이 아님
이 법리는 동산을 양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및 주식에 관한 양도담보설정 후 처분 사안에도 동일하게 적용됨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므로, 비난가능성이 높거나 처벌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함
점유매개관계에서 직접점유자의 소극적 의무(처분·멸실·훼손 금지) 존재만으로는 신임관계에 기초한 간접점유자의 재산상 이익 보호·관리 의무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을 이룬다고 볼 수 없음
사기죄 편취액 산정
재물편취 사기죄에서 대가 일부가 지급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임 (대법원 1995. 3. 24. 선고 95도203 판결 참조)
[별개의견: 대법관 김재형, 김선수]
동산 양도담보는 신탁적 양도로서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완전히 이전되므로, 점유개정에 따라 담보목적물을 직접 점유하는 채무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담보목적물을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함
소유권의 관계적 귀속(대내적으로 채무자, 대외적으로 채권자)은 물권법정주의, 일물일권주의, 민법의 물권변동 원칙에 반하여 허용 불가
채무자가 처분하더라도 제3자는 선의취득 방법 외에는 소유권 취득 불가하고, 채권자는 소유권을 행사하여 반환 청구 가능하다는 기존 대법원 민사 판결과 일치하는 입장
배임죄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방어 기회를 충분히 부여할 필요가 있으므로 파기 환송이 바람직함
[반대의견: 대법관 민유숙]
동산 양도담보 설정 후 채무자의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므로 배임죄 성립함
담보 설정 전 단계와 설정 후 단계는 의무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름 — 설정 후에는 채권자에게 이미 귀속된 재산권을 보호·관리할 의무가 됨
제1·2·3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와 다수의견이 충돌하고, 처분문서 문언(계약서 제2조)과도 다르게 해석하는 문제가 있음
이 사건 계약서 제2조의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사용·보전·관리' 문언은 '타인의 사무' 위탁의 명시적 근거가 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동산 양도담보 후 처분행위와 배임죄 성부
법리: 배임죄의 주체는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것이어야 하며, 통상의 이익대립관계에서 급부의무 이행에 불과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음
포섭: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대출금 채무의 변제와 담보에 있고, 공소외 1 회사(피고인)가 이 사건 크러셔를 계속 점유·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임. 계약서의 '채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점유·보전·관리' 기재는 점유개정에 따른 점유매개관계 설정의 의미에 불과하고, 공소외 2 은행이 공소외 1 회사에 별도로 신임관계에 기초한 사무를 위탁한 특약으로 보기 어려움. 채무자의 담보물 보존의무는 담보권 실행 시 인도의무에 부수하는 의무이자 채권 만족을 위한 수반 의무에 불과함
결론: 피고인은 공소외 2 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배임죄 불성립. 원심이 이와 달리 유죄로 판단한 것은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