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 차용증 및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교부한 행위가 민사법상 무효인 경우에도 배임죄(기수)가 성립하는지 여부
무효인 집행증서에 기하여 임무위배행위의 상대방이 실제로 채권압류·전부명령을 받고 회사 재산에서 채권 변제까지 받은 경우,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 손해 또는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의 당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각 2억 원씩 투자하여 타이어 매장을 동업하기로 약정하고, 2011. 7. 14.경 피해자 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함
피고인은 동업 투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부친 공소외 2로부터 합계 2억 원을 차용함 (2011. 6. 15. 1억 원, 2011. 7. 15. 3,000만 원, 2011. 9. 20. 7,000만 원)
피고인은 자신의 개인 채무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회사 명의로 차용증 3장(총 2억 원)을 작성·교부하고, 피해자 회사 명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발행하여 공증함
공소외 2는 위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삼아 2012. 3.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타채9977호로 피해자 회사의 공소외 3 재단법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중 2억 원에 이르기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음
위 압류 및 전부명령은 2012. 5. 10. 확정되었고, 공소외 2는 이에 기하여 공소외 3 재단법인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중 1억 2,300만 원을 실제 지급받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355조 제2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배임죄
판례요지
배임죄 실행착수 및 기수 시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개시한 때 실행에 착수하고,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가 됨 (형법 제355조 제2항)
민사상 무효와 배임죄 기수의 관계: 임무위배행위가 민사재판에서 무효로 판단되어 본인에게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배임죄 기수를 인정할 수 없음. 그러나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지거나 본인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등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하여야 함
판단 방법: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손해 발생 또는 피해자의 재산상 이익의 침해 여부는 구체적 사안별로 타인의 사무의 내용과 성질, 임무위배의 중대성 및 본인의 재산 상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함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부당이득 반환 의무와 배임죄 성립: 전부명령 확정 후 집행증서의 기초가 된 법률행위에 무효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집행채권자가 집행채무자에게 부당이득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를 들어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음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70024 판결 참조)
법리: 대표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고, 행위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해당 행위는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음
포섭: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자신의 개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 명의의 차용증 및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교부하였고, 상대방인 공소외 2(피고인의 부친)는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
결론: 원심이 해당 행위를 대표권 남용으로 보아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 가능함
쟁점 ② 민사상 무효임에도 배임죄 기수 성립 여부
법리: 임무위배행위가 민사상 무효라도, 그로 인하여 실제 채무 이행이 이루어지거나 본인에게 현실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경우에는 배임죄 기수를 인정하여야 함
포섭: 공소외 2는 무효인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삼아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고(2012. 3. 30. 확정), 나아가 공소외 3 재단법인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중 1억 2,300만 원을 실제로 지급받음. 이는 단순한 법률행위 무효에 그친 것이 아니라 임무위배행위를 원인으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에서 현실적인 채권 추심이 이루어진 것임.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이론적으로 발생한다 하더라도 배임죄 성립을 부정할 수 없음
결론: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보아야 하므로, 배임죄 기수를 인정함이 옳음. 원심이 법률상 무효라는 사정만을 들어 무죄로 판단한 것은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 및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