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도2614 무고(성폭행 고소에 관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된 사건)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가 불기소처분·무죄판결로 귀결된 경우 그 고소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지 여부 (무고죄 성립 여부)
- 고소내용 중 일부가 추문(推問)에 따라 비자발적으로 언급되거나 정황을 과장한 것에 불과한 경우 무고죄 성립 여부
- 기습추행 개념 및 사전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정이 동의·승인을 의미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진술 증명력 판단 기준
- 무고죄에서 허위사실의 '적극적 증명' 요건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직장 선배인 공소외인과 2014. 5. 26. 저녁 단둘이 음주를 하고, 술집을 나와 함께 이동하다가 편의점을 들른 후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짐
- 피고인은 2014. 6. 2. 수사기관에 고소장 제출 — 고소장에는 '2014. 5. 26. 22:30~23:10경 골목길 부근에서 공소외인이 강제로 손을 잡고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는 취지로만 기재됨
- 다음 날인 2014. 6. 3. 피고인은 성폭력피해자 원스톱센터에서, 피해장소를 주택가 골목 내 버려진 소파로 특정하고, 공소외인이 소파에 앉혀놓은 뒤 포옹 및 입맞춤을 하였다고 진술
- 공소외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받았으나 2015. 2. 23. 혐의 없음 불기소처분, 이후 재정신청도 기각됨
- 공소외인은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모든 것이 예상되지만 어쨌든 잘 들어가고 다시 내일 보자. 걱정되지만 일단 안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 (2014. 5. 27. 00:01경)
- 공소외인은 제1심 법정에서 편의점에서 나와 택시를 타기까지 약 10분이 있었고, 택시를 타기 전 피고인과 근처 벤치에 잠시 앉았던 적이 있다고 증언
-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시점 이전에 입맞춤이 있었다는 고소대리인의 주장 내용과 제1심 법정 증언 내용이 상이하였음
- 공소외인은 이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입맞춤을 하였다는 점 자체는 제1심 법정까지 일관되게 인정
- 원심(서울고등법원)은 제1심의 유죄판결을 유지하였고, 피고인이 상고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156조 (무고) |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한 경우 성립 |
|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 폭행·협박으로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하거나 폭행 자체가 추행인 기습추행 포함 |
판례요지
- 무고죄 허위사실의 적극적 증명 원칙: 무고죄는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에 대한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성립하며,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허위사실이라 단정할 수 없음 (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1401 판결 참조)
- 정황 과장에 불과한 경우 무고죄 불성립: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음 (대법원 1986. 7. 22. 선고 86도582 판결,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 참조)
- 성폭행 피해자 진술 증명력 판단 기준: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 아님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참조)
- 성폭행 신고에 대한 무고죄 판단 시 동일 법리 적용: 불기소처분·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 근거로 삼거나,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으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자의 변소를 쉽게 배척하여서는 아니 됨
- 기습추행: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도 강제추행죄에 포함되며, 이 경우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것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가 있으면 족함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참조)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고소내용 특정 및 정황 과장 해당 여부
- 법리: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한 내용은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므로 무고죄 불성립
- 포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술집 내 허리를 감싸 안은 행위(19:00경)와 걸어가며 강제로 손을 잡은 행위(22:30경)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의 추문에 따라 피해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언급되거나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많음. 실질적인 고소내용은 편의점에 들른 후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지기 전까지 골목길 소파에서 공소외인이 갑자기 껴안고 입맞춤 등을 한 기습추행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함
- 결론: 술집 내 행위 및 손을 잡은 행위 부분은 무고죄의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쟁점 ② 기습추행 고소내용의 허위성 여부
- 법리: 무고죄 성립에는 허위사실에 대한 적극적 증명이 필요하며, 성폭행 관련 사건에서 불기소처분 자체가 무고의 근거가 될 수 없고,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함
- 포섭: 공소외인이 피고인에게 입맞춤을 하였다는 점 자체는 제1심까지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음. 원심이 유죄 근거로 삼은 사정들(피해자의 우호적 태도, CCTV 영상의 자연스러운 신체접촉, 도움 요청 미이행, 당일 사과 여부 등)은 일순간의 기습추행 여부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피고인이 사전에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의 주체로서 언제든 동의를 번복할 수 있고 예상·동의한 범위를 넘는 신체접촉은 거부할 자유를 가지므로, 입맞춤 등에까지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공소외인의 문자메시지는 여러 의미로 해석 가능하고, 고소대리인의 주장과 제1심 법정 증언이 상이한 점도 피고인 고소내용을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게 함. 반면 원심이 무고의 동기로 본 사정은 무고죄 성립의 근거가 되지 못함
- 결론: 피고인의 기습추행 고소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무고죄 성립 불인정
최종 결론: 원심판결 파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참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