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범행 당시 심신장애 정도가 심신미약(형법 제10조 제2항)인지 심신상실(형법 제10조 제1항)인지 여부
정신분열증 환자의 심신장애 유무 및 정도 판단 기준
소송법적 쟁점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 주장하였을 뿐 심신상실 주장을 하지 않은 경우, 원심이 직권으로 심신장애 정도를 심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전문감정인의 감정 의견에 법원이 기속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약 17년 전부터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아 왔고, 1992. 5.경부터 1995. 1.경까지 국립서울정신병원 등에 수용 치료를 받았음에도 만성정신분열증이 지속됨
피고인은 이웃 피해자(남, 46세)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상황에서 아버지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심한 욕설을 한 후, 피고인을 타이르러 계단을 올라오는 피해자의 얼굴을 낫으로 내리찍고, 도망하는 피해자를 뒤쫓아 쓰러진 피해자의 얼굴을 다시 낫으로 여러 차례 내리찍어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다발성 심부열창을 가함
피고인은 범행 동기에 관하여 "피해자가 반말을 하고 인사를 하지 않아 없애버리려고 목을 베었다", "피해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갑자기 감정이 생겼다"고 진술하였으며, 경찰에서는 "범행은 잘한 행동이고 피해자를 죽여버려야 한다"고 진술함
정신감정 결과: 지능지수 88, 사고가 비논리적이고 관계망상·피해망상·환각 등으로 사고장애·지각장애가 뚜렷하며, 자아 통제 능력 빈약으로 충동적 표출 가능성이 잠재됨. 감정의는 미분화형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하고 심신미약에 해당한다고 감정함
피고인은 범행 후 수원구치소 수감 중에도 심한 정신질환 증세를 보여 수원구치소장이 원심법원에 수용관리 곤란 내용의 통보서를 제출함
제1심은 심신미약 감경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양형부당)를 기각하면서 심신장애 정도에 관한 별도의 심리를 하지 않음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10조 제1항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함
형법 제10조 제2항
심신미약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함
판례요지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에 규정된 심신장애의 유무 및 정도의 판단은 법률적 판단으로서 반드시 전문감정인의 의견에 기속될 필요 없음
정신분열증의 종류와 정도, 범행의 동기·경위·수단과 태양,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반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음 (대법원 1994. 5. 13. 선고 94도58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심신상실을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제1심에서 이미 심신미약 감경이 이루어졌고 소송 계속 중 구치소장으로부터 수용관리 곤란 통보가 접수된 경우, 원심은 직권으로 병력을 상세히 확인하고 재감정 의뢰 등으로 심신상실 여부를 면밀히 심리하였어야 함
4) 적용 및 결론
심신장애 정도 판단 및 원심의 직권심리 의무
: 심신장애 유무·정도는 법률적 판단으로 전문감정인 의견에 기속되지 않고,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함. 항소이유에 심신상실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심리할 수 있음
포섭: 피고인의 정신감정 결과에 의하더라도 관계망상·피해망상·환각 등 사고장애·지각장애가 뚜렷하고, 범행 동기는 극히 비논리적이며, 경찰에서는 범행을 잘한 행동이라 진술하는 등 범행 전후 정황이 심신상실을 의심케 함. 나아가 수원구치소장이 수용관리 곤란 통보서를 원심에 제출하는 등 소송 계속 중에도 심한 정신질환 증세가 확인됨.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정신분열증에 의한 망상으로 사물변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결여된 상태(심신상실)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음. 그럼에도 원심은 심신장애의 정도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항소를 기각함
결론: 원심판결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