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물성애증(fetishism) 이라는 정신질환이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심신미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성격적 결함 내지 성적 기호 장애가 있는 자에 대해 심신장애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소송법적 쟁점
심신장애 인정 여부에 관한 원심의 법리 오해 및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무생물인 옷·신발 조각을 성적 자극제로 여기는 '성주물성애증' 진단을 받은 자임
성주물성애증은 피고인이 2007년 29세경 주점 여성의 속옷을 훔친 이후 발현·심화됨
피고인은 빌라 외벽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를 통해 침입하여 여성 속옷 등을 절취하다 집주인에게 발각되어 체포됨
체포 후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자백함
수사기관에서는 "음주로 인해 범행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원심에서는 "동기를 모르겠다"고 진술을 번복함
불우한 성장 과정(부친의 모친 폭행, 잦은 전학 등)을 겪었으나 사회적·직업적 지장은 없었음
정신감정 결과: 특이한 정신병적 증세 없음, 사고장애의 증거 뚜렷하지 않음. 다만 범행 당시 알코올 복용 상태에서 성주물성애증으로 절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의사결정능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
원심은 위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10조
심신장애로 사물 변별 또는 의사 결정 능력이 결여·감소된 경우 형 면제 또는 감경
판례요지
심신장애의 요건: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것 외에, 그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결여 또는 감소되었음을 요함. 정신적 장애가 있더라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음 (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425 판결 참조)
성격적 결함과 심신장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에 대해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대 불가능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없음. 따라서 성주물성애증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절도 범행에 대한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
예외적 심신장애 인정 요건: 그 증상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이 있는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거나, 다른 심신장애사유와 경합된 경우 등에는 심신장애를 인정할 여지 있음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163 판결 참조)
심신장애 인정의 독자적 판단: 심신장애 인정 여부는 성주물성애증의 정도 및 내용, 범행의 동기 및 원인, 범행의 경위 및 수단과 태양,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범행 및 그 전후 상황에 관한 기억의 유무 및 정도, 수사 및 공판절차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음 (대법원 1994. 5. 13. 선고 94도581 판결 참조)
법리: 정신적 장애가 있어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행위통제능력이 있으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고, 성격적 결함·기호 장애만으로는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음. 예외적으로 증상이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 수준에 이르거나 다른 심신장애사유와 경합된 경우에만 인정 가능함
포섭:
피고인은 ① 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로 침입하는 계획적·위험한 범행을 실행하였고, ② 범행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억하며 자백하였으며, ③ 범행 동기에 관한 진술을 수사 단계와 공판 단계에서 번복하는 등 태도에 일관성이 없고, ④ 불우한 성장 이력에도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지장이 없었으며, ⑤ 정신감정 결과상 특이한 정신병적 증세나 뚜렷한 사고장애가 확인되지 아니함
정신감정에서 의사결정능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을 뿐이며, 성주물성애증의 정도가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아니하고 판시한 사정만을 근거로 심신미약을 인정하였음
결론: 원심 판단은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 원심판결 파기,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