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위에 의한 기망 성립 여부: 이면약정(계약금·잔금 유예, 재매입 보장 등)을 저축은행에 고지하지 않은 것이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하는지
충분한 담보 제공 여부와 편취 범의의 존부
피고인 5의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동일 피해자에 대한 수회 기망행위의 죄수(포괄일죄 vs 수죄)
공모공동정범 인정을 위한 간접·정황사실의 증명 기준(합리적 의심 없는 엄격한 증명)
2)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로 (빌딩명 생략)빌딩(지하 5층~지상 13층, 서울 종로구 소재)을 공소외 3 저축은행으로부터 746억 원을 대출받아 경락 취득함
정상 분양 시도(2003. 2.경) 결과 1,455개 중 43개만 분양되어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함
2003. 5.경 나머지 1,318개 점포를 분양하면서 수분양자들과 자산관리위탁계약서를 별도 작성, 계약금·잔금 전액 유예, 이자·제세공과금 분양 회사 부담, 수분양자 요청 시 재매입 보장하는 이면약정을 체결함
위 이면약정의 내용을 숨긴 채 공소외 2·3 저축은행에 집단 중도금 대출을 교섭·승낙받아 합계 1,234억 4,400만 원(공소외 2 저축은행: 285회 349억 5,600만 원, 공소외 3 저축은행: 687회 884억 8,800만 원)을 대출받음
저축은행의 계약금 납입 확인 요구에 응하여 외부 차용금을 통장에 입금해 계약금 납입을 가장함
피고인 5는 2003. 5.경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하였고, 비정상적 분양조건 결정·대출 저축은행과의 교섭이 완료된 이후 6월 중순경에야 분양 관련 부서에 투입되어 약 2주간 업무를 담당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사기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
형법 제347조(사기)
기망으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 취득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 공동 가공하여 죄를 범한 자
판례요지
부작위에 의한 기망
사기죄의 기망은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포함함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상대방이 착오에 빠진 것을 알면서 그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것으로, 일반거래 경험칙상 상대방이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신의칙상 고지의무 인정됨 (대법원 98도3263, 2003도4531 등 참조)
피해 저축은행들이 이면약정 사실을 알았더라면 상권 미형성 시 대출금 대부분이 일시에 연체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대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임을 추단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이면약정 고지의무가 인정되고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함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제의사·능력이 없다고 볼 수 없음 (대법원 84도231, 2004도1465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① 이면약정 감춤으로 저축은행이 담보가치 평가에 이를 반영하지 못한 점, ② 전체 낙찰가 517억 원 대비 대출 합계 1,234억 4,400만 원으로 담보가 현저히 부족한 점, ③ 저축은행 담당자들이 담보 처분으로 대출 전액 회수가 어렵다고 진술하고 실제 대출원리금이 연체된 점 등에 비추어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볼 수 없음
공모공동정범
공모는 법률상 정형을 요하지 않고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 결합이 이루어지면 족하며,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공동정범 책임을 짐 (대법원 98도30, 2000도3483 등 참조)
동일 피해자에 대해 수회 기망으로 금원을 편취한 경우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면 포괄일죄 성립 (대법원 2002도2029, 2004도5598 등 참조)
이 사건 각 대출 편취는 단일 범의하의 동일한 수법이므로 피해 저축은행별로 사기죄의 포괄일죄 성립
피고인 5에 대한 공모공동정범 증명 기준
피고인이 공모 및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간접사실·정황사실로 입증할 수 있으나, 이는 범죄사실 구성요건이므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엄격한 증명 요함 (대법원 2002도6103, 2003도3516 등 참조)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려면 비정상적 분양조건 결정·대출 저축은행 기망을 모의하거나, 그 모의 내용을 알고 편취 의사로 범행에 가담하여야 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부작위에 의한 기망 성립 여부 (피고인 1~4)
법리 — 일반거래 경험칙상 알았더라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으로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인정됨
포섭 — ① 이면약정으로 경제적 부담·위험 전부가 분양 회사에 귀속되는 비정상적 분양 구조, ② 상권 미형성 시 대출금 대부분이 일시 연체될 구조, ③ 공소외 3 저축은행은 동일인 한도 초과대출 문제가 있어 이면약정을 알았다면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을 것, ④ 낙찰가 517억 원 대비 대출 1,234억 4,400만 원으로 담보 부족이 명백, ⑤ 실제 대출 대부분이 연체 상태에 빠짐 → 저축은행들이 이면약정을 알았더라면 대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함
결론 — 피고인들이 이면약정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하고, 원심 판단은 정당함 → 상고 기각
쟁점 2. 충분한 담보 제공 및 편취 범의
법리 — 충분한 담보가 제공된 경우에는 편취 범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나, '충분한 담보'에 해당하는지는 제반 사정을 종합 판단함
포섭 — 이면약정 은폐로 담보가치 평가가 왜곡되었고, 전체 낙찰가(517억 원)를 대출 합계(1,234억 4,400만 원)가 크게 초과하며, 실제 담보 처분 시 전액 회수가 곤란하다는 저축은행 담당자 진술 및 연체 현실이 인정됨
결론 —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볼 수 없어 편취 범의 부정 주장 배척 → 상고 기각
쟁점 3. 공모공동정범 성립 (피고인 1~4)
법리 — 순차적·암묵적 의사 결합만으로 공모 성립, 실행행위 직접 관여 불요
포섭 — 피고인 1은 분양조건 결정, 계약금 납입 가장, 대출금 수령 주도; 피고인 2·3·4는 고교·대학동창·처남 등 긴밀 관계에서 대표이사·회계담당이사로 분양조건 결정 및 계약금 납입 가장을 모의하거나 인식하면서 필수적 역할 수행
결론 — 공모공동정범 성립 인정, 원심 판단 정당 → 상고 기각
쟁점 4. 죄수(포괄일죄 여부)
법리 — 단일한 범의, 동일한 수법으로 동일 피해자에 대해 수회 기망·편취 시 포괄일죄
포섭 — 이 사건 수백 회 대출 편취는 이면약정 은폐 및 계약금 납입 가장이라는 단일 범의·동일 수법으로 약 10여 일 내 이루어짐
결론 — 피해 저축은행별로 각각 포괄일죄 성립, 개별 대출마다 별개의 죄 불성립 → 상고 기각
쟁점 5. 피고인 5의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
법리 — 공모공동정범은 비정상적 분양조건 결정·저축은행 기망을 모의하거나 그 내용을 알고 편취 의사로 가담하여야 하고, 합리적 의심 없는 엄격한 증명 요함
포섭 — ① 피고인 5가 공모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다른 피고인들이나 저축은행 담당자들도 피고인 5의 관여를 진술하지 않음; ② 피고인 5 입사(2003. 5.경)는 이미 비정상적 분양조건 결정 및 계약금 납입 가장 결정이 완료된 이후이며, 분양 관련 부서 투입은 6월 중순(대출이 한창 진행 중)으로 약 2주 근무에 그침; ③ 일부 관련 진술·통장 입금 등 흔적이 있으나 뒤늦게 투입되어 이미 결정된 사항을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식한 데 불과할 가능성이 상당함; ④ 피상적 정황증거만으로 공모·편취 의사 단정은 불합리한 비약임
결론 — 원심이 채증법칙 위반·공모공동정범 법리 오해로 유죄를 인정한 것은 위법 → 원심판결 중 피고인 5 부분 파기,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