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에 관하여 전파가능성 법리(특정 소수에게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 인정)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는 경우, 그 판단 기준·적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법리의 구체적 내용
형법 제310조 위법성조각사유('공공의 이익')의 해석 범위 확장 여부
피고인의 구체적 발언에 공연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상해·폭행 부분에서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 오해 여부
공연성에 관한 검사의 엄격한 증명책임 이행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1은 이웃 주민으로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관계에 있었음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 뒷길에서 피해자와 말다툼 중, 피고인의 남편 공소외 2 및 피해자의 친척 공소외 3이 듣는 가운데 '저것이 징역 살다 온 전과자다' 등을 큰 소리로 말함
피해자의 처 공소외 4는 피고인이 전과자라고 크게 소리쳤고 공소외 3 외에도 마을 사람들이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함
피고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도 '피해자는 아주 질이 나쁜 전과자'라고 큰 소리로 수회 소리침
피해자가 사는 곳은 피해자·공소외 3과 같은 성씨를 가진 집성촌이나, 공소외 3은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진술하여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임
피고인은 공연성이 없다고 다투었으나, 제1심 및 원심 모두 공연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307조 제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 처벌
형법 제310조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 불가(위법성조각)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자 처벌
판례요지
(1) 전파가능성 법리의 유지 (다수의견)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개별적으로 소수에게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됨 (대법원 1968. 12. 24. 선고 68도1569 판결 이래 확립)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이므로 전파가능성에 관하여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고, 단순한 '가능성'이 아닌 '개연성(고도의 가능성)'이 요구됨 (대법원 1982. 3. 23. 선고 81도2491 판결 등)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 미필적 고의로서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필요하고, 행위자의 심리상태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 형태와 상황 등 구체적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 기준으로 추인함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와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 객관적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함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발언 상대방이 발언자나 피해자의 배우자·친척·친구 등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이거나, 직무상 비밀유지의무 등 특수한 신분을 가진 경우에는 비밀 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므로 공연성이 부정됨
사실 확인·규명 과정, 가해에 대한 대응 과정, 수사·소송 등 공적 절차에서의 발언의 경우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 용인 의사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함
발언 후 실제 전파 여부는 공연성 인정에서 소극적 사정으로만 고려되어야 함
(2) 형법 제310조 위법성조각사유의 확대 해석
형법 제310조의 '진실한 사실'은 내용 전체 취지상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충분하고, 세부 진실과 약간의 차이나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무방함
'오로지 공공의 이익'은 국가·사회 일반뿐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도 포함하며, 부수적으로 사익적 동기가 있더라도 주된 동기가 공익이면 위법성조각 가능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이라도 다른 일반인과의 공동생활에 관계된 사항이면 공익성을 인정하고, 개인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사회적 관심을 획득한 경우 공익성을 배제할 수 없음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 관련성을 판단해야 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공연성(전파가능성 법리)의 적용
법리 — 전파가능성 법리에 따라 개별적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행위자에게 이에 대한 인식과 위험 용인 의사가 인정되면 공연성이 충족됨. 발언자와 상대방의 특수 관계(친척 등)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당연히 부정되지 않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전파될 수 있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공연성 인정 가능함
포섭 — 공소외 3이 피해자와 친척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공소외 3이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진술하여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집성촌 주민 간에 전과 사실은 공개하기 꺼려지는 개인사로서 주변에 회자될 가능성이 큰 내용임. 피고인은 이웃과의 싸움 과정에서 단지 피해자를 모욕·비방하기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으므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음. 공소외 3과 피해자의 촌수나 구체적 친밀관계도 밝혀진 바 없음
결론 — 피고인의 발언에 공연성 인정. 원심판단에 법리 오해 없음
쟁점 2 — 상해 및 폭행 부분
법리 —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 오해 여부 판단
포섭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단에 위와 같은 잘못이 없음
결론 — 이 부분 상고이유도 이유 없음
최종 결론: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김재형·안철상·김선수의 반대의견
요지 — 전파가능성 법리는 공연성 개념을 벗어난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이자 유추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므로, 이를 인정한 종래 대법원판결들은 변경되어야 함
주요 근거
'공연히' 또는 '공공연하게'는 그 통상적 의미상 특정 소수에 대한 사적 발언이 이에 해당할 수 없음. 이러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전파되더라도 행위 자체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님
전파가능성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가능성'·'개연성'에 불과한 추측을 처벌 근거로 삼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에 명백히 반함
공연음란죄·음화 등 전시·상영죄에서의 공연성 해석(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과 달리 해석하는 것은 형법의 통일적 해석을 무너뜨림
행위 불법성 평가가 아닌 제3자(상대방)의 전파 여부·전파의사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결과책임을 묻는 것으로 형사법의 불법 평가방식에 어긋남
거의 모든 사실적시 행위를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에 해당하게 하여 형법의 보충성 원칙에 반하고, 일상적 사적 대화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위축시킴
전파가능성을 판단할 객관적 기준 설정이 곤란하여 구체적 적용에 자의가 개입될 소지가 크고, 기존 판례에서도 유사 사안에서 상이한 판단이 내려진 경우 다수 존재
명예훼손 비범죄화를 권고하는 국제적 추세(유엔인권위원회·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 보고서, 영국의 2010년 명예훼손죄 폐지 등)와도 동떨어짐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남편 공소외 2와 피해자의 친척 공소외 3 2명에게 발언한 것만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연성을 인정한 원심은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