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경우, 인쇄물 수주를 알선해 주겠다는 말이 사기죄의 기망 수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범의(편취 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제1심 판결이 사기죄 기망 수단 및 범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판결 이유를 갖추지 아니한 위법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동아제약주식회사 서무과 직원으로 재직 중이던 1981. 12. 29. 피해자 허대석에게 회사 제품인 맥소롱 라벨 인쇄를 도급받게 해주겠다고 하고, 1982. 1. 31.까지 변제하겠다며 200만 원을 차용함
제1심은 피고인이 인쇄를 알선해 줄 수도, 변제할 능력도 없었음에도 위와 같은 거짓말로 허대석을 기망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함
피고인은 수사기관부터 일관하여 범행을 부인하며 다음과 같이 변소함:
동기동창 윤상중(허대석과 인쇄업 동업)이 회사로 찾아와 인쇄물을 맡겨달라고 하여 담당업체 안내만 해주었을 뿐임
차용 당시 인쇄물 수주와 무관함을 분명히 하고 차용증을 작성하였음
이후 월 4푼의 이자를 지급하였고 약속어음을 공증하여 교부하였음
피고인의 변소는 허대석·윤상중의 제1심 법정 증언, 진술조서, 차용증·지불각서·약속어음 공증서 등에 의해 뒷받침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347조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
판례요지
사기죄의 기망 개념: 기망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그 착오는 사실에 관한 것이거나 법률관계·법률효과에 관한 것이거나를 묻지 않고, 반드시 법률행위의 내용 중요 부분에 관한 것일 필요도 없으며, 수단·방법에도 제한이 없음. 다만 널리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어야 함
기망 수단과 처분행위의 관련성: 차용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경우, "인쇄물을 맡게 해주겠다"는 말은 차용금의 편취 수단이 되기 어려움. 만약 인쇄물 수주 청탁의 사례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였다면 기망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제1심은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위 말을 기망 수단으로 삼았는바 이는 법리 오해임
판결 이유 모호성: 제1심 판문(判文)의 취지가 청탁 사례금으로 돈을 빌렸다는 것이라면, 피고인의 사기죄 범의를 인정하기에 판결 이유가 지나치게 모호하여 이유 불비의 위법이 있음
채증법칙 위반: 피고인의 변소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증언, 진술조서, 차용증, 약속어음 공증서 등)을 적절히 평가하지 않은 채증법칙 위반이 있음
법리: 기망은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기망 수단은 재물 교부·재산상 이익 취득과 인과관계 있는 처분행위를 유발하는 것이어야 함
포섭: 제1심은 차용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사실인정을 하였음. 이 경우 "인쇄를 맡게 해주겠다"는 말은 차용금 교부와 직접적 기망 수단으로 연결되지 않음. 해당 말이 청탁 사례금 편취를 위한 기망이라면 몰라도, 차용금 편취의 기망 수단으로 삼은 것은 법리에 맞지 않음
결론: 제1심이 인쇄물 수주 알선 약속을 차용금 편취의 기망 수단으로 인정한 것은 사기죄 법리 오해에 해당함
이유 불비 및 채증법칙 위반
법리: 유죄 판결은 범의를 포함한 범죄 성립 요건 각각에 대하여 명확한 이유를 갖추어야 하며, 증거 취사는 채증법칙에 따라야 함
포섭: 제1심 판문이 청탁 사례 명목인지 차용금 명목인지 불분명하여 사기 범의 인정 근거가 모호함. 또한 피고인의 변소를 뒷받침하는 허대석·윤상중의 증언, 차용증, 약속어음 공증서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채증법칙 위반이 인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