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의 교비회계 수입금을 피고인 명의 계좌로 송금·인출한 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
교비회계 수입금을 다른 회계에 전용하는 행위 자체가 횡령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피고인이 인출 후 학교운영비·증축공사비로 지출하였다고 주장·소명하는 경우 불법영득의사의 입증책임 및 기준
소송법적 쟁점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 성립 시점(최초 인출 시 → 최종 현금화 시)을 달리 인정한 것이 불고불리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증거재판주의(형사소송법 제307조) 위반 여부: 자금 행방 미확인만을 이유로 횡령을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1981년경 공소외 학교법인을 설립한 실질적 설립자로, 등기부상 이사이나 산하 전문대학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며 회계관리업무를 총괄함
위 학교법인 이사회는 1985. 8. 29. 교비회계 수입금(입학금, 수업료, 실험실습비, 기성회비 등)을 서울 거주 피고인에게 송금하여 관리·운용하게 하기로 결의함
피고인은 1992. 3. 1.부터 1993. 4. 19.까지 합계 금 8,201,533,536원을 수납하였고, 같은 기간 중 서무과 직원으로 하여금 교비회계 수입금 합계 금 5,140,000,000원을 피고인 지정 계좌(상당 부분 가명계좌)로 송금하게 하거나 통장·현금으로 교부받음
피고인이 송금받은 돈은 수 회에 걸쳐 수표·현금으로 입출금 과정을 반복하여 궁극적 사용처 추적이 대부분 불가능한 상태
피고인은 위 기간 중 학교운영비·이사장 후원금 등 명목으로 합계 금 2,648,495,000원을 전문대학에 반환함(그 중 금 440,000,000원은 수표 추적으로 명백히 확인됨)
위 학교법인은 1988년경 이래 전문대학 증축공사를 계속 시행하였고, 피고인은 1992년 이후 지출된 공사비만도 약 40억원이라는 자료(공사도급계약서, 공사비 영수증, 확인서 등)를 제출하고 증인도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함
원심은 금 2,026,000,000원에 대하여는 자금유통과정이 명백히 확인된다는 이유로 무죄, 나머지 금 3,114,000,000원에 대하여는 최종 인출 또는 현금 교부 이후 행방·사용처 미확인을 이유로 유죄 인정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재판주의 — 사실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함
사립학교법 제29조·제30조·제31조
학교법인의 재산·회계 관련 규정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제14조
교비회계 수입금의 사용처 제한 및 결산 절차 규정
판례요지
불법영득의사의 입증 기준: 횡령행위 및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도 검사가 입증해야 하며,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함. 이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음
불법영득의사 추단의 한계: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돈의 행방·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있다면, 달리 피고인이 위탁받은 돈을 일단 타용도로 소비한 다음 그만한 돈을 별도로 입금 또는 반환한 것이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함부로 불법영득의사로 횡령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음
자금 출처 단정의 한계: 학교법인을 위한 자금 지출의 출처가 보관하던 자금과 관련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피고인이 자금을 일단 횡령한 후 다른 자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음. 특히 자금 유입 시기와 같은 무렵에 지출이 이루어진 경우 그 유입자금으로 지출된 것이 아니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이를 달리 단정하는 것은 증거재판주의에 위배됨
교비회계 전용과 횡령의 구별: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을 다른 회계에 전용하는 것이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전용 자체만으로 곧바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횡령행위가 된다고 할 수는 없음
공소장변경 없는 사실 인정: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장변경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다소 다르게 인정하여도 불고불리 원칙에 어긋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공소장변경 없는 사실 인정의 적법성
법리: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 기본적 사실 동일성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과 다소 달리 인정하여도 불고불리 원칙에 위반되지 않음
포섭: 공소사실은 조흥은행·국민은행 경주지점에서의 최초 인출 시 횡령 성립을 주장한 것이고, 원심은 최종 예금계좌로부터의 현금·수표 인출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였으나, 범행 전체의 시기·종기·피해자가 동일하고 인정된 피해액이 공소사실 범위를 초과하지 않으며, 피고인은 송금받은 돈 전부를 전문대학에 반환하거나 증축공사비로 사용하였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충분한 자료도 제출하고 있어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었음
결론: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사실을 달리 인정한 것은 적법하며, 이 점의 상고이유는 이유 없음
쟁점 2 — 금 3,114,000,000원 부분의 불법영득의사 인정 가부
법리: 불법영득의사의 입증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는 정도의 엄격한 증거로써 하여야 하고, 피고인이 자금의 행방·사용처에 대한 설명과 이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경우, 피고인이 일단 타용도로 소비한 후 별도의 돈으로 반환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횡령으로 단정할 수 없음
포섭: 피고인은 학교법인을 위한 자금 보관·운용자의 지위에 있었고, 횡령으로 인정된 기간 중 합계 금 2,648,495,000원을 반환하였으며(금 440,000,000원은 수표 추적으로 확인됨), 증축공사비 금 1,586,000,000원의 실제 사용도 확인됨. 피고인은 1992년 이후 약 40억원 상당의 공사비 지출 관련 계약서·영수증·확인서 및 증인 진술 등 상당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음. 반면 원심이 든 유죄 증거들은 피고인이 송금받은 돈을 일단 타용도로 임의소비한 다음 별도의 돈으로 학교운영비를 반환하거나 증축공사비로 지출하였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함. 또한 자금 유입 시기와 같은 무렵의 학교법인을 위한 지출에 대하여 유입자금이 아닌 별도 자금으로 지출된 것이라 볼 특별한 사정도 없음. 자금추적을 어렵게 하는 일부 사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자금유통과정이 투명하게 확인되지 않는 부분 전부를 불법영득의사에 의한 즉시 횡령으로 단정할 수 없음
결론: 원심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증거재판주의·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 → 원심판결 파기환송
쟁점 3 — 교비회계 전용과 횡령 성립 여부
법리: 교비회계 전용 자체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횡령행위가 된다고 할 수 없음
포섭: 사립학교법 및 시행령이 교비회계 수입금의 사용처를 엄격히 제한하고 타 회계 전출·대여를 금지하고 있어 피고인이 법인 용도에 전용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는 별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