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판매인이 위탁물을 매매하고 수령한 대금을 위탁자에게 전액 교부하지 않은 경우 횡령죄 성립 여부
위탁자와 위탁판매인 사이에 판매대금에서 비용·수수료 등을 공제한 이익을 분배하기로 하는 특별 약정이 있는 경우, 정산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분배약정 내용 및 비용 정산관계를 심리하지 않고 매매대금 미교부 전액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한 원심의 심리미진·채증법칙 위배 및 횡령죄 법리 오해 여부
2) 사실관계
피고인은 공소외 이호선으로부터 토지매입자금을 제공받아 동인을 위하여 토지를 매입·전매하는 토지매매거래를 포괄적으로 위탁받아, 1977. 8. 20.경부터 1978. 8.경까지 도합 53회에 걸쳐 토지매매를 수행함
피고인은 토지 물색·매입·처분 외에 각종 세금·소개비 지급 등 일체의 부수업무를 도맡았고, 자금 부족 시 자기 돈으로 임시 충당한 것이 20여 회, 도합 7,000여만 원에 달함
이호선은 최종 남은 토지 22필지를 1982. 11. 5. 피해자 김종복에게 당시 시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금 150,000,000원에 매도함
피고인은 김종복으로부터 위 토지 22필지의 판매를 위탁받아, 그 중 이 사건 토지 12필지를 매도하면서 각종 세금을 납부하고, 일부 토지는 기체결 계약에 해약금 27,135,000원을 배상하면서 해약하고 고가 원매자와 새로이 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상의 중개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노력과 비용을 지출함
약 6개월간 8회의 부동산 매도가 있었음에도 그동안 김종복이 피고인의 일부 송금에 이의를 제기한 흔적이 없음
피고인은 위 해약금 외에도 인천 북구 석암동 산 36의7 토지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를 위한 채무변제금, 소개비·세금 등 다액의 비용을 지출함
제1심 및 원심은 피고인이 김종복으로부터 부동산을 위탁받아 처분하였고 그 대금은 수령과 동시에 위탁자에게 귀속된다는 이유로 미교부 전액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한 경우 처벌
판례요지
통상 위탁판매의 경우 위탁판매인이 위탁물을 매매하고 수령한 금원은 위탁자의 소유에 속하며, 위탁판매인이 이를 함부로 소비하거나 인도를 거부하면 횡령죄가 성립함
다만 위탁판매인과 위탁자 사이에 판매대금에서 각종 비용이나 수수료 등을 공제한 이익을 분배하기로 하는 등 대금처분에 관한 특별한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관한 정산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한 위탁물 판매 및 소비·인도거부가 있었다 하여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음 (대법원 1982. 11. 22. 선고 82도1887 판결 참조)
따라서 위탁자와 위탁판매인 사이의 분배약정 내용을 확정하거나, 지출된 비용의 정산관계를 밝히지 않은 채 미교부 전액에 대해 횡령죄를 인정하는 것은 심리미진·채증법칙 위배 또는 횡령죄의 법리 오해에 해당함
법리 — 위탁판매인과 위탁자 사이에 대금처분에 관한 특별 약정이 있는 경우, 정산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한 미교부 전액에 대해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음
포섭 — 기록상 피고인은 이호선으로부터 포괄적 토지매매를 위탁받아 53회에 걸쳐 거래하며 자기 자금 7,000여만 원을 임시 충당하는 등 통상 소개료만 받는 중개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였고, 김종복 위탁 건에서도 27,135,000원 해약금 배상, 근저당권 말소를 위한 채무변제금, 소개비·세금 등 다액의 비용을 지출함. 또한 약 6개월간 8회 매도 과정에서 김종복이 일부 송금에 이의를 제기한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일정 비율에 의한 분배약정이 있었다고 추단할 수 있음. 가사 분배약정이 없더라도 비용 정산관계가 존재함이 명백하므로, 이를 밝히지 않은 채 매매대금에서 교부하지 않은 전액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한 원심은 심리미진·채증법칙 위배 또는 횡령죄의 법리 오해에 해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