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도764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주금을 가장납입(견금 방식)한 직후 인출하여 차용금 변제에 사용한 경우, 납입가장죄와 별도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판례 변경 쟁점)
- 동일 행위에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동행사죄의 성립 여부
- 유상증자금 인출 행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 인정 여부
- 해외전환사채를 내국인이 이면약정으로 재매수하기로 한 경우, 발행회사에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 전환가액 조정으로 처음으로 주식 보유비율이 5%를 초과하게 된 경우 대량보유 보고의무 발생 여부
- 대표이사가 유상증자 주금을 불법 인출한 행위에서 주주들에 대한 배임죄의 성립 여부 (피해자=주주 vs. 회사)
- 가장납입 관련 업무상횡령죄가 불성립하는 경우, 업무상배임죄(공소외 2 회사에 대한)의 별도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유상증자금 중 회사를 위해 사용된 범위에 대한 심리미진 여부
- 상고이유서 미제출로 인한 나머지 유죄부분 상고 적법 여부
2) 사실관계
- 공소외 2 회사(상장법인)는 2000. 12. 28. 약 591억 원의 부도 발생
- 피고인 실질 지배 공소외 6 회사는 공소외 2 회사에 약 90억 원의 채권 보유, 정상적 회수 불가
- 피고인과 공소외 3은 2001. 3. 10.경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 명목으로 투자계약 체결; 공소외 6 회사가 자금 투자하되, 증자주식 전부를 피고인 측에 배정하고 유상증자금으로 공소외 6 회사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기로 약정
- 공소외 6 회사는 공소외 2 회사 발행 부도 약속어음·수표 합계 25,852,616,573원 상당을 액면 미달 금액으로 회수; 노동조합에 퇴직금채무 지급보증을 위하여 20억 원 당좌수표 교부
- 2001. 6. 27. 총 300억 7,000만 원의 유상증자 실시; 공소외 6·8·9 회사에 각각 주식 배정, 각사 납입금 전액 또는 일부를 사채업자 공소외 1로부터 차용하여 조달
- 다음날인 2001. 6. 28. 증자대금 전액 300억 7,000만 원을 인출하여 공소외 1에 대한 250억 원 차용금 변제에 사용
- 공소외 6 회사는 2001. 7. 4. 내용증명으로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310여 억 원 채권과 증자대금 300억 7,000만 원을 상계처리한다는 의사표시
- 공소외 8 회사는 2000. 10. 26. 해외전환사채 900만 달러를 공소외 14 증권(홍콩) 및 △△△△(싱가포르)에 발행; 그 전 한국산업은행과 이면약정 체결(한국산업은행이 전환사채 전량 재매수, 재매입의무 연대보증) → 한국산업은행은 2001. 11.경 이를 재매수
- 피고인은 2000. 11. 13. ~ 12. 18. 차명계좌로 공소외 8 회사 발행 전환사채 300만 달러 매수; 2000. 12. 26. 전환가액 조정으로 전환예정 주식 수가 발행주식 총수의 12.24%에 이르게 되었으나 2001. 1. 2.까지 보유상황 미보고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상법 제628조 제1항 (납입가장죄) | 회사의 자본충실을 위한 주금납입을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 |
| 형법 제356조 (업무상횡령죄) | 업무상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 가중처벌 |
| 형법 제228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 공무원에게 허위 신고하여 공정증서원본에 불실 사실 기재하게 하는 행위 처벌 |
| 형법 제356조·제355조 (업무상배임죄) | 타인의 사무 처리자가 임무위배 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경우 처벌 |
|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 | 10억 원 이상 유가증권 모집 시 금융감독위원회에 신고서 제출 의무 |
| 증권거래법 제200조의2 제1항 (대량보유 보고의무) | 주식 등 5% 이상 보유 시 보유상황 보고 의무 |
|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죄는 경합범으로 처리 |
판례요지
① 가장납입(견금 방식)과 업무상횡령죄의 관계 — 판례 변경
- 납입가장죄의 법리: 당초부터 진실한 주금납입 의사 없이 형식상·일시적으로 주금을 납입하고 등기 완료 후 즉시 인출한 경우,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입가장죄·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동행사죄 성립 (대법원 96도2904 판결 등 참조)
- 대법원 다수의견(판례 변경): 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주금을 가장납입한 직후 이를 인출하여 차용금 변제에 사용한 경우, 위 행위는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고 등기를 위하여 납입을 가장하는 편법에 불과하여 주금의 납입 및 인출의 전 과정에서 회사의 자본금에는 실제 아무런 변동이 없으므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납입가장죄 성립을 인정하는 이상 회사 자본이 실질적으로 증가됨을 전제로 한 업무상횡령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음
- 가장납입에도 상법상 주금납입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례(95다5790, 97다20649 등)는 단체법 질서 안정을 위한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횡령죄의 형사책임 인정 근거로 삼을 수 없음
- 이와 배치되는 대법원 80도537 판결, 2003도2807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
② 가장납입의 의사 인정 범위 — 심리미진
- 유상증자금을 인출하여 사용한 경우라도 그것이 회사를 위하여 사용된 것이라면 자본충실을 해쳤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가장납입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음
- 유상증자금 사용 목적에 직원 퇴직금, 부도어음 회수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고, 공소외 6 회사가 공소외 2 회사에 대해 보유한 채권이 현존하는 경우, 그 채권액에 해당하는 범위 내에서는 회사를 위하여 인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음 → 전액에 대해 가장납입의 의사를 인정하려면 추가 심리 필요
③ 해외전환사채와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
-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의 신고의무는 국내 발행시장에서 모집에 응하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 상장회사가 해외에서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전환사채를 공모하는 경우, 내국인이 최초 인수자인 해외투자자로부터 재매수하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별도로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해외투자자와 발행회사 사이의 투자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해외에서 발행된 전환사채에 대하여는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의무가 인정되지 않음
④ 전환가액 조정으로 인한 대량보유 보고의무
- 전환가액 조정으로 처음으로 보유비율이 발행주식 등의 5%를 초과하게 된 경우도 증권거래법 제200조의2 제1항의 주식 등을 '대량보유한 때'에 해당하여 보고의무 발생
- 변동보고의무 면제자에 관한 시행령 제86조의5 제3호의 규정이 적용될 여지 없음
⑤ 주주들에 대한 배임죄 성립 여부
-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관리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를 가리킴 (2003도763 판결 등 참조)
- 회사 대표이사가 납입된 주금을 관리하는 업무는 이사의 회사에 대한 선관의무·충실의무에 기한 것으로 회사 자신 또는 이사 자신의 사무에 속함 → 대표이사가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 그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님 → 주주들에 대한 배임죄 불성립
⑥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배임죄
- 업무상횡령죄와 업무상배임죄는 특별관계에 있는바, 업무상횡령죄가 불성립하는 경우 일련의 동일한 행위에 대해 업무상배임죄가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심 이유에는 잘못이 있으나, 가장납입에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재산상 이익을 취한다는 의사 역시 인정할 수 없어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음 → 결론에서 원심과 동일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가장납입과 업무상횡령죄
- 법리: 견금 방식 가장납입의 전 과정에서 회사 자본금에 실제 변동이 없으므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고, 납입가장죄 성립을 인정하는 이상 업무상횡령죄는 별도 성립 불가
- 포섭: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300억 7,000만 원을 납입하고 등기 완료 직후 전액 인출하여 차용금을 변제한 일련의 행위는 처음부터 계획된 가장 편법으로서 실질적으로 회사 자본금에 변동이 없었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의 전제인 불법영득의 의사 불인정
- 결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부분 유죄 인정한 원심 파기 환송
쟁점 ② 가장납입의 의사 범위 — 심리미진
- 법리: 인출한 돈을 회사를 위하여 사용한 것이라면 가장납입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음
- 포섭: 유상증자금 사용목적에 부도어음 회수비용(약 260억 원 상당), 퇴직금(약 19억 원 상당) 등이 포함되어 있고, 공소외 6 회사의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유효한 채권이 존재하는 범위 내에서는 회사를 위한 사용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원심은 추가 심리 없이 전액에 대하여 가장납입 의사를 인정함
- 결론: 채증법칙 위반 및 가장납입 의사에 관한 법리 오해로 원심 파기 환송
쟁점 ③ 해외전환사채와 신고의무
- 법리: 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신고의무는 국내 발행시장 투자자 보호 목적; 해외발행 전환사채에 대하여는 내국인 이면약정 재매수 여부와 무관하게 신고의무 불발생
- 포섭: 공소외 8 회사 전환사채는 해외소재 공소외 14 증권·△△△△에 형식적으로 인수되었고, 한국산업은행이 이면약정에 따라 유통시장에서 재매수하였다 하더라도 발행 자체는 해외에서 이루어진 것임
- 결론: 증권거래법위반(미신고 국내전환사채 발행) 부분 — 신고의무 인정을 전제로 유죄 판단한 원심 파기 환송
쟁점 ④ 전환가액 조정과 대량보유 보고의무
- 법리: 전환가액 조정으로 처음으로 5% 초과하게 된 경우도 보고의무 발생; 시행령 면제규정 미적용
- 포섭: 피고인은 차명계좌로 공소외 8 회사 전환사채 300만 달러 보유 중 전환가액 조정으로 보유비율 12.24%에 달하였고, 정해진 기한까지 보고하지 않음
- 결론: 증권거래법위반(대량보유 미보고) 부분 — 원심 판단 수긍, 상고 기각
쟁점 ⑤ 주주들에 대한 배임죄
- 법리: 이사의 주금 관리업무는 회사에 대한 선관의무·충실의무에 기한 것으로 주주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음
- 포섭: 공소외 3(대표이사) 및 피고인이 유상증자금을 임의 인출한 행위는 공소외 2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고,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들의 사무 처리자 지위 불인정
- 결론: 주주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무죄 — 원심 판단 수긍, 검사 상고 기각
쟁점 ⑥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배임죄
- 법리: 가장납입에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재산상 이익 취득 의사도 불인정
- 포섭: 원심이 업무상횡령죄를 전제로 배임죄 불성립을 판단한 이유는 잘못이나, 불법영득의 의사 부재와 동일한 이유로 재산상 이익 취득 의사도 인정 불가
- 결론: 결론에서 원심과 동일하므로 검사 상고 기각
최종 결론
-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전부 파기 환송 (경합범 관계)
- 검사의 상고(무죄부분)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이용우·박재윤의 반대의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동행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부분)
참조: 대법원 2004. 6. 17. 선고 2003도76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