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도14770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일부인정된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배임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동산담보권을 설정한 담보권설정자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 동산담보설정계약에 따른 담보물 보관의무 및 담보가치 유지의무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공소사실에서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 성립 여부
소송법적 쟁점
- 배임 부분 파기가 경합범 관계에 있는 나머지 유죄 부분에 미치는 파기 범위
2)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임
-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은행')로부터 대출받으면서, 이 사건 회사 소유의 레이저 가공기 2대(이하 '이 사건 기계')를 포함한 기계 17대에 관하여 ○○은행과 동산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함
- 피고인은 이후 이 사건 기계를 처분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은행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배임 공소사실이 기재됨
- 원심(서울고등법원 2019. 9. 24. 선고 2019노760, 889 판결)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은행에 대한 채무 변제 시까지 이 사건 기계를 담보 목적에 맞게 보관할 임무를 부담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배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함
- 원심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공소사실도 유죄로 판단함
- 원심은 배임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형법 제355조 제2항(배임죄)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 |
|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동산채권담보법) 제7조 제1항 | 담보약정과 동산담보등기를 갖추어야 동산담보권 성립 |
| 동산채권담보법 제32조 | 담보목적물인 동산에 대한 선의취득 인정 |
| 형법 제37조 전단 | 경합범 |
|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죄) |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 소유 물건을 취거·은닉·손괴하여 권리행사 방해 시 성립 |
판례요지
다수의견
- 배임죄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려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함 (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가 성실한 급부이행으로 상대방이 채권실현 이익을 얻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 이행 시 상대방을 보호·배려할 부수적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할 수 없음
-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함
- 채무자가 금전채무 담보를 위하여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동산담보권을 설정하여 담보가치 유지의무 또는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를 들어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
- 따라서 채무자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함
소수의견 (대법관 김재형)
-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동산담보권이 성립한 이후,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담보물 보관의무와 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에 해당함
- 담보약정을 이행할 의무가 채무자 자신의 사무라 하더라도, 동산담보권 설정 이후 담보물 보관·유지의무는 그 성질과 내용이 달라짐 — 이는 단순한 채권적 의무를 넘어 동산담보권자의 담보목적물에 대한 교환가치를 보전할 의무로서의 내용과 성격을 가짐
- 동산담보권은 저당권과 마찬가지로 동산의 교환가치를 지배하는 물권임. 채무불이행과는 달리 물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형사적 보호가 필요함
- 동산 양도담보 처분의 경우에는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이전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므로, 소유권이 담보권설정자에게 남아 있는 동산담보권 침해에 대해서는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이 균형에 맞음
- 사후에 피담보채권이 변제되었더라도 담보권 침해 시점의 배임죄 성립에 영향 없음
- 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323조)는 '자기 소유' 물건이 객체이고, '취거·은닉·손괴'를 요하므로 선의취득에 의한 담보권 침해에 적용이 불분명하며, 채권에도 적용된다는 판례에 따르면 단순 채무불이행에도 성립 위험이 있어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음
보충의견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노태악)
- 동산채권담보법상 동산담보권도 기본적으로 동산 양도담보와 동일한 담보물권으로서 성질이 다르지 않음
- 동산담보등기제도는 공시 개선을 위한 것이지 담보권설정자의 임의 처분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님(동산채권담보법 제64조에 처분 관련 처벌규정 없음)
- 담보약정 이행의무와 담보권 설정 이후 의무를 단계별로 달리 평가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은 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에 배치됨
- 공장저당권·자동차저당권 배임죄 인정 판례는 일련의 전원합의체 판결 흐름에 비추어 향후 유지 여부를 고려해야 할 판례임
- 담보의 형식(저당권, 대물변제예약, 양도담보)이나 담보목적물(부동산·동산)에 따라 타인의 사무 여부를 달리 볼 이유 없음
4) 적용 및 결론
배임 부분
- 법리 — 동산담보권 설정에 따른 담보물 보관의무·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통상의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채무자 자신의 급부의무에 불과하여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고, 채무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님
- 포섭 — 이 사건 회사와 피고인이 ○○은행과 이 사건 기계에 관한 동산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여 담보가치 유지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은행과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은행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음
- 결론 —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를 처분하였더라도 배임죄 성립하지 아니함. 원심이 피고인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유죄 판단한 것은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 있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
- 법리 —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 및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준수 여부
- 포섭 — 원심의 판단을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 없음
- 결론 — 사기 부분 상고이유 이유 없음, 원심 유죄 판단 유지
파기 범위
- 배임 부분이 나머지 유죄 부분(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과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로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 파기 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5) 소수의견
대법관 김재형의 반대의견
-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동산담보권이 성립한 이후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물 보관의무·담보가치 유지의무는 형법 제355조 제2항의 '타인의 사무'에 해당함
- 근거:
- 동산담보권은 동산의 교환가치를 지배하는 물권이고,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물 보관·유지의무는 담보권자의 교환가치 지배권을 확보해 주는 의무임
- 물권 침해는 채무불이행과 차원이 다르므로 형사적 보호가 요구됨 — 형법의 재산범죄는 원칙적으로 물권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물권 침해를 처벌함
- 담보약정 이행의무(담보로 제공할 의무)와 담보권 설정 이후의 담보물 보관·유지의무는 법률적 성격이 다름 — 후자는 단순 채권적 의무를 넘어 교환가치 보전 의무의 성격을 가짐
- 공장저당권·자동차저당권 설정자의 담보물 보관·유지의무 위반에 대해 배임죄를 인정한 판례(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67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11665 판결)가 현재도 유지되고 있으므로 동산담보권도 달리 볼 이유 없음
- 동산 양도담보 처분의 경우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신탁적으로 이전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는 반면, 동산담보권의 경우 소유권이 담보권설정자에게 남아 있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이 균형에 맞음
- 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323조)는 구성요건('자기 소유', '취거·은닉·손괴')상 물상보증인 사안 등에 적용이 불분명하고, 채권에도 적용된다는 판례에 따르면 오히려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위험이 더 커짐
- 담보물이 사후에 변제되었더라도 배임죄 성립에 영향 없음
참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47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