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는 석방일(1994. 1. 26.) 이후에도 원고를 만날 때마다 어음금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하고, 1999. 10. 30.경에는 원고 사무실을 방문하여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 것으로 원고는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배척함
예비적 청구 관련: 피고는 1990년경 원고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고 인천 서구 소재 상가 240평을 대물변제하기로 하였으나 이를 한국주택 주식회사 등에 임의 처분함. 이에 원고의 항의를 받고 차용금 3억 원 변제 외에 대물변제약정위반에 대한 손해배상금 3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면서 이 사건 어음 2매 포함 총 3매(액면 각 1억 원)를 발행·교부하였고, 이후 1억 원 변제 후 어음 1장을 회수함. 원고는 미변제 잔액 2억 원을 예비적으로 청구함
피고는 형사사건 고소장·답변서·검찰조사에서 이 사건 어음의 원인관계와 변제 여부에 관하여 수차례 주장을 번복하였고, 변제에도 불구하고 어음을 미회수한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함
관련 형사사건의 인영감정 결과, 지급기일 정정 부분에 날인된 인영이 피고의 진정한 인영으로 판명되어 피고의 위조 주장은 근거 없음이 밝혀졌고, 원고는 무혐의처분을 받음
백지어음의 성질: 지급기일을 공란으로 하여 발행하였거나 당사자 합의로 삭제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람출급어음이 아닌 백지어음으로 보아야 하고, 교부·보관시킨 때에는 후일 소지인으로 하여금 임의로 지급기일을 보충시킬 의사였다고 추정함
백지보충권 소멸시효 기산점: 원인관계에 비추어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함. 당사자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된 시기부터 진행함
백지보충권 소멸시효기간: 만기를 백지로 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권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3년으로 봄이 상당함. 백지보충권 행사에 의하여 생기는 채권은 어음금 채권이고, 약속어음 발행인에 대한 어음금 채권의 소멸시효기간(3년)을 고려한 것임
어음 소지와 채무이행 추정: 채무자가 채무 이행확보를 위해 채권자에게 약속어음을 교부한 경우, 채무를 이행함에 있어 약속어음을 반환받는 것이 상례이고, 반환받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이므로, 채권자가 어음을 소지하고 있다면 채무이행을 하고도 반환하지 않은 데 대한 수긍할 만한 설명이 없는 한 아직도 채무이행이 안 된 것으로 봄이 타당함
예비적 청구 관련 채증법칙: 피고의 주장 자체에 일관성이 없고, 변제에도 불구한 어음 미회수 이유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으며, 위조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판명된 이상, 원고의 일관성 있는 주장과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피고의 주장만으로 가벼이 배척할 것은 아님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주위적 청구 — 백지보충권 소멸시효 완성 여부
법리: 만기 백지어음의 보충권 소멸시효는 어음상 권리 행사가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하되, 당사자 간 묵시적 합의가 있으면 그 합의된 시기부터 진행하며, 기간은 3년임
포섭: 피고가 구속을 이유로 지급유예를 부탁하고 지급일란을 삭제한 경위에 비추어, 원·피고 사이에는 '피고가 구속에서 풀려난 후 지급일을 보충하여 지급제시하여 달라'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됨. 따라서 백지보충권 소멸시효는 피고 석방일인 1994. 1. 26.부터 진행하여 3년이 경과한 1997. 1. 26.에 소멸시효 완성됨. 원고의 2000. 4. 4. 지급일 보충은 시효 완성 후에 이루어진 것임. 피고가 석방 후 어음금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하였거나 1999. 10. 30.경 재차 변제를 약속하였다는 원고의 소멸시효 중단(승인) 및 시효이익 포기 재항변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 없음
결론: 주위적 어음금 청구 기각. 원심 판단 수긍. 상고 기각
쟁점 ②: 예비적 청구 — 손해배상 약정에 기한 미변제금 청구
법리: 채무자가 채무 이행확보를 위해 교부한 약속어음을 채권자가 소지하고 있다면, 수긍할 만한 설명이 없는 한 아직 채무이행이 안 된 것으로 봄이 타당함. 원인관계상 채무 부존재 또는 소멸을 다투는 채무자는 어음 미회수 이유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음
포섭: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계속 소지하고 있고, 피고 스스로 어떤 원인관계상 금전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발행하였음을 인정함. 피고는 ① 형사사건 고소장에서 2억 원 차용 및 7회 분할변제를 주장하였다가, ② 인영감정 결과 위조주장이 근거 없게 되자 원인관계 주장을 번복하였고, ③ 변제시기·방법에 관하여 주장을 거듭 번복하면서도 구체적인 변제경위를 밝히지 못하였으며, ④ 변제에도 불구하고 어음을 반환받지 못한 이유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전혀 하지 못하였고, ⑤ 1993. 8. 18. 구속 이후 지급기일을 연장받았다고 스스로 주장함으로써 그 시점까지 원인관계상 채무가 존속하고 있었음을 자인함.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은 일관성이 있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이 존재함에도, 원심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설시 없이 일체의 증거를 배척하였음
결론: 원심의 예비적 청구 기각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음.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 파기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