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주요우울장애)으로 인한 자살이 보험약관상 보험자 면책사유에서 제외되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실심 법원이 정신과 전문의의 의학적 견해를 배척할 때의 판단 기준
소송법적 쟁점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피보험자 사망일(보험사고 발생일)인지, 아니면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인지 여부
단체보험에서 상속인이 면책 예외사유 소명 자료를 갖추기 어려운 특수성이 소멸시효 기산점에 미치는 영향
2) 사실관계
망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2006년 10월경 학부모 폭언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2008년 10월경 우울증 진단 후 매년 가을 우울증 재발로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아옴
망인은 2011년 9월 말경부터 피부병(홍반성 구진)·간 수치 악화 등으로 입원·통원 치료를 계속하던 중, 자살 무렵 정신과 주치의를 수차례 방문하여 '죽고 싶다'는 취지의 상담을 함
망인은 2011년 10월 12일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어 사망, 유서를 남기지 않음; 경찰은 '우울증으로 인한 단순자살'로 내사종결 처리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고들(손해보험사들)이 광주광역시교육청과 사이에 소속 공무원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체결한 공무원 단체상해보험계약임
원고(망인의 어머니)는 2012년 2월경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거부당하고 행정소송을 제기, 2016년 2월 26일 승소 확정판결(대법원 2014두10608)을 받음
원고는 2016년 8월경 이 사건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함
원심(광주지방법원 2017. 10. 27. 선고 2017나55151 판결)은 ① 망인이 사망 전날 정상 출퇴근, 당일 특이 행동 없이 목을 매어 자살한 사정만을 들어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② 소멸시효 기산점을 망인 사망일로 보아 2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구 상법(2014. 3. 11. 개정 전) 제662조
보험금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 완성 (개정 후 3년으로 변경)
상법 제735조의3, 제739조
단체보험의 경우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에게만 보험증권 교부 의무; 피보험자 개인에 대한 교부 불요
보험계약 약관(면책조항)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사망은 면책; 단,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보험금 지급
판례요지
우울증과 면책 제외에 관한 법리
자살을 면책사유로 규정한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음(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참조)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성행,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진행 경과·정도 및 자살 즈음의 구체적 상태, 주위상황, 자살의 동기·경위·방법·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함(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참조)
DSM-5의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상 반복적 자살사고도 증상의 하나이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는 자살충동·행위가 일반적이고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고도(중증) 우울병 에피소드로 분류함
주요우울장애와 자살의 관련성에 관한 의학적 판단 기준이 확립되어 있으므로, 전문의의 의학적 견해가 증거로 제출된 경우 사실심 법원은 이를 함부로 부정할 수 없고, 다른 의학적·전문적 자료에 기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함
원심이 정신과 전문의 견해를 고려하지 않고 겉으로 이상 징후가 없었다거나 충동적으로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자살하였다는 사정만을 내세워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가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니라고 단정한 것은 면책사유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임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고 발생 시부터 진행함
다만, 보험사고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하여 보험금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이를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함(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39822 판결,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다19624 판결 참조)
단체보험에서는 피보험자 개인에게 보험증권 교부 의무가 없어 상속인이 보험계약의 존재·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주요우울장애로 인한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가 상태를 이유로 면책 예외를 주장하려면 단순 사망 사실 외에 면책 예외사유 해당성까지 소명할 자료를 갖추기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과 보험자 면책사유
법리: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은 면책사유에서 제외되며, 전문의의 의학적 견해가 제출된 경우 법원은 이를 함부로 부정할 수 없음
포섭: 망인의 정신과 주치의는 망인이 계절성 동반의 재발성 주요우울병 장애 상태에 있었고 인지왜곡 증상까지 겹쳤다는 전문적·의학적 견해를 제출하였음; 행정소송 확정판결(대법원 2014두10608)에서도 망인이 우울증 재발로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인정됨; 그럼에도 원심은 위 의학적 견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망 전날 정상 출퇴근, 당일 특이 행동 없음, 목을 매는 방법으로 자살 등 외형적 사정만을 근거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가 상태를 부정함
결론: 원심의 면책조항 적용 판단은 면책사유 해석 법리 오해 및 심리 미진의 잘못이 있음 →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있음
쟁점 ②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법리: 보험사고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한 경우에는 청구권자가 보험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소멸시효 진행
포섭: 망인 사망 당시 면책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보험사고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하고, 단체보험으로서 원고가 보험계약의 존재·내용을 파악하기 곤란하였을 여지가 있음; 그러나 원고는 망인이 공무상 우울증으로 자살하였다고 주장하며 2012년 2월경부터 유족보상금 지급을 신청하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하였으므로, 과실 없이 보험사고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까지 보기는 어려움; 따라서 소멸시효 기산점은 망인 사망일이고, 사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6년 8월 소 제기 시점에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됨
결론: 원심의 소멸시효 완성 판단은 정당
최종 결론
면책조항 적용 판단은 잘못이나, 소멸시효 완성 판단이 정당하여 그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 상고 모두 기각, 상고비용 원고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