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제9호에 근거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공소제기 및 법관의 유죄판결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일련의 국가작용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성립 시 개별 공무원의 고의·과실 특정 및 증명이 필요한지 여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국가작용이 전체적으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원고 45 본인의 위자료 청구에 미치는 영향(재판상 화해 간주 조항의 효력)
원고 45의 재산상 손해 부분에 대하여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었는지 여부
2) 사실관계
이 사건 본인들은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의해 영장 없이 체포·구금되어 수사를 받음
원고 5는 구속 후 구속취소로 석방되었고, 나머지 본인들은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후 형을 복역하다 형 집행정지 등으로 석방됨
원고 5를 제외한 나머지 본인들은 재심청구를 하여 재심개시결정을 받았고, 재심절차에서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라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한 무죄판결이 확정됨
원고들은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 또는 이에 근거한 수사·재판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대한민국)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
원심은 발령행위 자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수사·재판 직무행위도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 기각
원고 45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어 생활지원금을 수령하였고,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를 하여 헌법재판소 2018. 8. 30.자 위헌결정(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 위헌)을 이끌어냄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조문
요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 국가배상책임 성립
유신헌법 제8조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할 의무를 짐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수령한 경우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단,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은 위헌결정으로 효력 상실)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 무죄판결
헌법 제10조 제2문
국가의 국민 기본권 보장의무
판례요지
국가배상책임 성립의 일반 법리: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때 국가배상책임 성립 가능.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는 행위의 양태·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손해의 정도,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가 부담할 만한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 종합 판단함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무효: 유신헌법 제53조 소정의 발령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영장주의 전면 배제, 표현의 자유·청원권·신체의 자유·학문의 자유 침해, 국가긴급권의 목적상 한계 일탈로 위헌·무효
일련의 국가작용으로서 국가배상책임: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됨.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서는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충분하고, 개별 공무원의 구체적인 직무집행행위를 특정하고 그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엄격히 요구할 필요 없음
발령행위 단독으로는 현실 손해 불발생: 발령행위만으로는 개별 국민에게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긴급조치 제9호의 적용·집행이라는 추가적 직무집행을 통하여 손해가 현실화됨
수사기관 직무행위의 위법성: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한 위헌적 법령에 따른 체포·구금은 헌법상 영장주의를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직무집행. 영장주의를 배제하는 위헌적 법령에 따라 체포·구금을 한 경우, 그 법령 자체가 위헌이라면 결과적으로 그 수사에 기초한 공소제기에 따른 유죄의 확정판결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음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가 독립적인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상 직무행위를 포함한 긴급조치의 발령 및 적용·집행이라는 일련의 국가작용이 전체적으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때에는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음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 위반: 국가는 헌법 제10조 제2문(유신헌법 제8조)에 따라 기본권 보장의무를 부담하는바, 긴급조치 제9호의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국가에 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뒤늦게나마 기본권 보장의무를 이행하는 방안이 되고,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가 부담할 실질적 이유가 있음
원고 45의 재판상 화해 부분: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 위헌으로 결정되었으므로, 위헌결정의 계기를 부여한 당해 사건인 이 사건에도 그 결정의 효력이 미쳐 원고 45 본인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재판상 화해 간주의 근거가 사라짐. 단,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는 여전히 재판상 화해 성립으로 소 각하 결론 유지
판례 변경: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등을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
4) 적용 및 결론
쟁점 1 — 긴급조치 제9호 발령·적용·집행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 성립 여부
법리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때 국가배상책임 성립.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의 경우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충분함
포섭
긴급조치 제9호는 발령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그 위헌성이 중대함
긴급조치 제9호는 위반자에 대한 영장 없는 강제수사·공소제기·형 집행이라는 절차를 예정하였으므로,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이 존재함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성이 명백함에도 그 발령 및 적용·집행 과정에서 위헌성이 제거되지 못한 채 영장 없는 체포·구금 등 구체적 직무집행을 통해 이 사건 본인들의 신체의 자유가 침해됨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대통령, 국무위원, 수사기관, 법관 등)이 관여하여 개별 고의·과실의 특정·증명이 곤란하므로, 일련의 국가작용 전체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인정
국가는 기본권 보장의무(유신헌법 제8조)를 저버렸고,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의 전보책임을 부담할 실질적 이유가 있음
결론
이 사건 본인들이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체포·구금·수사를 받거나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형을 복역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부담함.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판결 파기 및 환송
쟁점 2 — 원고 45의 위자료 청구 부분(재판상 화해 간주 효력)
법리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결정의 계기를 부여한 당해 사건에 미침
포섭
원고 45가 헌법소원을 청구하여 위헌결정의 계기를 부여하였으므로, 위헌결정의 효력은 이 사건에 미침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의한 재판상 화해 간주의 근거가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에 관하여 사라졌으므로, 생활지원금 수령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음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여전히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따른 재판상 화해 성립
결론
원고 45 본인의 위자료 및 상속분 청구 부분: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 원심 각하 부분 파기·환송. 원고 45의 재산상 손해 청구 부분: 소 각하한 원심 결론 유지, 이 부분 상고 기각
5) 소수의견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
결론(국가배상책임 인정)은 다수의견과 동일하나, 논거를 달리함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에 관여한 다수 공무원의 집단적·조직적 행위가 존재하는 경우 국가배상책임 성립에 개별 공무원의 고의·과실을 구체적으로 특정·증명할 필요 없음(민법 제760조 제2항 유추 가능)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일반적 입법행위와 달리 민주적 절차가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입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제한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음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는 대통령의 위법한 긴급조치 발령·집행과 독립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판단할 필요 없음. 긴급조치 관련 재판으로 인한 손해는 발령·집행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됨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에 대하여 독립적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기존 판례와 평가모순, 법적 안정성 훼손, 분쟁의 무한반복 등의 문제를 야기함
헌법 제29조 제1항의 국가배상청구권은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이해하는 것이 법치국가 원칙에 부합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공무원의 고의·과실'은 공무원 개인의 고의·과실뿐만 아니라 공적 직무수행상 과실, 즉 국가의 직무상 과실을 포함하는 것으로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여야 함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은 행정 조직이나 운영상의 결함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공적 직무수행상 과실(국가의 직무상 과실)이 인정됨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고의·중과실 시 기관행위 품격 상실), 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다카1164 판결(직무집행상 과실은 주관적 과실만 의미) 등 변경 필요
국가배상청구 소송은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함
대법관 김선수·오경미의 별개의견
결론(국가배상책임 인정)은 동일하나,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가 독립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함
대통령의 불법행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긴급조치 제9호를 발령하고 행정부 수반으로서 집행하였으므로, 발령과 수사·공소제기라는 불가분적 일련의 국가작용이 대통령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행위를 구성함
법관 직무행위의 독립적 불법행위: 사법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라 독립되어 있고, 법관은 대통령의 위법한 긴급조치권 행사와 구별되는 독립적 판단 권한과 의무를 가짐. 영장주의 전면 배제라는 중대·명백한 위헌성을 가진 긴급조치 제9호를 위헌성 심사 없이 적용하여 영장 없이 체포된 피고인에 대하여 인신보호조치도 취하지 않고 유죄판결을 선고한 것은, 헌법과 법률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여 법관이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한 것으로 국가배상법 제2조의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함
기존 판례에서 법관 재판작용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사안들은 정상적인 사법시스템이 작동하는 상황에서의 재산권 침해 또는 절차상 오류에 관한 것이었으나, 이 사건은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한 위헌적 법령에 의한 불법체포·구금 및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