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다1178 종회회원확인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로 제한하는 종래 관습법의 현재적 효력
- 관습법이 법적 효력을 유지하기 위한 요건(정당성·합리성·법적 확신)
- 공동선조와 성·본을 같이하는 성년 여성의 종중 구성원 자격 인정 여부
소송법적 쟁점
- 종래 대법원판례의 변경된 견해를 당해 사건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 종중규약에 여성 배제 규정이 없음에도 성년 여성의 종원 자격을 부정한 원심 판단의 적법성
2) 사실관계
- 피고는 ○○○씨 시조 □□의 18세손 말손(末字 孫字)을 중시조로 하는 종중임
- 원고들은 말손의 후손인 여성들로서 ○○○씨 33세손임
- 피고 종중규약 제3조: "본회는 ○○○씨 △△△(휘 末字 孫字)의 후손으로서 성년이 되면 회원자격을 가진다."고 규정 — 회원 자격을 남자로 명시적 제한하지 않음
- 원고들은 자신들이 피고 종회의 회원(종원) 자격이 있음을 주장하며 확인 청구
- 원심: 종래 관습상 여성은 종중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법리 적용 → 원고들 청구 배척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1조 | 민사에 관하여 법률 없으면 관습법, 관습법 없으면 조리에 의함 |
| 민법 제103조 |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 |
| 헌법 제9조 |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함 |
| 헌법(1980년 전문개정) |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되어야 함 |
| 여성차별철폐협약(1985. 1. 26. 발효) | 성별에 근거한 차별을 초래하는 관습·관행 철폐 의무 |
| 여성발전기본법(1996. 7. 1. 시행) | 모든 영역에서 남녀평등 촉진 및 여성의 참여 확대 |
판례요지
[관습법의 요건]
-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른 것임 (대법원 1983. 6. 14. 선고 80다3231 판결 참조)
- 관습법으로 승인되려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함 (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다4878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관습법이 승인된 이후에도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확신이 소멸하였거나, 사회를 지배하는 기본적 이념이나 사회질서의 변화로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면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됨
[종원 자격을 성년 남자로 제한하는 관습법의 효력 소멸]
- 사회 일반의 인식 변화: 산업화·도시화, 핵가족화, 남녀평등의식 확산, 여성의 사회활동 증대 등으로 종래 관습에 대한 법적 확신이 상당 부분 흔들리거나 약화됨
- 전체 법질서의 변화: 헌법(양성평등), 여성차별철폐협약, 개정 민법(친족범위 차별 철폐, 호주제 폐지, 상속분 균등), 여성발전기본법 등 전체 법질서가 남녀평등 실현 방향으로 변화됨
-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남자만을 종중 구성원으로 하고 여성을 원천 배제하는 종래 관습은 변화된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으므로, 더 이상 관습법으로서의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음
[종중 구성원의 자격 — 조리에 의한 보충]
- 종원 자격에 관한 종래 관습법의 효력이 소멸하였으므로 민법 제1조에 따라 조리에 의하여 보충함
-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제사·친목 등을 목적으로 구성되는 자연발생적 종족집단이므로,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이 된다고 보는 것이 조리에 합당함
[새로운 판례의 적용 시점]
- 원칙: 변경된 견해는 이 판결 선고 이후의 종중 구성원의 자격과 새로이 성립되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만 적용됨 (수십 년간 유지된 종래 판례를 신뢰하여 형성된 법률관계를 일시에 좌우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신의성실·신뢰보호에 반하기 때문)
- 예외(이 사건에의 소급적용): 원고들이 종래 관습법의 효력을 직접 다투면서 자신들의 권리 구제를 청구하는 이 사건에 한하여는 변경된 견해가 소급하여 적용됨 — 그렇지 않으면 사법작용의 본질에 어긋나고 현저히 정의에 반함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종래 관습법의 효력
- 법리: 관습법은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는 정당성·합리성이 있어야 하며, 이를 상실하면 법적 효력이 부정됨
- 포섭: 종원 자격을 성년 남자로만 제한하는 관습은, 출생에서 비롯되는 성별만에 의하여 종중 활동 참여 기회를 생래적으로 부여하거나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임. 우리 사회의 인식·법질서(헌법상 양성평등, 여성차별철폐협약, 개정 민법 등)가 남녀평등 방향으로 변화하여 정당성·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됨
- 결론: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만으로 제한하는 종래 관습법은 더 이상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음
쟁점 ② 성년 여성의 종원 자격
- 법리: 관습법 효력 소멸 시 민법 제1조에 따라 조리로 보충
- 포섭: 종중의 목적과 본질(자연발생적 종족집단)에 비추어, 공동선조와 성·본을 같이 하는 후손이면 성별 불문 성년이 되면 당연히 구성원이 되는 것이 조리에 합당함. 성년 여성인 원고들은 ○○○씨 △△△의 후손으로서 이에 해당함
- 결론: 원고들은 피고 종회의 회원(종원) 자격을 가짐
쟁점 ③ 이 사건에의 소급적용
- 법리: 변경된 견해는 원칙적으로 이 판결 선고 이후에만 적용되나, 당해 사건에서 관습법 효력을 직접 다투며 권리 구제를 구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소급적용
- 포섭: 원고들은 종래 관습법의 효력을 정면으로 다투며 종원 지위 확인을 청구하는 이 사건의 당사자임. 소급적용을 배제하면 사법작용의 본질에 어긋나고 현저히 정의에 반함
- 결론: 이 사건 청구에 한하여 변경된 견해 소급 적용. 원심이 종래 관습법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여 원고들의 종원 자격을 부정한 것은 관습법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어 파기환송
5) 소수의견
별개의견 (대법원장 최종영, 대법관 유지담·배기원·이규홍·박재윤·김용담)
- 종래 관습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다수의견과 동일하나, 관습법 효력을 통째로 부정하고 조리로써 성년 여성 전부를 당연 종원으로 삼는 결론에는 반대
- 이론적 근거의 차이:
- 종중의 자연발생적 성격은 규범이 아닌 현상의 묘사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성년 여성도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 편입된다는 논리는 사실과 규범의 혼동임
- 종중은 사적 자치단체로서 결사의 자유(헌법 제21조),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 종교의 자유(헌법 제20조)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하며, 오직 남녀평등 원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당함
- 헌법 제9조상 전통문화 계승·발전 의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함
- 별개의견의 법리:
- 민법 제103조에 의해 사적 단체도 그 단체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개인의 가입을 합리적·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여 부당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됨
- 종중에 가입의사를 표명한 성년 여성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현행 법질서상 허용될 수 없으므로, 종원 자격은 가입을 희망하는 성년 여성에 한하여 인정하여야 함
- 이 사건에서의 결론: 피고 종중규약 제3조가 성년 여성을 회원에서 배제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이 가입의사를 표명한 경우 정당·합리적 거부 이유가 없는 한 회원 자격이 인정됨 — 이 점을 심리하지 않은 원심은 파기되어야 함 (파기환송 결론은 다수의견과 동일)
- 종중재산 관련 우려: 다수의견대로라면 종중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성년 여성에게까지 확대되어 분쟁이 심화·복잡화될 것임. 종중재산은 신탁 유사 관계로 보아 후손 전원에게 합리적으로 배분되어야 하고 종원에게만 분배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함
다수의견 보충의견 (대법관 고현철)
- 종중의 자연발생적 종족단체로서의 본질상 공동선조의 후손은 의사와 무관하게 당연히 종원이 되는 것이 규범적 의미를 가짐 — 이를 현상 묘사에 불과하다는 별개의견에 동의하지 않음
- 의사와 무관한 종원 편입이 성년 남성에게는 문제없고 성년 여성에게만 문제가 된다는 별개의견의 논리는 납득 불가 — 부담행위가 도덕적·윤리적 의무에 불과하다면 이는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임
- 희망하는 여성에게만 종원 자격을 부여하는 별개의견의 방식은 성별에 따른 종원 자격 차별 취급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고, 양성평등을 둘러싼 또다른 갈등을 초래함
- 성년 여성 전부에게 종원 자격을 부여하되, 실제 참여 여부는 개인 의사에 맡기는 것이 종중의 본질·특성 및 전체 법질서의 기본이념에 부합함
참조: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