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다28604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물권적 청구권(소유권등기말소청구권)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민법 제390조상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 소유권 상실 시 물권적 청구권의 존속 여부 및 이행불능 개념 적용 가부
-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의 구별
소송법적 쟁점
- 처분권주의 위반 여부: 원고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음에도 원심이 이행불능에 의한 채무불이행책임을 인정한 것이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한 판결인지 여부
-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전보배상 청구 사건에 미치는지 여부
2) 사실관계
- 경기 화성군 팔탄면 매곡리 소재 임야 5,109㎡(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74. 6. 26. 피고(대한민국)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 경료됨
- 이 사건 토지 중 각 5,109분의 2,554.5 지분에 관하여 1997. 12. 2.자 매매를 원인으로 1998. 1. 22. 소외 1 및 소외 2(이하 '소외 1 등')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 경료됨
-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 소외 1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각 청구하는 선행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가합94375호) 제기함
- 선행소송에서 법원은 2009. 4. 2.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인용(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 소외 1 등에 대한 청구는 기각(소외 1 등의 소유권이전등기는 1998. 1. 22.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08. 1. 22.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유효) 판단함
- 위 판결은 2009. 4. 30. 최종 확정됨(이하 '이 사건 선행소송')
- 원고는 소장에서, 피고가 위법한 방법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후 소외 1 등에게 매도하여 등기부 시효취득으로 원고가 소유권을 상실하였으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 손해배상을 청구함
- 원심(서울고법 2010. 3. 18. 선고 2009나85122 판결)은 원고의 청구원인을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파악하고 손해배상을 인정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214조 |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음(방해배제청구권) |
| 민법 제390조 |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
| 민사소송법상 처분권주의 |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사항에 한하여 판결하여야 함 |
판례요지
[다수의견]
- 소유자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등기말소를 청구하는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민법 제214조)**의 성질을 가짐
-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성립하여 있는 채권관계에서 본래의 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내용이 확장·변경된 것으로 발생하는 것임
-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발생의 기반이 아예 없게 되어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음 → 이를 채무의 '이행불능'으로 파악하여 민법 제390조상 전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음
- 이 법리는 선행소송에서 말소등기청구가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바뀌지 아니하므로 동일하게 적용됨
- 원고가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의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논할 여지 없음
- 이와 달리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대법원 2007다17161 판결, 대법원 2008다5363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에서 변경함
- 원심은 원고의 청구원인(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이행불능에 기한 채무불이행 청구로 함부로 파악하여 처분권주의에 위반하여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판결한 위법이 있음
[별개의견 —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김용덕]
- 원심이 처분권주의를 위반하여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는 다수의견과 동일
- 그러나 물권적 청구권은 특정 상대방을 향하여 일정한 행위를 청구하는 권리로서 채권과 유사한 독자성이 있으므로, 채권과 마찬가지로 이행불능 시 전보배상이 인정될 수 있음
- 소유권의 상실과 소유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개념을 반드시 일치시킬 필요 없음.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 청구 소송이 패소 확정되는 경우와 같이 이행 가능성이 전면적으로 부정될 때 비로소 이행불능이 됨
- 불법행위책임만으로는 귀책사유 입증 부담, 단기소멸시효(3년) 등으로 진정한 소유자 보호에 미흡함; 이행불능 전보배상은 증명책임 역전, 10년 소멸시효 등 권리자 보호에 유리
-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말소등기청구권에 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발생하였으므로, 그 집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을 허용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함
[보충의견 — 대법관 양창수]
-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권의 원만한 실현을 위한 수단적·제2차적 보호청구권으로서, 소유권이 상실되면 발생의 기반이 없어져 당연히 소멸함; 이는 '이행불능'이 아니라 의무의 기초가 상실된 것임
- 채권관계가 없었던 사람에게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인정되는 채무불이행 구제수단을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일시적으로 소유권을 침해한 사실만으로 부당하게 가혹한 책임을 지우는 결과임
-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법적 효력에 그치므로, 그로부터 전보배상청구권의 존재가 도출되지 않음
4) 적용 및 결론
쟁점 ①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 인정 여부
- 법리: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과 함께 발생의 기반이 없어져 소멸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이행불능 전보배상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음
- 포섭: 원고는 이미 소외 1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2008. 1. 22.)으로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을 상실하였고, 그 결과 피고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청구권(물권적 청구권)은 발생의 기반이 없어졌음. 선행소송에서 피고에 대한 말소청구 인용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변하지 않으며, 소유권 상실로 말소등기청구권 자체가 소멸하였으므로 이행불능을 논할 여지 없음
- 결론: 피고의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책임 부정. 원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함
쟁점 ② 처분권주의 위반 여부
- 법리: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사항에 한하여 판결하여야 하고,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판결하는 것은 처분권주의에 위반됨
- 포섭: 원고는 소장에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이후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음을 인정할 자료 없음. 그럼에도 원심은 청구원인을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임의 파악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
- 결론: 원심판결에는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 법리 오해 및 처분권주의 위반의 위법이 있음 →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 서울고등법원 환송
5) 소수의견
별개의견(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김용덕)
- 파기 결론(처분권주의 위반)에는 동의하나,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 전보배상을 부정하는 다수의견에 반대
- 물권적 청구권은 채권과 독립한 청구권으로서 독자성이 인정되며, 특정 상대방에 대한 작위·부작위 청구권이라는 점에서 채권에 관한 규정의 준용이 가능함
- 소유권 상실 시점과 이행불능 시점은 달리 볼 수 있고, 제3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 패소 확정될 때 비로소 이행불능이 됨
- 불법행위책임만으로는 단기소멸시효(3년), 귀책사유 입증책임 등으로 소유자 보호에 불충분하며, 물권이 채권보다 강력한 권리임에도 전보배상을 부정하는 것은 채권보다 소홀한 보호임
-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말소등기청구권에 관한 기판력이 발생하였으므로, 그 집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 허용이 타당하고, 이를 부정하면 기판력 이론과 배치됨
- 기존 판례(대법원 2005다29474, 2007다17161, 2008다53638 등)를 뒤집어 물권자 보호에서 후퇴할 이론적·실무적 필요성 없음
참조: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0다2860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