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다97076 손해배상(기)
1) 쟁점
실체법적 쟁점
- 채권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은행)의 신의칙상 고지의무 성립 여부
- 임차권 박탈 위험이 매도인이 고지하여야 할 '새로운 구체적 위험'에 해당하는지 여부
- 매수인이 실사보고서 등을 통해 이미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던 경우 고지의무 면제 여부
- 피고(은행)가 임차권 박탈 위험을 실제로 알고 있었는지 여부
소송법적 쟁점
- 기망을 원인으로 한 계약취소 및 매매대금 반환 청구의 인용 요건
- 원심의 사실인정 및 법리 적용의 당부
2) 사실관계
- 케이티글로벌수빅(이하 '시행사')은 2006 ~ 2007년경 BLSP로부터 필리핀 수빅만 소재 토지에 관한 임차권(이하 '이 사건 임차권', 양도기간 2054. 8. 9.까지)을 양도받음
- 시행사·한일건설(시공사 겸 채무인수인)·피고(대주)는 2008. 4. 15. 대출 및 사업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08. 4. 23. 시행사에 PF대출로 292억 5,000만 원 대출
- 이 사건 개발사업(필리핀 수빅 암펠로스타워 프로젝트)은 기한이익 상실 및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공정률 26% 상태에서 2010년 5월경부터 공사 중단
- 원고는 삼일·안진회계법인의 실사를 거친 후 2011. 6. 29. 피고와 이 사건 대출채권(미상환원금 29,249,521,914원) 및 담보권 등을 6,537,341,413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 체결
- 매매계약 체결 전 피고는 SBMA-BLSP 임대차계약서 및 BLSP의 시행사에 대한 임차권양도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원고 및 회계법인들에 제공함
- 원고가 회계법인들로부터 제공받은 실사보고서에는 공사 중단 상태, 시공사의 워크아웃 및 사업권 인수 의향 없음, 추가 자금 500억 ~ 520억 원 필요, 시행사의 완전 자본잠식 상황 등이 포함되어 있었음
- SBMA가 2011. 6. 9. 시행사에 이행증서상 약정 미이행 시 임차권 양도 승인 취소 및 위약금 부과 가능 내용의 문서 발송(갑 제32호증)
- 피고가 2011. 6. 24. 한일건설에 "SBMA가 임차권 박탈 등 제재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탐문된다"는 내용의 문서 발송(갑 제5호증)
- 원고 및 회계법인들은 계약 체결 전 위 두 문서를 피고로부터 제공받지 못함
3) 적용법령 및 판례요지
적용법령
| 조문 | 요지 |
|---|
| 민법 제2조 (신의성실) |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함 |
| 민법 제110조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음 |
판례요지
- 재산적 거래관계에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고지하였다면 상대방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내용·조건으로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를 미리 고지할 의무를 부담함
- 다만, ① 상대방이 고지 대상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 ② 스스로 확인할 의무가 있는 경우, ③ 거래 관행상 상대방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고지하지 않더라도 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음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59247 판결 참조)
- 피고가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은 두 문서(갑 제32호증, 갑 제5호증)는 계약 당사자들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위험(공사 중단, 채무불이행)을 재확인·강조하는 내용에 불과하고, 그것만으로 새로운 임차권 박탈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 피고가 갑 제32호증 및 이행증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갑 제5호증의 '탐문' 기재는 시공사의 직원 철수를 막기 위해 위험성을 강조한 것에 불과함
- 피고는 임차권 관련 계약서 등 자료를 제공하여 위험요소 파악 기회를 부여하면 족하고, 나아가 SBMA와 시행사 사이의 구체적 의무이행약정 내용·이행가능성 등까지 직접 조사하여 고지할 의무는 부담하지 않음
- 따라서 피고가 신의성실의 원칙상 요구되는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할 수 없음
- 원심은 매도인의 고지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
4) 적용 및 결론
고지의무 성립 여부
- 법리: 경험칙상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칠 구체적 사정에 한하여 고지의무가 인정되고,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거나 스스로 확인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는 고지의무 면제됨
- 포섭: 원고는 매매계약 체결 전 실사보고서를 통하여 공사 중단, 시행사의 완전 자본잠식, 임차권 박탈 가능성 및 추가 자금 필요 등 이 사건 개발사업의 위험성을 이미 파악한 상태에 있었음. 피고가 고지하지 않은 두 문서는 기존에 알려진 위험(공사 중단, 채무불이행)을 재강조하는 내용에 불과하여 '새로운 구체적 위험'으로 볼 수 없음. 또한 피고가 임차권 관련 계약서를 제공하여 위험 파악 기회를 이미 부여하였으므로, 이행증서의 존재나 구체적 의무이행가능성까지 직접 조사하여 고지할 의무는 피고에게 귀속되지 않음
- 결론: 피고의 고지의무 위반 불인정
기망에 의한 계약취소 청구
- 법리: 고지의무 위반이 없으면 기망에 해당하지 않고, 기망 없는 계약취소는 인정될 수 없음
- 포섭: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계약 당사자들이 파악하고 있었던 것 이상으로 임차권 박탈의 새로운 위험성이 발생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그러한 위험성이 있었더라도 피고가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음. 이 사건 임차권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결론: 기망을 이유로 한 계약취소 및 매매대금 반환 청구(원고의 주위적 청구) 불인정; 원심판결 파기·환송
참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97076 판결